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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기행

구정물 배추, 알몸으로 휘적…中 제2 '저질 김치' 파동?

[중앙일보] 입력 2021.03.11 07:35 수정 2021.03.1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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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중국에서 김치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라며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된 모습.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흙탕물 같은 소금물에 절인 배추를 알몸으로 모으고, 이러한 배추 더미는 녹슨 굴삭기로 들어 올린다. 고추 더미에서 나온 건 쥐들이다. 중국산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최근 온라인에서 퍼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에서 배추를 대량으로 절이는 방법’이라는 제목과 영상을 담은 글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영상에는 커다란 구덩이에 가득 절인 배추들을 알몸의 남성이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소금물은 한눈에 봐도 매우 탁한 색을 띠고 있다. 이렇게 한데 모인 배추들은 녹이 슨 굴삭기로 운반된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6월 자신을 굴삭기 기사라고 소개한 중국 네티즌이 웨이보에 처음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러분이 먹는 배추도 내가 절인 것”이라는 설명을 달아 여러 사이트로 확산했는데, 현재는 원본과 해당 글 모두 삭제됐다.  
 
중국산 김치는 산둥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100여 곳의 제조업체에서 대부분 만들어진다. 제조 단가는 kg당 863원으로 국산 김치(2872원)와 비교해 3분의 1 정도로 저렴하다.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해외의 김치 제조업소 현지실사 결과 중국의 45개 업체 중 14곳이 위생상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7개 업소는 위생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수입중단 조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법률 미비로 업체명은 공개되지 않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15년 전에도 중국산 ‘저질 김치’ 파동

중국산 김치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5년 중국산 김치에 납 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보도 이후 배추‧대파‧무 등 김치 재료가 되는 채솟값이 치솟았다. 또 중국산 수입 김치 9개 제품에서 기생충이 발견돼 불안을 키웠다.  
 
식약처는 수출국 현지 생산부터 국내 유통까지 김치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지난해 발표했다. 수입 김치에 대해 식품안전 관리인증기준을 의무화하기로 한 것인데, 2024년부터는 인증 업체에서 생산한 김치만 수입이 가능해진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구정물 배추, 알몸으로 휘적…中 제2 '저질 김치' 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