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의 용'으로 표현되는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환경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학업성취가 우수한 학생이 서울 시내 전체 고등학생 100명 중 3명으로 나타났다.
27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 안영은 연구위원의 '서울지역 고등학생의 기초자치구별 학업탄력성 양상 및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3개년도(2010년·2014년·2016년) 평균으로 서울시 내 전체 학생 대비 학업탄력성 학생(가정환경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학업성취가 우수한 학생)은 약 3%로 집계됐다.
저소득층 학생 대비 학업탄력성 학생은 약 12%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내 소위 '개천의 용'은 전체 학생 100명 중 3명 정도이고, 저소득층 학생 10명 중 1명 꼴이다.
학업탄력성을 지닌 학생은 가구 월평균 소득이 하위 25%이면서 학업 성취도는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생을 뜻한다.
서울 지역 고등학생의 학업탄력성 비율은 지난 10년 사이 대체로 증가했으나 절대적인 수치 자체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교과 평균점수를 바탕으로 전체 학생 대비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을 산출하면 2010년 1.92%로 매우 낮았다가 2014년 3.75%로 증가했고 이후 2016년에는 3.53%로 소폭 감소했다.
교과별로 학업탄력성 비율을 비교하면 2016년 기준 국어(4.94%), 수학(4.24%), 영어(3.69%)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영어교과의 경우 조기유학, 영어유치원 등 사교육 격차가 사회경제적 배경에 크게의존한다는 점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이 다른 교과보다 학업탄력성 집단으로의 진입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에 따른 지역유형별 특성을 살펴본 결과, 학업탄력성비율이 높은 지역은 방과후학교 참여 정도가 오히려 더 낮고 사교육 참여 정도는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동대문구, 송파구, 양천구, 종로구)의 방과후 학교 참여 비율이 가장 낮고 사교육 참여 비율은 가장 높았다.
안 연구위원은 "2016년 기준 학업탄력성 학생 비율이 높았던 송파구(2순위)와 양천구(4순위)의 경우 서울시 내에서도 학원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추후에 학업탄력성과 사교육 간 관계에 대해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학업탄력성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저경력 교사비율이 적고 평균적으로 교사들의 수업준비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안 연구위원은 "학업탄력성 비율이 낮은 지역의 학생들은 저경력 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에 재학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서울시 내 자치구별저경력 교사 분포를 확인하고, 이를 세심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방과후 학교의 근본적인 질적 도약과 함께 다양한 수준의 프로그램을 개설해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저소득층 학생 중 상위권 학생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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