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호르몬 성게 이야기
성게(sea urchin)는 극피동물 섬게강 정형류에 속하는 동물이다. 섬게라고도 하며 부산지방에서는 앙장구라고 부른다. 몸은 공이나 원판 모양으로 겉에 밤송이 같은 가시가 돋아 있다. 옅은 바다 밑 돌 사이에 살며 알집은 먹는다.
내가 살았던 어린 시절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서 먼 길을 걸어서 지금 감천만 바닷가에 해수욕 하러 가보면 바위틈에 붙어 있었던 앙장구의 앙증맞은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리의 자연환경이 파괴되지 아니한 혜택으로 당시에는 바위에서 따 까먹는 재미를 즐길 수 있었다.
지금은 성게는 5월 말에서 6월 사이의 제주바다에서 많이 잡히며 이 무렵에 제주해녀들은 바위틈에서 살이 오르고 맛있는 성게를 따낸다. 제주에서 자연 서식되는 성게는 보라성게로서 껍질을 깨어보면 노란 살이 들어 있으며, 달콤한 맛이 있고 단백질과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몸에 앞뒤의 방향성은 없으나 상하의 구별이 있으며, 기관의 배열 등은 다섯 방향으로 대칭을 이룬다. 입과 항문은 각각 몸의 아래쪽과 위쪽의 중앙에 있고, 내장은 껍데기에 싸여있다.
껍데기는 조개껍데기와는 달리 작은 골반이 많이 모여서 이루어져 있고, 그 위를 얇은 표피가 덮고 있다. 껍데기의 표면에는 둥근 돌기가 많이 있고, 그 하나하나는 가시의 기부와 오목 볼록한 관절구조로 연결되어 있다.
가시는 기부에 붙어 있는 근육의 작용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되어 있다. 껍데기 표면에는 가시 외에 길이 1㎜도 되지 않는 3갈래로 갈라진 핀셋모양의 갈래가시(叉棘)가 다수 있다. 껍데기표면으로부터는 실처럼 가늘고 신축이 자유로우며, 앞 끝에 빨판이 붙어 있는 관족(管足)이 뻗어 나와 있다. 껍데기 안쪽에는 뼈와 근육이 복잡하게 짜여서 된 <아리스토텔레스의 등>이라고 불리는 큰 저작기(咀嚼器)가 있다. 저작기의 아랫부분 끝에 있는 5개의 이는 입 밖으로 노출되어 있다.
내장기관계로는 소화계·수관계(水管系)·혈동계(血洞系)·신경계·생식계가 있으나, 심장과 간은 없다. 가장 발달해 있는 수관계는 얇은 막으로 된 각각 5개씩의 주머니와 관이 껍데기의 안쪽을 따라 뻗어 있고, 다시 식도 주위를 고리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5쌍의 생식소는 번식기가 가까워지면 껍데기 속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진다. 생식공(生殖孔)은 껍데기 정상 부분에 5개 있다.
자웅이체이지만 겉모양으로는 거의 구별할 수 없다. 성게류는 분류학적으로 9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지는데, 밤송이 모양의 성게는 그 중 3, 4개 그룹이고, 그 밖의 것은 언뜻 보기에 성게라고 생각되지 않는 모양을 하고 있다. 주머니성게류는 넓적하고 퉁퉁한 가죽주머니와 같은 몸을 하고 있고, 몸 전체를 얼마간 부풀게 하거나 움츠린다.
연잎성게류·방패연잎성게류 등의 그룹은 껍데기가 원반모양이고, 표면은 길이 1㎜ 정도의 짧은 가시로 덮여 있다. 또 껍데기 위에는 5장의 꽃잎무늬가 새겨져 있다. 염통성게류는 껍데기가 심장형으로 부풀어 있고, 표면은 빽빽하게 돋아 있는 구부러진 가시로 덮여 있다. 또 몸에는 확실한 앞뒤의 방향성이 있고, 입은 아랫면 앞쪽에, 항문은 뒤쪽 끝에 있다. 난형성게류와 같은 변형된 그룹도 있다.
성게를 다른 표현으로는 ‘바다의 호르몬’으로까지 표현 하는데 천연강장제로 도 활용도가 높으며 성게국을 먹으면 속이 풀린다든지 하는 이유가 여기 있고 술안주로 성게 요리를 하면 술이 안취하는 것도 성게가 알콜과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는 예로부터 산모출산 전후에 하여 미역과 성게를 넣어 끊인 국을 자주 먹게 하였다.
※ 영양성분 함량 : 수분 71.5%, 단백질 15.8g, 지질 8.5g, 칼슘 20mg, 인 196mg, 철 4.0mg, 비타민 A 1300I.U, B1 0.03mg, B2 0.40mg.
성게의 자원화
성게의 자원화라는 관점에서 4월 초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의 성게껍질 분할기 개발은 고무적이다. 이 공구를 이용하여 손잡이만 잡아당기면 성게 껍질이 분할되면서 알과 생식소가 분리된다. 어민들이 일일이 성게 껍질을 제거하는 수작업의 번거로움 때문에 성게 채취를 주저하기도 했던 만큼 이 공구는 고품질의 성게 알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등 성게 자원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 해양수산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2009년 도내의 성게 연간 생산량은 93t으로 어민들은 성게 채집으로 33억78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외국에서는 잡식성인 성게의 먹이 습성을 이용하여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류와 성게를 함께 양식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유실되는 어류의 사료를 성게가 먹어치워 성게 생산량 증가와 바다의 부영양화를 감소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갯녹음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현상인데 성게를 갯녹음의 주범으로 내몰아 산란기의 성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현재 우리 연안에 지나치게 늘어난 성게 밀도는 자원으로서의 연구와 판로 개척 등을 통해 조절될 수 있다고 본다. 관점을 바꿔 놓고 보면 우리 연안에는 활용 가능한 엄청난 성게 자원이 있는 셈이다.
☞ 음식으로서의 성게
성게는 이제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로 가시가 돋은 성게 의 속을 보면 노란성게알이 나오는데 성게하나에 양이 많지 않고 영양이 풍부해 예전부터 귀한음식 으로 여겼다.
성게의 배를 갈랐을 때 나오는 생식선과 알은 맛과 향이 뛰어나다. 여기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 철분, 마그네슘, 칼슘 등이 들어 있다. 성게는 결핵뿐 아니라 가래를 제거하는 거담작용도 뛰어나다. 특히 빈혈이 있는 사람이나 병후 회복기에 등 식욕이 없을 때 도움이 된다. 제주도에서는 성게 생식선을 넣고 미역과 함께 끓인 국을 별미로 여겨 손님에게 대접하는데, "제주도 인심은 성게국에서 난다."라는 속담도 전해지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맛이 달고, 날로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고 전해혼다. 예나 지금이나 인기 있는 먹을거리였음을 알 수 있다. 뜨거운 밥에 성게 생식소와 초고추장, 김을 넣고 비벼 먹는 소위 앙장구밥(사진 오른쪽)은 성게를 통해 누릴 수 있는 맛의 행복이다. 앙장구는 말똥성게의 경상도 사투리다.
성게미역국은 제주도에서도 인기메뉴 중 하나지만 성게칼국수 또한 쫄깃한 면발과 성게알이 어우러진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성게국은 제주도, 거제도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다소 생소한 음식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고 제주도에서의 성게국은 귀한 손님접대, 집안 대소사, 산모출산 전후, 어른들의 술에 관계되지 않을 때는 거의 구경도 할 수 없는 귀한 토속 음식이다.
성게국 요리는 미역을 잘게 썰어놓고 성게를 알맞게 넣어 소금, 된장을 풀어 간을 맞추어 끊이기도 하고 쪾파나, 대파등을 잘게 썰어 넣어 성게 요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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