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농촌 남성 건강 도시 청년 부럽지 않은 비결은?" 비만 불임 만성성인병 예방...한식의 재발견 2009년 0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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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7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에서 열린 ‘한국전통식품 평가와 세계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전북대 의대 차연수 교수는 “과체중과 비만에 걸린 사람이 된장을 먹으면 내장 지방이 뚜렷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말로만 내려오던 이들 전통식품의 다이어트 효과가 실제 확인된 것이다. ● 내장 비만 예방 효과 입증 차 교수팀은 지난해 8월 과체중과 비만 환자 100명에게 네 집단으로 나누고 12주 동안 두 집단은 된장과 고추장을, 또 다른 집단은 가짜 된장과 고추장을 집중해서 먹도록 한 뒤 몸속 중성지방과 복부 내장지방의 변화를 측정했다. 복부 내장지방 변화량 측정에는 컴퓨터단층(CT) 촬영장치가 사용됐다. 연구팀은 먼저 된장을 먹은 집단은 내방 지방이 뚜렷이 감소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된장을 먹은 사람의 내장 지방 면적이 평균 8.5cm2 줄어든 것. 가짜 된장을 먹은 집단의 내장 지방 면적은 0.6㎠ 줄었다. 고추장을 먹은 집단도 중성지방이 1L당 14.5g이 줄어든 반면 가짜를 먹은 집단은 되레 13.2g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차 교수는 “이번 실험을 통해 전통발효식품인 된장을 꾸준히 먹을 경우 비만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 전통발효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만성질환 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식, 불임에 효과 있다 차 교수팀의 연구는 지난 해 전북대 의대가 수행한 ‘전통식품과 한식의 우수성 검증을 위한 인체시험’ 연구 중 하나로 이뤄졌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식은 불임, 성인병 등 만성질환에도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팀 소속인 전북대 의대 박종관 교수팀은 한식이 남성 정자의 활동성을 크게 늘려 불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박 교수팀은 20대 남성 60명을 네 집단으로 나눠 3개월 간 하루 세끼를 한식과 양식을 먹게 한 뒤 이들의 정자 운동을 관찰했다.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지면 불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식사와 정자 운동 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정상 정자를 가지고 양식을 계속해서 먹은 남성은 8주 뒤 정자의 활동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정자 운동이 비정상적인 남성이 같은 기간 한식을 먹은 경우에는 정자 운동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40~50대 중년 남성은 전통적인 식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북대 의대 김영곤 교수팀은 도시와 농촌에 거주하는 40~50대 남성의 정자 운동성을 확인한 결과 농촌 남성이 훨씬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심지어 40~50대 농촌 남성들은 도시 20대 남성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정자가 왕성한 활동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결과는 40~50대 농촌 남성이 주 3회 이상 가공 식품을 먹는 비율과 섭취량이 도시에 거주하는 20대의 73%, 40~50대 도시 남성의 42%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김 교수는 “40~50대 농촌 남성들의 전통적인 식습관과 생활 방식이 생식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전북대 차연수 교수팀은 전국 여대생 9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식 섭취율이 높을수록 변비에 걸릴 확률이 낮고 생리주기의 불규칙성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루 두 끼 이상 한식을 먹는 집단은 변비에 걸릴 확률이 26%, 불규칙한 생리주기가 나타나는 확률도 19%로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 성인병 예방하려면 돈가스보다 비빔밥을 이밖에 전통 식품인 비빕밥이 서양의 대표 인스턴트식품인 돈가스나 햄버거보다 훨씬 가능성 높은 식품으로 떠오를 수 있는 과학적 근거도 마련됐다. 전북대 박태선 교수팀은 20대 남성 32명을 대상으로 비빔밥, 김밥, 돈가스, 햄버거를 먹게 한 뒤 식사 전과 식사 후 일정 간격으로 당뇨병 유발물질인 인슐린과 심장병 유발 물질인 중성지방의 변화량을 측정했다. 이 실험 결과 비빔밥을 먹은 경우 돈가스를 먹었을 때보다 인슐린 분비가 덜 됐으며 중성지방 증가량도 돈가스와 햄버거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박 교수는 “한식은 양식에 비해 당뇨병과 심장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한식이 성인병 예방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응서 동아사이언스 기자 gopoon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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