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노년’ 면하려면 근육을 키워라 |
김현배 러스크분당병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
생명의 활력이 넘치는 봄이다. 이 세상 모든 생명은 태어나고, 죽고, 후세를 남긴다. 뼈도 마찬가지다. 세포 단위의 작은 세계에선 헌 뼈 조각을 없애고 새 뼈 조각을 만드는 일로 바쁘다. 나이가 들면서 새 뼈 조각을 만드는 속도가 느려지는데, 이때 뼛속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질환이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아주 심해지기 전엔 증상이 없다. 대부분 조금의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는 황망한 일을 겪고 나서야 골다공증이 찾아왔음을 안다. 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 남성, 본인 또는 가족 중에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비외상성 골절)이 발생한 경우, 조기 폐경 또는 1년 이상 월경을 거른 폐경 전 여성, 심한 저체중으로 다이어트를 했거나 골다공증 유발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은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45세가 넘어가면 뼈 건강 검진 차원에서라도 한 번쯤은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증상이 심해서가 아니라 골절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까닭도 특별한 충격 없이 척추 마디마디가 조금씩 주저앉는 압박골절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퇴골 경부 골절은 이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흔히 엉덩이관절 골절이라 하는 이 질환은 수술비와 재활 비용이 많이 들며, 수술이 잘된다 해도 환자 중 20%는 점차 쇠약해져 6개월 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뼈에 바람이 든 것 같다” “팔다리가 시리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특별한 다른 질환 없이 골다공증만 있을 경우 이런 증상은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다. 골다공증도 예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1주일에 4회, 되도록 체중이 땅에 실리는 운동을 하되 낙상 등 사고위험이 없어야 한다. 몸이 몹시 약하거나 관절염이 심한 사람은 물에서 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가능한 한 넘어지지 않는 것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 근력강화와 평형감각을 기를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앉고 일어설 때 주의하며, 겨울철에는 근육이 굳지 않게 따뜻한 옷을 입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굽 낮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낙상환자 중에는 의외로 실내에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끄러운 바닥, 불필요한 카펫, 발에 걸리는 물건은 미리 치우고, 어두운 조명 등은 밝게 한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평소에 우유, 버터치즈 등의 유제품,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 녹황색 야채, 과일 등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을 적절하게 섭취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뼈가 부러진 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바닥에서 일어나다 살짝 손을 짚었는데…’하며 참고 있다 보면 골절 부위가 계속 악화될 수 있다. 혼자 이상하다 생각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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