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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진땀 흘린 표충비‥진짜 國運과 관계있나

진땀 흘린 표충비‥진짜 國運과 관계있나
[사건X파일] 나라 중대사 전후로 땀 흘린다는 표충비 올해 첫 한출 화제
 
 

▲표충비각안에 모셔진 표충비. 나라의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진 ‘표충비’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땀을 흘렸다.   ©사진제공 : 밀양시청 

경남 밀양 표충비 땀난 사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노심초사, 표충비도 ‘땀’ 난다

나라의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진 경남 밀양 표충비가 올해 처음으로 땀을 흘려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밀양시와 표충비가 모셔진 밀양시 무안면 무안리 홍제사는 지난 6월18일 낮 12시40분쯤부터 19일 오전 4시까지 표충비가 10.8리터의 땀을 흘렸다고 밝혔다. 국가 중대사마다 땀을 흘리는 것으로 유명한 표충비의 이번 ‘한출’을 놓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등 최근 촛불시위 정국이 반영됐다는 견해가 있어 관심을 끈다.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 등으로 표출된 우리 국민의 걱정이 하늘에 미친 것일까. 국가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리는 것으로 전해진 경남 밀양 홍제사의 표충비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땀을 흘렸다.

촛불시위, 표충비도 애간장?
 
지난 6월19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무안리에 위치한 홍제사에 따르면 표충비는 지난 18일 낮 12시40분께부터 19일 새벽 4시까지 약 11리터의 땀을 흘렸다고 밝혔다.

표충비는 임진왜란 때 국난 극복에 앞장선 사명당 송운대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영조 18년(1742) 사명대사의 5대 법손인 남붕 스님이 높이 275센티미터, 너비 98센티미터, 두께 56센티미터 규모로 세운 비석이다.
이 비석은 나라에 대소사, 특히 어려움이나 전쟁 등 불안한 징조가 보일 때 구슬 같은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리는 현상을 보여 일명 ‘땀 흘리는 비석’으로 유명하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등 사회적 이슈가 넘쳐나는 가운데 표충비가 땀을 흘렸다는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표충비의 한출과 현재 나라의 정국이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자연현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국민도 있지만 “국가적 어려움을 표시하는 징조”라는 견해를 가진 국민들이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나라의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렸던 표충비가 최근 적지 않은 양의 땀을 흘린 것은 현 시국과도 맞아 떨어질뿐더러 표충비가 땀을 흘린 6월19일 오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성격의 특별기자회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땀을 흘리기 전, 가장 최근 표충비의 ‘한출’은 제17대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해 12월28일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는 날 표충비는 3리터의 땀을 흘린 것.

국민들은 이 두 번의 한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땀을 흘렸다는 것은 분명 이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와 무관하지 않은 ‘한출’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각종 속설과 괴담, 미신 등이 난무하는 세태는 그 만큼 민심이 불안하다는 증거”라면서 섣부른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6월18일 낮부터 19일 새벽까지 약 11리터의 땀 흘러
지난해 대통령 선거 직후에도 한출, MB와 관련 있나?

역대 표충비가 흘린 땀들

표충비가 모셔진 홍제사 총무 원철 스님 역시 표충비의 ‘한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철 스님은 “표충비가 땀을 흘리는 것은 나라의 대소사와 관련된 것은 분명하지만 ‘안 좋은 일’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면서 “8·15광복 때와 같이 나라의 길조를 예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름값 폭등, 미국산 쇠고기 문제 등으로 현 시국이 불안정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에서도 노력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염원하는 ‘한출’로 해석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나친 추측과 견해는 어려운 시국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밀양시 문화관광부 관계자 역시 표충비의 ‘한출’이 나라의 대소사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가지 표충비의 ‘한출’을 살펴보면 나라에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한출’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 빈도로 볼 때 길조보다는 흉조가 좀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나라의 위험을 알리려는 사명대사의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표충비가 땀을 흘린 기록은 화려하다. 1894년 갑오경장 7일 전 처음으로 62리터의 땀을 흘린 뒤, 1910년 경술합방 17일 전에는 이보다 많은 양의 땀을 흘렸다. 이후 1919년 3·1운동, 1945년 광복 14일 전, 1950년 6·25 발발 25일전에도 땀을 흘렸고 1960년 4·19 혁명 당일에는 무려 19시간 동안이나 땀을 흘렸다.

표충비의 예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서거 5일전, 1991년 고르바초프 대통령 방문 하루 전과 1996년 1월14일 일본과 독도 영유권 문제가 일어났을 때와 1996년 11월5일 강릉 잠수함 무장 공비 침투 사건이 있을 때도 땀을 흘린 기록이 남아있다.

2000년 이후의 기록으로는 2004년 2월과 6월, 9월에도 땀을 흘렸는데 이때는 각각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단핵과 이라크 파병, 이라크에서 피살된 김선일 씨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적 접근 가능한가

표충비가 흘린 땀의 양은 바닥에 무명천 등을 깐 뒤 이를 짜서 재기 때문에 정확할 수는 없지만 그 양으로 봤을때 적은 양이 결코 아니다.

홍제사 인근에서 표충비가 땀을 흘리는 것을 종종 목격한 사람들은 표충비가 땀을 흘리는 것은 사람이 땀을 흘리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먼저 ‘앞이마’인 비두로부터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서 주르륵 흘러내린 뒤로 점차로 ‘온몸’에서 땀이 배어 나온다. 신기한 것은 표충비에 땀이 날 때 비석의 표면에만 물방울이 맺힐 뿐 글자의 획 안이나 비석 위를 덮는 비개석, 기초부분인 기단석에는 전혀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주고 비석 윗부분에서 맺혀 아래로 흘러내린다는 점이다.

표충비의 이 같은 현상을 본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외기 현상이나 비석 자체의 결로현상으로 보는 등 과학적인 해명을 시도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표충비의 비각이 직사광선을 막아 표충비의 냉각 생태를 추지시키고 이때 온난다습한 대기가 접근하면 온도 차이 때문에 비석 표면에 응결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제사 총무 원철 스님은 학계의 과학적 접근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눈치다. 원철 스님은 “응결현상 또는 결로현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사람의 땀처럼 흐르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면서 “또 자연 현상이라고 하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명대사의 호국청정이 국민들을 위해 미리 나라의 앞날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 밀양시청>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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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6 [23:26] ⓒ브레이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