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0~ 23일까지 4일간 구례 산동면에서 펼쳐져
- 노란 산수유꽃은 봄을 부르는 대표적인 꽃이다. 매년 3월이 되면 지리산 만복대 남서쪽의 산동골은 노란 물감을 풀어 그린 듯한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산수유꽃 때문이다. 그렇게 샛노랗게 번지는 빛에 이끌려 꽃터널을 거닐다보면 어느새 봄의 한가운데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꽃그늘을 거닐며 봄 정취를 실컷 즐긴 뒤 최근 산동면에서 의욕적으로 가꾸고 있는 천마산(656m)도 올라보자.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산동골 봄풍광은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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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산동면에서도 만복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산동골 상위 마을은 지금은 20여 가구밖에 남지 않았지만, 6·25전쟁 전만 해도 100가구 가까이 되는 큰 마을이었다. 그런데 전쟁을 전후해 마을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빈집과 빈터가 늘게 되자 남은 주민들은 그곳에 산수유나무를 심었다. 지금은 산수유 열매가 큰 수입원이 되지만, 당시만 해도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산수유나무를 심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러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상위 마을을 포함한 산동면 일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산수유꽃 감상지로 거듭났다.
온통 샛노란 물감을 풀어 그린 듯한 풍광 일품
지리산 주변에서 언제부터 산수유나무가 자랐는지 정확한 사료는 없다. 하지만 산동 주민들 사이에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먼 옛날 산수유가 많이 나는 중국 산둥성(山東省)에서 한 처녀가 이곳으로 시집오면서 갖고 온 산수유나무 한 그루가 시초라 한다. 주민들은 산동면(山洞面)이라는 마을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이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산동면엔 우리나라 최초의 것으로 여겨지는 산수유나무가 자라고 있다. 산동에서 남원으로 가는 도중 19번 국도변의 계천리에 있는 산수유 시목(始木)은 땅 위에서 아름드리 둥치가 다섯이나 갈라져 있는 거목이다. 주민들은 이 산수유나무가 500여 년 전 중국 산둥성에서 가져와 심은 것으로서, 현재 지리산 주변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산수유나무는 여기서 퍼져나간 것이라 믿고 있다.
한편, 우리는 산수유꽃과 생강나무꽃을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가 혼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식물 모두 잎이 나기 전에 크기도 비슷하고 색깔까지 같은 노란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구분하자면, 중국 원산인 산수유나무는 층층나무과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자생하지 않고, 생강나무는 녹나무과 식물로 산에서 자생한다. 꽃을 보면 산수유꽃은 하나의 꽃에 암술과 수술이 모두 있고, 꽃자루는 1cm쯤으로 길다. 생강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각각 다른 나무에 피는데, 꽃자루가 거의 발달하지 않아 매우 짧다. 또 산수유나무의 줄기는 껍질이 비늘처럼 거칠게 벗겨지는 게 특징이다. 생강나무는 보통 나무처럼 매끈한 편이고, 가지를 꺾으면 생강 특유의 냄새가 난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집 주변이나 공원에 있으면 산수유나무, 산속에 있으면 생강나무라고 여기면 된다.- 2008년 축제 주제는‘영원불변의 사랑을 찾아서’
- 산동면 일대의 산수유꽃은 보통 3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해 4월 초까지 피고지고 한다. 만개 시기는 기후 상태에 따라 매년 차이가 있지만 보통 3월20일 무렵이면 절정에 이른다. 이 무렵 산동면에서는 구례 산수유꽃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3월20일(목)부터 23일(일)까지 4일간 펼쳐진다. 구례군은 ‘영원불변의 사랑’이라는 산수유꽃의 꽃말을 부각시켜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축제로 꾸밀 예정이라고 하니 사랑하는 연인들은 기대가 크겠다. 올 축제의 주제는 ‘영원불변의 사랑을 찾아서’다.
구례 산수유꽃 축제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하는 ‘2008년도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되면서 국비 3천만 원과 함께 문화관광부의 후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산수유를 소재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품이 가장 너른 지리산국립공원, 아직 자연미가 많이 남은 섬진강, 천년고찰 화엄사와 천은사 등 우수한 관광 자원과의 연계 관광이 우수한 점을 높이 평가 받은 것이다.
축제는 첫날인 20일(목) 오전 10시 계천리 계척 마을의 산수유 시목 앞에서 풍년기원제를 지내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이어 특설무대에서 잔수농악 '판굿', 열린 무대, 크로스오버 전자현악4중주, 최우정예술단 공연, 러브 콘서트, 봄밤 연주회, 밴드 동아리 공연 등이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끊이지 않고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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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인 21일(금) 행사 중엔 산수유 사랑떡 나눔행사(13:00~15:00), 추억의 포크송(14:00~15:00), 동편제 국악한마당(16:30~17:30), 대북공연(17:30~18:00), 산수유사랑가요제(18:30~21:00 ) 등이 눈길을 끈다.
셋째 날인 22일(토)은 주말을 맞아 관광객들이 많이 참가하기 때문인지 더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우선 오후 2시부터 특설무대 앞에서 열리는 산수유 명인선발대회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산수유 관련 3종목(산수유꽃 퍼즐 맞추기, 산수유씨 젓가락으로 옮기기, 산수유 무게재기)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또 구례 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고향 가는 비행기표를 상품으로 놓고 벌이는 한바탕 흥겨운 노래경연(15:00~16:00)을 비롯해 잔수농악 판굿(16:00~17:00), 봄밤 연주회(20:00~21:00), 밴드동아리 공연(21:00~22:00) 등이 펼쳐진다.- 구례의 문화유산이 궁금했지만 가이드가 없어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들은 이 날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하는 ‘문화해설사와 떠나는 구례 투어’에 꼭 참가해보자. 화엄사, 야생화 생태관, 동편제 체험관 등을 둘러보는데, 문화관광해설사가 동반 탑승해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준다.
- 축제 마지막 날인 23일(일)엔 청소년 댄스동아리 2팀, 성인 댄스 2팀이 참가하는 댄스동아리경연(11:00~12:00), 여러 사연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중 한 커플을 공개 모집해 펼치는 결혼식(12:00~14:00), 강령탈춤 보존회가 사물놀이·탈춤·전통악기 연주 등을 선보이는 탈춤한마당(15:00~16:00), 삼고무 공연(16:00~17:00) 등이 눈길을 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구례 산수유꽃 축제는 해마다 인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해엔 나흘간 무려 76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여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주민들은 올해도 최소 80만 명 이상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따라서 행사장 주변이 아무리 널찍해도 축제기간 중엔 붐빌 수밖에 없다. 만약 번잡한 게 싫다면 이른 아침에 여유롭게 산책을 즐긴 뒤 천마산 산행을 나서고, 그렇지 않고 시끌벅적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다면 오전 중에 산행을 마치고 오후에 축제를 즐기면 된다. 구례 산수유꽃 축제는 공원입장료, 문화재관람료, 주차비 등 추가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전화 061-782-2014
홍매화와 올벚꽃 화사하게 피어난 화엄의 봄
산동면 산수유꽃이 시들어갈 무렵이면 화엄사 계곡엔 바야흐로 봄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구례 산수유꽃 축제 기간인 3월20일 무렵이라면 아쉽게도 4월이 지나야 피어나는 화엄사(華嚴寺)의 붉은 홍매화와 연분홍 올벚꽃을 감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구례까지 와서 지리산에 있는 이름난 사찰 중에서도 가장 크고 장엄한 화엄사 구경을 어찌 놓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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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금강문·천왕문·보제루를 차례로 지나면 대웅전(보물 제299호) 앞마당이다. 보물인 동·서 오층석탑의 단아한 자태를 살펴본 다음 돌계단을 오르면 우람한 몸집의 각황전(국보 제67호)이 두 눈에 가득 찬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목조건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또 각황전 앞뜰의 석등(국보 제12호)은 통일신라 불교 중흥기의 찬란한 조각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체 높이가 무려 6.4m로 역시 한국에서 가장 커다란 규모로서, 각황전의 위용과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황전 왼편의 108계단을 올라가면 반송과 동백나무 빼곡한 언덕 효대(孝臺)가 있다. 거기엔 유명한 사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호)이 서있다. 인간 세상의 희로애락을 상징하는 네 마리의 돌사자가 석탑을 지탱하고 있고, 돌사자들 한가운데엔 합장하고 서있는 스님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는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의 어머니이고, 사사자삼층석탑 바로 앞에서 석등을 머리에 이고 차를 받들어 공양하는 스님상은 연기조사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효심이 깊었던 조사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석탑이라 한다.
화엄사 종무소 전화 061-782-7600. <사진제공=구례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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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숙박 산동면에 송원리조트(061-780-8000), 지리산가족호텔(061-783-8100), 상아파크호텔(061-783-7770), 그랜드호텔(061-783-1011), 지리산신선호텔(061-783-6644) 등이 있다. 지리산온천관광호텔(061-783-2800)의 대온천장은 현재 리모델링 중이라 이용할 수 없지만, 숙박은 가능하다. 맨 위쪽의 상위 마을에도 구형근민박(061-783-1330), 임병옥민박(061-783-1314) 등 민박을 치는 집이 여럿 있다. 이외에도 언덕위에 하얀 집(061-783-1330), 산촌민박(061-783-1133) 등의 민박집이 있다.
축제기간 중이라 방이 없다면 화엄사 입구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산사랑펜션(061-783-6090 www.hubpark.co.kr), 프린스펜션(www.jirisanprince.com), 한화리조트(061-782-2171), 지리산 스위스관광호텔(061-783-0700)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별미 산동면 행사장 주변엔 섬진강 재첩국, 지리산흑돼지구이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화엄사 입구에 있는 지리산대통밥집(061-783-0997)의 대통밥(1인분 10,000원)도 유명하다. 재료로 쓰이는 대나무는 지리산 자락에서 자라는 왕대다. 된장국은 물론 고사리·취·시금치·녹두나물 등 딸려 나오는 10여 가지 반찬도 깔끔하고 맛있다.
●교통 서울→구례 서초동 남부터미널에서 구례 경유 하동행 시외버스가 매일 6회(09:10~18:30) 운행. 4시간10분 소요, 요금 21,800원.
서울→남원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매일 20~40분 간격(06:00~19:20)으로 수시 운행. 4시간10분 소요, 요금 일반 13,900원, 우등 20,500원.
남원→구례 종공용터미널에서 매일 20여회(07:40~20:00) 운행. 직통 35분 소요, 요금 2,900원.
서울→구례구역 용산역에서 전라선 열차가 13회(06:50~22:50) 운행. 4시간10분~4시간40분 소요, 요금 무궁화호 22,800원, 새마을호 38,900원. 구례구역 전화 061-782-7788.
구례읍→산동면 (축제 행사장) 공용정류장에서 매일 4회(06:30, 09:40, 13:20, 18:10) 운행. 30분 소요. 구례 공용정류장 전화 061-780-2730~1.
구례→화엄사 공용정류장에서 매일 20여회(06:30~20:30) 운행. 10~15분 소요.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 고속도로)→88올림픽고속도로→남원 나들목→19번 국도(구례 방면)→산동면(좌회전)→축제 행사장 <수도권 기준 4시간~4시간30분 소요>
- 2008년 축제 주제는‘영원불변의 사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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