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사병의 역사적 고찰
상사병은 기원이 오래된, 아니 어쩌면 인류의 탄생과 진화의 유전인자만큼이나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보면 된다. 상사병에도 다른 명칭이 있었으니 <연병>, <화풍병>, <회심병> 등으로도 불렸으며, 짝사랑이나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오는 '상사증(相思症)'과 별거나 사별 및 독거 등의 성적 만족을 못하여 오는 '사니증(思尼症)'으로 나누었다.
중국 송(宋)나라 말기에 강왕은 주색에 탐닉한 나머지 시종의 부인까지 능욕하였고 분별을 잃은 왕은 시종에게 죄를 씌워 변방으로 귀양을 보냈다. 얼마 후 남편은 아내를 그리워 한 나머지 자살했고, 이 소식을 들은 아내 역시 목숨을 끊 었다. 이 부부가 묻힌 곳에서 각기 한그루씩 나무가 자랐는데 두 나무가 가지를 뻗어 마치 서로에게 사람들이 이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 한데서 상사병이란 말이 나왔다고 한다. 한편 황진이의 이야기 중에 상사병으로 인해 죽은 총각의 이야기가 나온다. 황진이가 15세 되던 해 한 동네에 살던 총각이 그녀를 짝사랑하던 나머지 상사병에 걸려 죽었
2. 상사병이란 어떤 것인가
상사병의 병인은 바로 그리움이요 사랑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짝사랑’도 상사병의 일종이다. 처음에는 기쁨으로 사랑을 하다가 이내 마음을 졸이게 되고 마침내 그 증상이 숯검정처럼 속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사는 탓에 갖가지 형태의 신체 증상이 나타나고 심각한 정 이들은 짝사랑이 사람을 헤어나기 힘든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 극한적 탈진에 이르게 하 과연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상사병의 증상은 모든 감정과 감각을 한 사람에게만 집착하게 되어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체력이 소모되고 몸은 수척해지고, 때로는 오한이 들다가도 열이 후끈 달아올라 얼굴이 붉어지며 몸은 답답하고 권태로우며, 식은땀이 나거나 하혈을 하기도 한다.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눈빛은 항상 허공을 맴돌고, 걸음걸이도 발을 헛딛는 것처럼 정신이 나간 모양이 된다. 그대로 방치하면 정신이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겉으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는 사랑을 할 때 우리는 흔히 상사병에 걸렸다고 한다. 병명 자체가 무슨 우스개 같지만, 실은 중대한 병이다. 한의학에서는 사즉기결(思卽氣結)이라 하여, 생각이 지나치면 기가 뭉쳐서 순환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특히 생각이 지나치면 소화기능이 크게 저하되기 때문에, 생각이 많은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음식을 봐도 아예 식욕이 안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상사병에 걸리면 모든 감정과 감각을 한 사람에게만 집착하게 되어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눈빛은 항상 허공을 맴돌고, 걸음걸이도 발을 헛딛는 것처럼 정신이 나간 모양이 된다. 그대로 방치하면 정신이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렇게 먹지도 못하고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 가슴속에서는 그야말로 뜨거운 불길이 타올라 머리 위로 솟구친다. 거기다 영양실조로 전신적인 허약 증상까지 겹치면 바로 미친 사람이 되는 것이다. 3. 상사병의 치료는 가능한 것인가 이 상사병에 가장 좋은 치료법은 가슴에 맺힌 기를 풀어주는 것. 상사(想思)의 대상을 직접 만나게 해주는 게 가장 좋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한의학적인 치료를 우선해야 한다. 심장과 비장에 울체(鬱滯)되어 있는 기운을 풀어주어야만 비로소 식욕이 돋고 소화기능이 제대로 돌아온다.
그 사람을 만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해 병이 되었다면, 주변의 친한 친구나 병원의 의사라도 찾아가 하소연해야 한다. 이 때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진정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줄 때, 비로소 환자는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가슴을 여는 대화를 하다 보면 이미 병이 반쯤은 치료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4. 상사병에 관한 문헌 기록을 살피면 유럽에서도 19세기 초중엽까지는 노스탤지어(향수)가 하나의 번듯하고 진지한 병으로 다루어지곤 했다. 추론컨대, 이른바 ‘향수병’은 지형과 지리적 거리가 인간관계를 뿌리에서부터 규정하던 시대의 증후라는 사실이다. 노스탤지어의 문제를 이처럼 인문지리적, 계보학적, 혹은 매체론적으로도 분석할 수 있듯이, 마찬가지로 상사병의 기원이나 메커니즘도 조금 다르게 헤아리고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노스탤지어가 결국 마음자리를 통해서 해결, 치료되는 게 아니었듯이, 연인 사이의 원격 감응방식 마치 주술처럼인 상사병도 각자의 마음자리를 트고 까부른다고 해서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노스탤지어가 마음의 병일 수만은 없듯이 상사병 역시 마음의 병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엥겔스는 그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1884)에서 좀 더 서늘하고 재미없게 밝힌 바 있다. 현대의 일부일처제 가족은 국가와 종교와 도덕의 호위 아래 사랑이라는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삼아 연명하지만, 사실 그 제도의 기원은 갑돌이와 갑순이가 서로를 원하고 그리워하는 ‘마음’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의 논지 중의 한가지는, 우리가 영화나 소설 등속을 통해 자연스럽게 동화시킨 연인들 사이의 연애-이야기와 성애-이미지는 역사상 극히 최근에 형성된 것이며, 특히 상사병이나 정사와 같이 극적인 사태로 특징지어지는 러브스토리는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몫이었다는 것이다. 엥겔스의 냉조적인 지론에 따르면, “어떤 방식의 혼인에서든 사람들은 혼인 이전이나 이후나 다름이 없다.” 이를 고쳐서 말하자면, 제도로서의 혼인-우리는 혼인이 제도라는 사실을 쉼없이 강조해야 한다!-은 상사병과 같은 마음자리의 응결이나 교환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랑에서 출발하는 자는 혼인은 물론이거니와 사랑 그 자체의 본질과 실체를 영원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랑, 그 환상의 물매>(2004)에서 물매(기울기), 틈, 편차, 그리고 어긋남의 자가동력을 통해 사랑을 설명했듯이, 오히려 사랑은 마음이 아니라 이별이라는 사건이나 둘 사이를 가르는 그 틈과 사이의 거리를 통해서 살피는 게 훨씬 현명한 짓이다. 최근 독일의 연구팀은 인간의 골수에서 추출된 줄기세포로부터 정자(精子)를 대량생산할 가능성을 밝혔다. 거리와 틈과 그리움과 사랑의 필요를 지우고 자웅동체의 꿈을 약속하는 중요한 진일보일까? 마찬가지로 각종의 유토피아 픽션들은 인간들 사이의 틈과 거리와 어긋남의 계기를 기계적으로 삭제함으로써 모성이니 연애니 하는 사랑의 관계를 원천무효화시키는 미래세계를 그린다. 미래세계 속에서 주체란 아무래도 성가신 비용인 것이다. 사랑의 심리주의는 만고의 완악한 고집이기 때문에 고치기가 죽기보다 어렵긴 하다. 그러나 사랑은 마음의 문제라기보다는 가령 이별과 거리의 문제라고 보는 게 낫다. 유명한 속담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고 얘기하지, ‘마음을 졸이면 라면국물도 졸여진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하지 말고, 묵묵히, 길게 사안을 살펴보시라. 사랑의 역동성은 물론 그 원초적 가능성조차 틈과 사이, 그리고 어긋남과 이별에 기대고 있다. 그래서 부안의 시기(詩妓) 매창은, 대장부의 길을 운운하며 길을 떠나는 유희경에게 그날도 언제나처럼 이별의 시를 읊는 것이다. 하룻밤 봄바람에 비가 오더니 (東風一夜雨) 버들이랑 매화랑 봄을 다투네 (柳與梅爭春) 이 좋은 시절에 차마 못할 건 (對此最難堪) 잔 잡고 정든 임과 이별하는 일 (樽前惜別人) 사랑도 병일까? 누군가에 깊이 빠져들어 그를 못 보면 미칠 것 같고, 생각만 해도 실실 웃음이 난다. 하지만 막상 보게 되면 심장이 두근대고, 안절부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이도 병이라면 병이다. 사랑으로 인한 '상사병'이 있다. 말 그대로 생각을 많이 해서 생기는 '병', 누군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다 그리움이 되는 '병', 상대방이 마음을 받아 주지 않고 일방적일 경우 더 심하게 나타난다. 열렬한 사랑의 증세로 ‘병’이 되는 것이다. 5.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상사병 실제로 영국 런던 임상심리학자 프랭스탤리스 박사는 상사병에 걸린 짝사랑은 사람을 헤어나기 어려운 절망적 상황에 빠뜨려 신체적·정신적으로 극한적인 탈진상태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탤리스 박사에 따르면 짝사랑으로 인해 상사병에 걸리면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항진되고 자긍심이 높아지는 조증이 나타나며, 자주 눈물을 흘리고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과잉집착이 나타나 수시로 상대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강박장애가 일어난다. 따라서 탤리스 박사는 조증, 우울증, 강박장애는 일반적인 정신신경장애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짝사랑이 깔려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연 그렇다. 대개 상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그 대상을 만나지 못할 경우에는, 심한 자기 학대 증세를 보인다. 상사병 증세가 지나쳐 뇌가 영향을 받게 되면 정신을 잃거나 헛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상사병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증상들은 한의학에서 '생각과 염려가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몸에 기운이 잘 뭉치는 상태', 즉 사즉기결(思則氣結)로 설명할 수 있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사상체질의학센터 곽창규 교수는 “누군가를 계속 생각하고 지나치면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기가 뭉쳐서 순환이 되지 않는다”며 “소화 기능 또한 저하되기 때문에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식욕마저 잃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밝은 곳을 싫어하며 입맛이 떨어지고 잠을 청해도 잠이 잘 오지 않는데 이는 한의학 적으로 몸 안의 비장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사유를 주관하는 것은 심장, 이 심장이 손상 되면 몸의 기가 막혀 우울증 등을 가져올 수 있다. 즉 상사병은 감정과 감각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하며 이는 몸의 심장과 비장에 울체된 기운에 의한 것으로 이 기운을 해결해 줘야 기분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혜남신경정신의원 김혜남 원장(책<어른으로 산다는 것>저자)은 “상사병은 상대의 얼굴, 태도, 행동에 대한 연속적인 상상에서 비롯된 우울증과 비슷하다”고 묘사한 뒤 “상대를 잊고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인데도 얽매여 있는 경우, 불안 증세와 더불어 강한 집착에 사로잡힐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상사병은 의학적 질환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사랑의 갈증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에는 강박적인 병으로 이행될 수도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면 흔히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실소가 자주 나오며 심장의 박동도 빨라진다. 이에 김혜남 원장은 “일반적으로 상대를 잃은 상실감이나 이러한 상사병을 극복하는데 최대 6개월이 걸린다”며 “이러한 증상이 6개월 이후에도 지속되면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상사병을 낫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는 것, 나아가 그 상대와 사랑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상사병에 가장 좋은 치료법은 가슴에 맺힌 그리움과 기운을 풀어주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성(性)적인 사랑도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상사(相思)'의 대상을 직접 만나게 해주는 게 가장 좋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의학적인 치료를 우선해야 한다.
상사병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증상이 더 악화되는 ‘특수한 병으로. 전문의들은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 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속 시원히 털어놓는 것. 화병도 사랑병도 마음의 아픔으로 생긴 병은 주변의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 상책이다. 사람은 가슴에 맺힌 말을 다 하지 못하면 병이 된다. 또한 한 가지 생각에 집착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도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상대가 생각나지 않게 '정신없이' 만들어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한편, 한번 만나 쉽게 시드는 일회적 사랑이 더 많은 요즘, ‘상사병’은 마치 옛말 같지만 사랑으로 인한 아픔마저 즐길 수 있다면 신체적 건강을 잃지 않을 만큼 이 같은 '병'도 그리워지는 때다.
참고:http://daedongc.co.kr/citizen06_2.htm?code=pds&number=181&db=sarang6 김영민/철학자 제주일보(http://www.jejunews.com) 퍼온글 원본 :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 있고 상사병에 걸릴 수 있다[malipres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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