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글) zest@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이경호 기자(사진) ho@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자의 다른 포토보기 입력 : 2008.01.13 23:05
최근 아이비리그 등 미국 명문대학들이 수시전형(early decision) 합격생들을 발표했다. MIT와 컬럼비아대에 각각 합격한 민족사관고 정수연양과 대원외고 이의영양은 장래 목표를 일찍 세우고 철저한 계획에 따라 꾸준히 공부한 것을 합격비결로 꼽았다.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합격한 대원외고 이의영양
이양의 꿈은 교육분야의 정치가가 돼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정치가 꿈을 키운 이양은 대원외고에 입학한 후 학교공부뿐 아니라 공공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고 1때부터 친구들과 공공시설물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방법을 토론주제로 삼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대한지리학회 학술대회에서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적용한 공공서비스의 관할구역 설정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다. 이 발표는 지리학회 학술대회에서 고교생이 논문을 발표한 첫 사례가 됐다. 논문뿐 아니라 방학 때는 국회에서 인턴 보좌관을 하면서 실제 정치를 경험하기도 했다.
해외 유학 경험이 없었던 이양은 외고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영어실력이 뛰어나지 않았다. 이양은 영어실력을 높이기 위해 원서를 꾸준히 읽었다. '지식의 역사'나 '미국역사'와 같은 교양서적을 주로 읽었고, 소설을 읽을 때는 단편소설을 골라 읽었다. 원서를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은 밑줄을 긋고, 책 모퉁이에 내용을 정리한 것이 도움이 됐다.
이양은 "공공정책에 대한 논문을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과정을 인정받아 합격한 것 같다"며 "좋은 성적도 필요하지만 과외활동과 에세이 등에서 지원자의 열정을 보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양은 또 "희망하는 대학을 정했으면 가능한 한 빨리 원서 작성을 시작하고 에세이를 쓰는 것이 좋다"며 "스스로 수정을 하고 교정을 받으며 글 한 줄이라도 지원자의 진심을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 왼쪽부터 SAT1 2210점, SAT2 2300점, AP 6과목 중 4과목 만점, 토플 CBT 277점, 프랑스어능력시험 , B1 자격증, 전국 고교생 프랑스 시 낭송대회 대상(2006)의 이의영양과 SAT1 2240점, SAT2 2400점, AP 9과목 만점, 토플 CBT 277점, 전국 과학 전람회 특별상(2006),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은상(2006)·장려상(2005)·동상(2004), 대한민국 청소년 발명아이디어 경진대회 은상(2007)의 정수연양.
◆MIT 컴퓨터공학과 합격한 민사고 정수연양
인터넷, TV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더 재밌다고 말하는 정양은 컴퓨터 공학 연구와 후진 양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대학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고 1때 이미 공대 순위로는 세계 최고인 MIT에 지원하기로 결심하고 영어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다. 영어는 '폭풍의 언덕' 등 고전을 중심으로 영어소설을 틈나는 대로 읽었다. 암기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어떤 과목이든지 완전히 이해를 하고 문제도 풀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비록 남들보다 진도는 늦었지만 철저히 소화를 했기 때문에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 수 있었다.
정양이 특히 프로그래밍 실력을 쌓는 데 주력했다. 친구들이 '너의 생활패턴은 잠-프로그래밍-잠의 연속'이라고 놀릴 정도로 프로그래밍 공부를 계속했다. 주로 미국 프로그래밍 올림피아드 사이트인 유사코(ace.delos.com/usacogate)의 문제들을 연습했다. 또 바쁜 일정 속에서도 '기쁨공부방'이라는 봉사동아리에 가입해 매 주말마다 강원도 횡성 지역의 어려운 중학생들을 가르치며 봉사활동을 했다.
정양은 "외국대학은 시험 점수로만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얼마나 해당 분야에 열의가 있는지, 인성과 성실도는 어떤지 등 다양한 모습을 보고 합격여부를 결정한다"며 "SAT 성적에만 매달리기 보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해당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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