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한 실무 검토에 착수한 단계”라며 “대통령의 최종 결심이 필요하겠지만 광복절 특사가 단행될 가능성은 높은 상태”이라고 밝혔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사면의 기준과 방향을 청취하고 있는 단계”라며 “특정 인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사면 대상으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거론된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은 인사들이 대부분 사면된 만큼, 신년 특사 대상에서 막판 제외된 안 전 수석의 사면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통령실은 전임 정부의 특별감찰반 비리 의혹을 폭로했다가 유죄가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에 대한 사면 여론도 청취하고 있다.
尹, 경제인 중심 세 번째 특사 검토…김태우 전 강서구청장도 거론
“결정은 대통령의 몫이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8·15 특별사면을 검토함에 따라 각계각층의 특사 요청이 잇따르는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단행하게 되면 취임 후 세 번째 사면권 행사가 된다.
윤 대통령의 첫 사면권 행사는 지난해 광복절을 계기로 이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 주요 경제인 4명을 포함해 총 1693명이 사면·복권됐다. 반면 ‘민생과 경제회복 중점’이라는 기조에 따라 정치인은 배제됐다.
대신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 특사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성태·전병헌 전 의원 등 여야 정치인 9명을 포함해 총 1373명의 사면·복권을 단행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연루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이 대거 사면 ·복권됐다. 이 때문에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나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한 추가 사면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그럼에도 “정치인 사면을 빈번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총선 출마를 물밑 저울질하며 기지개를 켜는 점도 향후 고려해야할 요소로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 근무하며 취득한 비밀을 언론 등에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돼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의 사면도 유력한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김 전 구청장의 공무상 비밀 유출이 ‘공익제보’였던 만큼 정상을 감안해 “특별사면으로 올 10월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등판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선 “너무 무리한 구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신년 특사로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의 사면·복권이 상당수 된 만큼 이번 광복절 특사는 기업인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도 특사 대상으로 건의한 상태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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