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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행

역대급 엔저에…여름휴가 부산발 일본행 러시

원/엔 환율 8년 만에 800원대 터치

후쿠오카·제주 항공권값도 비슷

명품부터 생필품까지 구매 열풍

지난달 김해공항 출국 9만3577명 ‘1위’

에어부산 내달 예약율 70% 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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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에 부산발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여름휴가에다 고물가 부담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김해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한 여객은 9만3577명으로 나라별 노선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달 김해공항에서 출국한 여객(22만8051명)의 41%를 차지하는 수치다. 2위는 베트남(5만1283명), 3위는 대만(2만4710명)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5월 김해공항에서 일본으로 떠난 여객은 5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일본 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부산발 일본행 여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8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일본 여행 수요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한때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선을 밑돌아 2015년 6월 25일 이후 8년 만에 800원대에 진입했다.

김해공항에서 일본 노선을 가장 많이 취항하는 에어부산의 다음 달 도쿄·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 예약률은 평균 7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한 달 평균 예약률이 70%를 넘는 것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치솟는 일본 여행 수요에 에어부산은 지난달 대비 다음 달 일본 노선 운항 편수를 48편이나 확대했다. ▷삿포로 36편 ▷오사카 6편 ▷후쿠오카 4편 ▷도쿄 2편이다. 일본 소도시를 여행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다음 달 말에는 부산과 마쓰야마를 오가는 부정기편도 운항할 예정이다.

다른 노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권도 일본행 러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에서 가까운 후쿠오카 항공권 가격은 제주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후쿠오카 3박 4일 일정 기준 7, 8월 왕복 항공권 가격은 20만 원대로 형성됐다. 여름휴가철인 다음 달 말부터 8월 초까지와 광복절 연휴에는 30만 원 초반대로 오르지만, 8월 말에는 최저 13만 원대도 있다. 같은 날 부산~제주도 항공권 가격보다 1만 원가량 저렴하다. 오사카와 도쿄행 항공권은 평균 30만, 40만 원대다.

8월 일본 여행을 앞둔 직장인 김모(29) 씨는 “여름휴가로 제주도에 갈까 고민하다가 오히려 국내보다 일본이 가성비가 좋아 후쿠오카행 항공권을 끊었다”며 “엔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한국보다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 매장들도 쇼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항공권 영향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후쿠오카 당일치기’ 쇼핑 후기가 가득하다. 주요 내용은 항공권 시간과 현지 물가를 비롯해 생필품 명품 구매 팁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부산과 가까워서 다른 노선보다 기본 운임이 저렴한 편”이라며 “비용과 일정에 부담이 적어 지속해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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