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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기행

아이스크림 위 곱게 뿌려진 내 인생 첫 피스타치오

 

[김민경 ‘맛’ 이야기]

입력2023-04-13 10:00:01
 

아이스크림 위 곱게 뿌려진 내 인생 첫 피스타치오

  • ‘견과(堅果)’는 말 그대로 딱딱한 껍데기나 깍지에 싸여 있는 나무 열매를 말한다. 견과류 가운데 씨앗인 게 많지만, 나무 열매의 모든 단단한 씨앗이 견과류인 건 아니다. 견과류는 우리 몸에 이로운 지방, 식이섬유, 식물성 단백질과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다양한 영양소를 갖고 있다. 열량이 높고 알레르기를 유발해 어떤 이들에게는 피해야 할 식품이지만 대부분의 이들에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견과는 다양한 종류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모양도 다채롭고 저마다 풍미와 식감이 달라 입맛대로 골라 먹는 즐거움이 있다.

피스타치오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다른 견과류에 비해 지방 함량은 적어 칼로리가 낮다. [Gettyimage]

어금니 하나가 거무스름하게 썩어 들어가는 걸 ‘저러다 말겠지’ 하며 몇 달 동안 지켜만 봤다. 대책 없는 기대는 결국 신경치료라는 공포의 결과를 불러왔다. 잇몸 여기저기에 마취주사를 맞고 어금니가 반쯤 갈려나간 뒤에야 후회가 밀려왔다. 하소연할 데가 없어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썩은 이와 공포와 통증에 대해 주절거렸다. 안쓰러움 섞인 나무람 끝에 엄마는 “뭐 먹을 수는 있어? 보름인데 부럼도 못 깨겠네”라고 말했다.

도대체 마지막으로 부럼을 깬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 아침이면 눈뜨자마자 “부럼 깨물자! 냠냠”을 외쳤다. 마른 깍지를 손으로 바사삭 부숴 땅콩을 꺼내 먹고, 호두도 한두 쪽 먹으며 한 해 동안의 건강을 빌었다.

호두는 연한 갈색에 고불고불한 홈이 많이 파여 있으며 쌉싸래한 맛이 도드라진다. 피칸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항산화 성분은 압도적이다. [Gettyimage]

정월대보름 아침에 깨 먹는 부럼은 딱딱한 껍질 속에 든 열매나 씨앗, 견과류로 준비한다. 옛날에는 영양 섭취가 부족해 부스럼이나 버짐 같은 게 쉽게 생겼다. 연초에 영양과 열량으로 꽉 찬 귀한 견과류를 먹으며 건강을 빌고, 단단한 것을 씹으며 치아가 튼튼해지길 소원했다. 요즘도 정월대보름 즈음이면 땅콩과 호두 등을 묶어 파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귀밝이술은 건너뛰어도 부럼을 깨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은가 보다.

브라질너트의 유일한 단점

캐슈너트는 버터처럼 진하고 고소한 풍미와 매끈하면서 단단하지 않은 질감을 갖고 있다. 열량이 매우 높은 편이다. [Gettyimage]

내 인생 첫 피스타치오는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진 풍미 좋은 토핑이었다. 피스타치오는 조개처럼 입을 살짝 벌린 단단한 껍데기에 속에 있어 한 알씩 톡톡 까먹는 재미가 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다른 견과류에 비해 지방 함량은 적어 칼로리도 낮다. 피스타치오를 살펴보면 녹색과 붉은 보라색이 감도는데 항산화 성분이 함유돼 나타나는 색이다. 단단하지만 질감은 부드러운 편이며 맛이 산뜻해 깔끔하면서 고소하다.

캐슈너트는 사실 열매 속에 든 단단한 씨앗이다. 굳이 따지자면 견과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편의상 그렇게 분류한다. 지방이 풍성하며 버터처럼 진하고 고소한 풍미와 매끈하면서 단단하지 않은 질감을 갖고 있다. 씹기 쉽고 맛이 좋아 자꾸만 손이 가는데 열량이 매우 높은 편이니 주의해야 한다.



브라질너트는 아마존에서 자라는 나무의 열매인데 견과류 중 항암에 도움이 되는 셀레늄이 가장 많다고 여겨진다. 하루 2000㎉가 필요한 성인이 브라질너트 한두 개를 먹으면 하루치 셀레늄을 훨씬 웃돌게 섭취하는 셈이다. 마그네슘, 구리, 아연 같은 영양소를 미량 함유하고 있으며 단백질 함량이 높고 우리 몸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까지 있다. 질감이 아주 부드러우면서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나는 가운데 옅은 쌉싸래함도 지녔다. 남아메리카에서 날아온 이 견과류는 모든 게 너무 풍부하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 하루에 3~5알 정도만 먹는 게 좋다.

마카다미아너트는 몸값이 비싼 견과류에 속한다. 앞서 언급한 견과보다 한층 부드럽고, 불포화지방과 식물성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미량의 항산화제와 폴리페놀도 갖췄다. 매끈하고 기름진 특유의 질감 덕에 비건 치즈를 만들 때 유용한 재료다.

초콜릿에 가려진 헤이즐넛

헤이즐넛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누텔라’라는 초코 크림이 떠오를 수 있다. 개암나무 열매인 헤이즐넛은 견과류 중에 고소한 풍미가 좋기로 손꼽힌다. 이런 특성 덕에 초콜릿과 짝을 이뤄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사실 풍미가 남달라 초콜릿 없이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다. 올레인이라는 불포화지방산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피칸과 호두를 늘 헷갈려하는 이들이 많다. 둘은 나무 자체가 다를뿐더러 생김새와 풍미, 껍데기, 채취 방법 등이 모두 다르다. 호두는 더 봉긋하고 아주 연한 갈색에 고불고불한 홈이 많이 파여 있으며 쌉싸래한 맛이 도드라진다. 피칸은 납작하고 잘 볶은 커피콩처럼 진한 색에 주름도 적다. 맛이 쓰지 않고 부드러우며 녹진한 고소함을 가졌다. 둘의 영양만 보면 성분은 비슷한데 호두가 항산화 성분이 월등히 많다.

아몬드는 대중에게 매우 익숙한 견과이며 좋은 효능과 저렴한 가격으로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 우리가 견과로 여겨 흔히 먹는 땅콩은 사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콩과 같은 협과에 속한다. 영어 이름이 ‘피넛(peanut)’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만 영양의 구성과 단단한 깍지에 싸여 있는 점은 견과와 비슷하다.

밤은 견과에 포함되지만 탄수화물이 풍부한 채소에 더 가까워 보인다. 영양 구성뿐 아니라 조리했을 때의 맛과 식감 또한 그렇다. 밤을 포함해 잣, 은행 역시 견과의 일종이다. 잣은 수확하기가 아주 까다로워 몸이 귀한 견과이니 한 알도 놓치지 말자. 노란 은행 알은 소금을 살살 뿌려 구워놓으면 꿀맛이다. 다만 자연독 성분인 청산배당체를 함유하고 있으니 10개 이상은 먹지 않는 게 좋다. 코코넛(coconut)도 견과다. 아이들에게 납작한 코코넛 칩이나 잘 마른 코코넛가루를 아침 요거트나 빵에 올려주면 코코넛의 향과 맛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말라버린 견과, 소금·설탕으로 심폐소생

견과류가 몸에 이롭다는 걸 모르는 어른은 거의 없다. 집밥을 열심히 해먹지 않는 우리 집 식탁과 거실 탁자 위에도 여러 견과류를 담아둔 작은 통이 항상 놓여 있다. 그다지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편이 아니어서 거기서 오는 죄책감을 조금 줄여보고 싶은 마음을 작은 통에 꽉 담아놨다. 그 안에는 대개 피스타치오, 호두, 아몬드, 땅콩, 캐슈너트가 기본 구성으로 담겨 있다.

문제는 입맛이다. 나는 피스타치오만, 남편은 오로지 호두만 골라 먹는다. 저마다 다른 질감과 식감, 맛을 가졌기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간혹 몸값 비싼 마카다미아나 브라질너트가 끝 무렵까지 남아돈다. 그쯤 되면 몸에 이롭고 풍부한 식물성 기름은 산화되고 겉은 마르고 딱딱해져 제맛을 잃는다. 먹어야 할 때를 놓쳐버린 견과류를 물에 헹구고 팬에 볶아봐도 날아간 풍미와 경쾌한 식감, 부드럽고 기름진 맛은 돌아오지 않는다.

견과류는 채취도 쉽지 않고, 분량에 비해 싼 값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질됐다고 묵혀 버릴 수 없다. 그럴 바에는 건강을 조금 양보하더라도 기분 좋게 하루 대여섯 알씩 먹을 수 있도록 새롭게 만드는 편이 낫다. 한 번쯤 맛본 적 있는 달콤한 캔디드 너츠(candied nuts) 또는 짭짜름한 솔티드 너츠(salted nuts)는 집에서 만들기가 은근히 쉽다. 만드는 과정에서 견과류 자체의 쓴맛은 줄고, 고소한 맛은 진해진다. 달고 짠맛도 깃들기 때문에 간식, 안주뿐 아니라 여러 음식에 부수어 올리고, 섞어 먹을 수 있다.

달콤 고소한 ‘캔디드 너츠’의 마력

솔티드 너츠는 정말 만들기 쉽다. 우선 견과류를 물에 담갔다 건져야 한다. 아몬드를 예로 들면, 아몬드와 물을 같은 양으로 준비한다. 깨끗한 물에 소금을 조금 푼다. 물 1컵당 1작은술의 비율로 생각하면 된다. 연한 소금물에 아몬드를 담가 10분 정도 불린다. 바닥이 두꺼운 프라이팬을 준비해 소금 500g 정도를 펼쳐 깔고 불린 아몬드를 넣어 볶는다. 중간 불에서 아몬드 표면의 수분이 날아가 보송보송해질 때까지 볶는다. 촘촘한 체에 부어 아몬드만 골라낸 다음 키친타월에 올려 대강 문지르며 닦는다. 소금이 다 떨어져나갈 것 같지만 미세하게 아몬드 표면에 붙어 짠맛을 낸다. 아몬드처럼 수분 없이 단단한 것은 물에 10분 정도 불리고, 캐슈너트나 호두처럼 부드러운 것은 물에 살짝 헹궈내는 정도면 된다.

헹군 다음에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소금을 넣고 골고루 버무려준다. 그다음에 소금에 볶는 과정은 같다. 땅콩은 알이 자그마하고 수분이 적어 쉽게 탈 수 있으니 소금물에 담가 30분 정도 충분히 불리면 좋다. 한 번 사용한 소금은 다른 견과류를 볶을 때 이어서 써도 좋고, 그 자체로 음식을 할 때 넣어도 전혀 상관없다. 짭조름한 견과류에 말린 포도, 크랜베리, 블루베리처럼 새콤달콤하고 쫄깃한 것들을 섞어두면 더 자주 손이 갈 것이다.

피칸에 설탕을 버무려 만든 캔디드 너츠. [Gettyimage]

캔디드 너츠는 너무 맛있어서 만들어 두기 겁나는 메뉴다. 서양에서는 주로 호두나 피칸으로 만드는 편이다. 만들 때의 장점이라면 크기가 비슷한 걸 여러 종류 섞어서 한 번에 만들어도 된다는 것. 큰 그릇에 달걀흰자를 1개를 넣고 잘 푼다. 여기에 흑설탕이나 황설탕을 1컵 넣는다. 풍미를 위해 시나몬파우더를 1/2작은술을 넣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이다. 흰자와 가루 재료를 골고루 섞은 다음 견과류를 넣고 섬세하게 섞는다. 오븐 팬에 베이킹 시트를 깔고 견과류를 겹치지 않게 펼친 다음 150℃에서 10분(집집마다 다를 수 있으니 견과류가 타지 않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꺼내서 다시 골고루 섞은 다음 3~5분 더 구워 식히면 끝이다.

달걀흰자는 견과류에 설탕과 시나몬파우더가 잘 묻을 수 있게 해주며 먹었을 때 훨씬 바삭한 식감과 고소함을 선사한다. 없다면 물이나 버터를 써도 되는데 이때는 작은 프라이팬에서 살짝 끓여야 한다. 견과류가 1컵이라면 물 2큰술(또는 버터 1큰술)에 설탕은 역시 1/4컵으로 듬뿍 준비해야 한다. 팬에 물(또는 버터)과 설탕을 약한 불에서 끓여 설탕이 녹으면 견과류를 넣고 빠르게 골고루 휘저어 섞는다. 이때 속도와 불 조절이 중요하다. 불은 약하고 팔은 아주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수분감 없이 견과류에 설탕물(또는 버터물)이 잘 들었으면 불을 끄고 베이킹 시트를 깐 오븐 팬에 펼쳐 담고 130℃에서 말리듯 5분 정도 구워 마무리한다.

캔디드 너트에는 사실 설탕이 꽤 많이 들어간다. 게다가 견과류의 열량도 먹을 때 늘 머릿속에 그려보아야 한다. 맛있지만 주의할 간식임은 기억하자. 개인적으로 손쉬운 솔티드 너트를 더 추천하며, 소금에 볶을 때 로즈메리나 타임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허브를 아주 조금 다져서 섞어보길 추천한다. 간식을 만들다가 요리로 완성되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바질페스토의 형님 격 ‘호두페스토’

치매와 관련된 책을 읽던 중 “일주일에 5컵 이상의 견과류를 섭취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염증수치가 낮다”라는 문장을 읽었다. 조그만 알갱이에 들어 있는 마그네슘, 알파 리놀렌산, L아르기닌, 식이섬유 같은 것들이 항산화, 항염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체내에 생기는 염증은 여러모로 좋을 게 없지만 치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처음 알았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부분은 분량이다. 일주일에 5컵의 견과류라니. 무심코 집어 먹어서 채울 수 있는 양은 아니다. 그러면 같은 양의 견과류를 요리해 먹는 것도 방법 아닐까. 우리 주변에는 견과류를 활용한 소스, 음식 등이 상당히 많다.

약간의 잣과 마늘 그리고 앤초비, 올리브유와 치즈, 신선한 바질을 잔뜩 넣고 곱게 갈아 걸쭉한 농도로 완성하는 ‘바질페스토’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스다. 파스타 소스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빵에 바르고, 고기나 생선요리에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바질페스토는 이탈리아 리구리아 지역의 제노바라는 항구도시에서 유래해 ‘제노베제(genovese)’라고도 불린다. 바질페스토를 만들 때 잣은 아주 조금만 들어간다. 올리브유와는 질감이 다른 기름기, 날 것 같은 고소함과 은근한 쌉싸래함이 여러 재료와 엉기고 섞이며 맛에 기여한다. 하지만 견과류 섭취를 목적으로 하자니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호두페스토는 호두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배가한다. 파스타, 크래커, 샌드위치 등과 어우러진다. [Gettyimage]

사실 리구리아 지역에는 바질페스토보다 한 수 위 ‘원로’ 대접을 받는 전통 소스가 있다. 바로 ‘호두페스토(호두소스)’다. 살사 디 노치(salsa di noci) 혹은 살사 알레 노치(salsa alle noci)라고 한다. 만드는 법은 바질페스토와 비슷하다. 바질 대신 호두를 잔뜩 넣고, 잣과 마늘도 조금씩 넣는다. 마른 빵이나 빵가루를 우유에 불려 축축하게 만들어 페스토 농도를 맞추는 용으로 오일과 함께 사용한다.

집에서도 호두페스토를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올리브유는 필수 재료지만 앤초비와 치즈는 선택 사항이다. 원한다면 생크림 같은 풍성한 맛의 동물성 지방을 곁들여도 좋다. 허브를 조금 섞어 만들 수도 있다. 채식주의라면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하면 된다. 맛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다면 호두를 끓는 물에 우르르 삶아 얇은 껍질을 제거한다. 쓰고 떫은 맛은 제거되고, 달고 고소한 맛이 한층 진해진다. 번거로운 만큼 더 부드럽고 진한 맛이 나는 건 사실이다. 이 페스토는 호두뿐 아니라 아몬드나 캐슈너트를 활용해 폭을 넓힐 수 있다.

예상을 뒤엎는 복합적인 맛

알맞게 삶은 파스타와 호두페스토를 약한 불에서 가볍게 버무리며 볶아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요리는 거의 완성이다. 소스의 농도가 되직하면 파스타 삶은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조정한다. 마지막에 검은 통후추를 바로 갈아 듬뿍 뿌리면 맛과 모양새를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미세한 입자를 가진 크림 같은 호두페스토는 ‘그저 호두맛이겠지’라는 예상을 뒤엎기에 충분한 복합적인 맛이 난다.

호두페스토는 빵이나 바삭한 크래커에 꿀이나 잼을 함께 발라 먹거나, 마요네즈나 땅콩버터 대신 샌드위치 스프레드로 사용할 수 있다. 두툼하게 구운 소나 양고기 스테이크, 숙성이 잘 된 치즈와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호두페스토보다 가볍고 단조로우며 깔끔한 맛이 나는 ‘비건 크림’도 만들 수 있겠다. 물에 불린 아몬드나 캐슈너트에 식물성 오일, 소금을 넣고 아주 곱게 갈아 만든다. 메이플시럽이나 레몬즙 등을 넣으면 맛은 한층 풍요로워진다. 오일 대신 물을 많이 넣고 곱게 갈아 면포에 거르면 비건 크림이 된다. 액체를 거르고 남은 찌꺼기는 빵이나 과자를 구울 때 반죽 재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식물성 오일과 풍미 좋은 마른 과일 등을 넣고 한 번 더 곱게 갈면 스프레드나 딥으로 만들 수 있다.



신동아 2023년 4월호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