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전북 군산시 고군산군도에 있는 섬 대장도의 대장봉 정상에서 관광객들이 고군산군도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군산시는 섬 63개로 구성된 고군산군도에 해양레저 시설과 케이블카 등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달 20일 고군산군도를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장소 18개 중 한 곳으로 선정했다. /김영근 기자
지난 7일 오후 전북 군산시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에 있는 대장도. 섬 입구에서 20분 정도 걸어 대장봉(해발 140.9m)에 올라서자 고군산군도 63개 섬이 한눈에 들어왔다. 섬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고, 대장봉 맞은편엔 길이 1.3㎞ 폭 50m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드넓게 펼쳐졌다. 푸른 바닷물과 하얀색 모래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모습이었다.
대장봉 동쪽으로는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를 잇는 연결 도로(길이 8.77㎞)가 고군산군도의 정중앙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 도로 중간에 있는 높이 110m 고군산대교 주탑은 돛 모양으로 만들어져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처럼 보였다. 대장도를 찾은 이성구(56·군산)씨는 “경치가 좋은 바다와 산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 몇 군데 없을 것”이라며 “동서남북 어느 곳에나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 작품 사진이 나올 정도로 멋진 풍경”이라고 말했다. 고군산군도는 63개 섬에 있는 다양한 봉우리가 푸른 바닷물과 조화를 이뤄 ‘바다 위의 정원’이라고 불린다.
◇고군산군도에 해양 레저 단지·케이블카 추진
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50㎞쯤 떨어진 해상에 무녀도·선유도·신시도·장자도 등 섬 63개(무인도 47개)로 구성된 고군산군도엔 지난 2017년 육지와 이어지는 ‘고군산군도 연결 도로’가 개통된 후 관광객이 늘었다. 지난 5년 동안 한 해 평균 258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하지만 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이에 군산시는 최근 고군산군도를 ‘서해안의 보물섬’으로 만들겠다며 개발 계획을 구체화하고 관광 인프라 확충에 본격 나서고 있다. 시는 먼저 해양 레저 스포츠 시설을 늘릴 계획이다. 10일 군산시에 따르면, 무녀도 일대에 해양 레저 스포츠와 산림 휴양을 할 수 있는 복합 단지 조성 공사를 오는 4월 착공할 예정이다. 이곳엔 실내 서핑장, 실내 잠수 풀, 인공 파도 풀 등 해양 레저 시설과 가족 캠핑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예산 398억원을 들여 2024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군산시는 또 사업비 975억원을 들여 신시도~무녀도 구간에 케이블카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완공되면 국내 최장 4.8㎞ 길이 케이블카를 타고 왕복 34분 동안 고군산군도의 해양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고군산군도 북서쪽에 있는 말도와 방축도 등 섬 5개를 잇는 전체길이 1278m짜리 인도교 사업도 진행 중이다. 2024년까지 303억원을 투입해 말도~보농도(308m), 보농도~명도(410m), 명도~광대섬(477m), 광대섬~방축도(83m) 등 네 구간을 연결할 계획이다. 현재 명도~광대섬 구간을 제외하고 다른 구간은 공사가 끝나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모든 구간이 개통되면 말도에서 방축도까지 14㎞ 정도의 트레킹 코스가 생겨 고군산군도의 숨은 비경을 만날 수 있다.
채효 군산시 공보담당관은 “현재 고군산군도에 진행 중인 관광 인프라 조성 사업이 마무리되면 63개 섬 전 지역이 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관광객 유치에도 나서
군산시는 고급 숙박 시설을 만들어 고군산군도를 ‘머물다 가는 관광지’로 탈바꿈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고군산군도 신시도 일대에 400실 규모의 ‘신시도 호텔’을 건립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2만384㎡ 부지에 총사업비 507억원을 투입해 13층 높이 400실 규모의 관광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신시도 호텔에는 다양한 편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투숙객 외에 일반 관광객들도 즐길 수 있도록 온천과 부대시설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1년엔 ‘국립 신시도 자연 휴양림’이 문을 열었다. 국립 자연 휴양림 가운데 최대 규모로 넓이는 축구장 145개와 맞먹는 120만㎡ 규모다. 사업비 230억원을 투입해 방문자 안내 센터 등 편의 시설과 ‘숲 속의 집’ 28동 등 숙박 시설, 산림 문화 휴양관 등을 만들었다. 해와 달, 별, 바다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지은 자연 휴양림 내 건물 어디서든 바다와 숲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군산시는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는 지난달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파빌리온 호텔에서 군산 관광 홍보를 위한 상담회 및 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달 20일 고군산군도를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장소 18개 중 한 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고군산군도에 대해 CNN은 ‘보물 같은 여행지’라고 평가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고군산군도 인근에 들어서는 새만금 신항만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대형 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군산군도 관광 인프라가 모두 갖춰지면 군산은 체류형 해양 관광 도시로 거듭나 현재 500만명 수준인 연간 관광객이 10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산=김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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