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2.12.03 02:04
업데이트 2022.12.03 02:12
경기 종료 직전 역전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끈 황희찬이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지며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가 시간이 진행 중이던 후반 막바지, 손흥민(30·토트넘)이 역습 찬스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하프라인을 넘어 상대 아크 부근까지 진출한 그는 슈팅 대신 공간을 파고드는 황희찬(26·울버햄프턴)에게 볼을 넘겼다. 황희찬의 오른발 슈팅에 이은 득점. 16강행 티켓의 주인을 바꾼 극장골이 터지자 관중석을 가득 메운 4만4000여 관중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한국 선수들이 포르투갈전을 2-1로 뒤집은 후 뒤엉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축구대표팀이 또 한 번 '도하의 기적'을 완성했다.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머쥐며 본선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원정 16강을 달성한 건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두 번째이자 12년 만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은 3일 0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9위)과의 카타르월드컵 본선 H조 3차전에서 전반 김영권(31·울산)의 동점골과 후반 황희찬의 추가골을 묶어 히카르두 오르타(28·브라가)가 한 골을 만회한 포르투갈에 2-1로 이겼다.
우루과이가 H조 3차전에서 가나에 2-0으로 승리하며 뒤늦게 이번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AP=연합뉴스
앞선 조별리그 1·2차전을 1무1패(승점 1점)로 마친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다. 포르투갈을 꺾고 승점을 4점으로 끌어올린 뒤 우루과이가 가나와의 3차전에서 이기거나 비기길 기다리는 시나리오였다. 같은 시간 열린 우루과이-가나전이 우루과이의 2-0 완승으로 종료되며 16강을 위한 경우의 수가 ‘포르투갈전 승리’로 좁혀졌고, 한국은 단 한 골만 추가하면 H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후반 추가시간(6분)을 알리는 부심의 사인이 등장한 직후, 기적이 만들어졌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득점포로 한국이 2-1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와 관중석 모두 뜨거운 함성으로 물들었다.
결국 H조에서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2승1패로 마무리한 포르투갈(승점 6점)과 더불어 1승1무1패를 기록한 한국(승점 4점)이 승점이 같은 우루과이를 골득실로 제치고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가나가 1승2패(3점)로 최하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앞서 16강행을 확정지은 호주,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가 중 세 번째로 16강행에 성공했다.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 아시아 국가 3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반 5분 만에 히카르두 오르타(21번)에게 실점하는 장면. 연합뉴스
오르타가 선제골을 터뜨린 직후 포르투갈 선수들이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제 실점은 한국의 수비 조직력이 제대로 다듬어지기도 전인 전반 5분에 나왔다. 포르투갈의 측면 수비수 디오구 달로트(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시도한 땅볼 크로스를 정면에서 쇄도하던 오르타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한국이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생긴 배후공간을 포르투갈 공격진이 파고들어 득점으로 연결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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