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대표 첫날 양산 마을로… 文 “요즘 정부·여당 잘 못해”

이재명 “우리는 모두 친문”

양승식 기자

입력 2022.08.29 17:20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 대문 주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신임 지도부는 당 대표 선출 첫날인 2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분출된 친명(親明)·비명(非明)계의 갈등을 봉합하고 당을 통합하겠다는 의도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서 “요즘 정부 여당이 잘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민주당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평산 마을을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일신하고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서 이기는 정당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며 “그러기 위해선 혁신·통합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내가 99% 같은 그룹에게 지지를 받고 있고 경쟁이 생겼을 때 1% 정도만 앙금이 있는 것 같다”며 “1%를 품고 가야만 민주당이 더 확장되는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최고위원은 “친명과 친문 그룹은 같다”며 “한 글자씩 따서 ‘명문’ 정당을 만드는 게 민주당이 가는 길”이라고 했고, 참석자들은 이에 공감하며 웃었다고 박성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이재명을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했고, 한 최고위원은 “우리는 모두 친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28일) 직후 최고위원들과의 대화에서도 당의 통합을 강조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먼저 ‘저는 친문입니다’라고 얘기했고 저희도 같은 의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우리가 다 친문인데 나뉘어 있지 않다, 저도 그렇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임 최고위원들은 이와 같은 기조에 맞춰 일제히 계파 갈등설을 부정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저까지 친명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저를 제외하고는 친명이라고 억지로 갈라치기 할 부분이 없다”며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데 유일한 대안인 이재명을 인정하고 위기의 민주당을 구하겠다고 힘을 합친 것”이라고 했다. 지도부 내 유일한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선거 때 언론에서 부르기 좋게 친명이네 비명이네 말씀하셨지만, 그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지지자들 앞에서 “사실 제가 고민정 최고위원과 친하다”고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