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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행

‘우영우’ 팽나무, 관광객 몰려 ‘몸살’...“어르신들 쓰레기 치우느라 고생”

박선민 조선NS 인턴기자
입력 2022.07.26 11:22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소덕동 팽나무’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일부 관광객의 ‘비매너’ 행위가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팽나무. /연합뉴스

25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소덕동 팽나무’ 근황을 알리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당 팽나무는 드라마에서는 소덕동에 있는 것으로 표현됐지만, 실제로는 경남 창원 동부마을에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팽나무를 보기 위해 마을을 찾았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에는 수십 명의 관광객이 팽나무 주변에 몰려 사진을 찍는 모습이 담겼다. 동부마을 논 옆에 난 길가에는 수많은 차가 주차 행렬을 이루고 있다. 주말 사이 마을에는 인파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인파가 갑작스레 몰린 만큼 부작용도 하나둘 나타났다. 한 네티즌은 자신을 동부마을 옆 동네 사는 주민이라고 밝히며 “드라마에서 인기가 많이 생겨서 구경 오시는 분이 많다. 즐겁게 보고 가되, 쓰레기는 가져가 달라. 쓰레기가 많아 어르신 분들과 마을 사람들이 치우느라 고생하신다. 제발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 관광객은 “팽나무 언덕 올라가는 길에 무덤이 있는데 어린 아이들이 많이 밟고다닌다”고 전했다.

 
이른바 '소덕동 팽나무'가 있는 창원시 동부마을에 관광객이 몰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티즌들은 과도하게 몰리는 관광객들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이들은 “보러가는 건 좋은데 경관 해치지 말자” “팽나무 인근이 쓰레기 소굴 될까 무섭다” “마을 사람들을 배려해 조용히 보고 가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26일 창원시에 따르면 실제로 팽나무가 있는 창원시 동부마을 인근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와 주차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마을 주민 중 일부는 팽나무가 훼손될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최근 주민들을 만나 민원사항을 모두 파악했다”며 “해당 사항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조만간 쓰레기통·공중화장실·주차장·팽나무 펜스 등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개발로부터 소덕동을 지키려는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소덕동 팽나무’가 화제되자, 문화재청은 최근 해당 팽나무의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지정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동부마을 팽나무는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