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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흔적

"탈출시도 무조건 죽여라"…中 위구르족 탄압 새증거, 서방국 '종족말살' 비판

    • 이상규 기자
    • 입력 : 2022.05.25 10:14:19   수정 : 2022.05.25 10:20:06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에 대한 가혹한 인권탄압을 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오자 서방 세계가 일제히 '제노사이드'(종족말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AF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이 위구르족 학대와 관련, 새로운 자료는 중국 정부 최고위층이 이를 승인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위구르족 집단수용소에 대한 끔찍한 보도에 질겁했다는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억압과 국금, 종족을 말살하려는 체계적인 노력과 반인륜적 범죄가 중국 정부의 최고위층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상상하기 매우 어럽다"고 비판했다.

독일도 미국의 이같은 비판하 동의하며 중국의 위구르족 학대 혐의에 대한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신장 지역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새로운 증거"라고 지적하면서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독일 외무부는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전날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경찰이 해킹을 당해 유출한 자료를 대거 입수했다며 중국 정부가 강제수용소에 위구르족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강제구금하고 탄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용소는 중범죄자 감옥과 같은 구조였으며, 무장 경찰이 탈출을 시도하는 수감자는 사살한다는 원칙도 있었다.

앞서 국제 인권 단체와 미국 등 서방국들은 신장 지역에서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과 무슬림 소수 민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해 2월 영국 BBC방송은 이 시설을 탈출한 여성들과 경비원 등의 증언을 소개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이곳 수용시설에 9개월간 감금됐다 미국으로 망명한 위구르족 여성은 "매일 밤 많은 여성이 끌려나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남성들에게 강간당했다"며 "나도 세 차례 2, 3명에게 집단 강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중국인 남성들이 전기충격기를 내 자궁에 넣고 고문을 했으며 다른 방으로 끌려간 젊은 여성은 계속 비명을 질렀다"며 "방에 돌아온 뒤 완전히 정신이 나가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민간 인권단체 '위구르 인권프로젝트(Uyghur Human Rights Project)'도 별도의 증언 녹취에서 "위구르 수용시설에선 전기 의자, 전기 장갑, 전기 헬멧, 전기봉의 항문 삽입 등으로 고문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곳에 있다 탈출한 카자흐족 여성은 "18개월간 수용시설에서 내가 한 일은 위구르 여성들의 옷을 벗기고 손을 묶어 중국 공안이나 수용시설 외부에서 들오온 중국 남성에게 넘기는 것"이라며 "중국인 남성들은 젊고 예쁜 여성이 걸리면, 내게 일이 끝나고 돈을 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도 조직적인 강간이 자행됐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여성도 BBC에 수용소 간수들이 여성을 공개적으로 집단 강간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무슬림이 다수인 지역에서 종교적 극단주의에 맞서기 위해 '직업 훈련소'를 운영한다며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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