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람 기자
입력 : 2022.05.21 14:49:50 수정 : 2022.05.21 14: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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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덕도 천성진성 발굴 현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을 앞두고 상륙해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큰 천성진성에서 계단과 포루 등이 발굴됐다.
21일 부산시립박물관은 전날 부산 가덕도 천성진성 5차 발굴조사 결과 성 내부에서 성벽 위쪽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오늘날의 계단과 비슷한 형태의 통로인 계단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남해안에서 발견된 수군진성의 계단지는 폭이 1.5~2m로 좁았으나 천성진성의 계단지는 폭이 5.5m로 최대 규모다.
계단지와 이어진 치성 위에서는 포루가 확인됐다. 포루에서는 천성진성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고 가덕도와 거제도 사이 진해만도 관망이 가능해 장수가 올라서서 장졸들을 통솔·지휘하던 장대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주춧돌과 와전을 깔았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발굴조사단은 아울러 이 성곽이 1544년 축성됐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명문 기와를 비롯한 화살촉, 분청사기·조선백자 조각 등 다양한 유물을 수습했다. 문양과 재료 등을 분석한 결과 한결같이 조선 전기의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부산시립박물관은 이순신 장군이 부산포해전 전후로 전열을 정비하기 위해 천성진을 활용한 사실과 천성진성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천성진성의 실체를 더 자세히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발굴조사의 자문위원인 윤용출 부산대 명예교수는 "이충무공전서에 여러 차례 천성진성이 언급된 것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천성진성에 직접 상륙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천성진성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은 이순신 장군의 해전사와 부산의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충무공전서는 이순신 장군의 행적·일화·전언 등을 담은 책이다. 1795년 유득공과 윤행임 등의 감독·지휘 아래 간행됐다. 부산포해전은 음력 1952년 9월 1일 조선 수군이 거북선을 선두로 함대를 동원해 부산앞바다에서 왜군 전선을 격파한 전쟁이다. 부산시는 부산포해전 승전일인 10월 5일을 '부산시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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