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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흔적

“서울 활보하는 멧돼지” 5·18 전야제 사회자, 尹비유 발언 논란

“서울 활보하는 멧돼지” 5·18 전야제 사회자, 尹비유 발언 논란

입력 2022.05.19 23:20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전야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서 사회자가 윤석열 대통령을 ‘멧돼지’에 비유하는 발언 등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제42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를 주제로 전야제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대규모로 치러진 것이었다.

남성 사회자는 무대에 올라 “지난 5년 동안 3기 민주 정부가 피땀 흘려 쌓아 놓은 모든 것이 2달 만에 짧게는 열흘 만에 속절없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참석자들을 향해 “다시 촛불 들어야겠죠? 다시 광장에 모여야겠죠?”라고 했다.

이어 “쓰러지는 나라, 무너지는 나라를 광주시민이 어찌 그냥 가만두고 볼 수 있겠나? 우리 다시 80년 5월의 그 마음으로 촛불 들고, 횃불 들고, 깃발 들고 광장에 모여서 나라를 구하는 투사가 되자”라고 했다.

남성 사회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참석자들을 향해서는 “아직도 마스크는 쓰고 계셔야 한다”면서 “물론 나라가 무법천지가 되어서 법 지키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지만 내 건강을 위해서 마스크 꼭 쓰시라”라고 했다.

또 여성 사회자는 행사 진행 중 “공무원이 자꾸 지각을 하면 어쩌냐”고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각 출근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남성 사회자는 “그런 공무원이 설마 있느냐”며 “상습 지각범은 공무원 자격이 없다”라고 했다.

남성 사회자는 참석자들을 향해 ‘그게 누구냐’고 물은 뒤 “서울 도심에서 활보하는 멧돼지가 있다고요?”라고 스스로 답변하기도 했다.

또 2부 행사에서 여성 사회자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민형배 의원을 언급하며 “검찰 정상화, 광주의 민형배 의원께서 몸을 던져서 (해 주셨다) 어디에 계신지 모르겠지만 힘찬 박수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민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 의원 위장 탈당에 대해서는 당시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었다.

남성 사회자는 “(검찰개혁) 초석을 놓으셨다. 고맙다. 민형배 의원님, 광주 정신으로 살고 있는 국회의원이시다”라며 “검찰 정상화 정말 안 될 줄 알았다. 비록 한발 내디딘 거지만 우리가 힘을 모으니까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 다음엔 할 개혁은 무엇인가”라며 참석자들에게 물은 후 “언론 개혁이다. 이 기레기 놈들이 진실을 거짓으로, 거짓을 진실로 바꿔내고 있다. 우리 모두가 언론인이 되어야겠다”라고 했다.

행사위는 이날 전야제에 5000여명의 시민이 함께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무위원, 국민의힘 의원들도 대거 참여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보수 정권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곡은 2008년까지 5·18 기념식에서 제창으로 진행됐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론 분열을 이유로 ‘합창’ 방식으로 불렀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제창으로 다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