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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피 한방울로 1기 이전 암 진단… “연내 허가 절차 밟을 것”

 

피 한방울로 1기 이전 암 진단… “연내 허가 절차 밟을 것”

[핼로, 프런티어] 코스닥 바이오기업 ‘EDGC’ 신상철 대표

입력 2022.04.22 03:00
 

피 한 방울로 암을 조기 진단하겠다고 나선 국내 기업이 있다. 2018년 코스닥 상장된 바이오기업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10㎖(밀리리터)의 혈액에 들어 있는 DNA를 분석해 암을 찾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DGC 신상철(52) 대표는 21일 “암은 보통 조직 검사를 통해 발견하는데 그때는 이미 경과가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소량의 피에서 암을 진단할 수 있다면 발병 초기에 손쉽게 암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EDGC 사무실에서 신상철 대표가 침 속 DNA로 조상을 찾아주는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DGC는 피 한 방울에 든 DNA 조각을 분석해 1기 이전 암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암 혈액 진단은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로, 기존의 조직검사 수준으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되는 미국 가던트헬스는 암 고유의 유전자 지표(바이오마커) 2만개를 분석해 초기 단계의 4가지 암을 90% 정확도로 가려낸다.

EDGC는 암세포에 흘러나온 DNA 조각을 분석해 극초기(1기 이전)에 암을 진단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대장암과 폐암, 유방암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신 대표는 “개별 암이 아닌 여러 암을 극초기에 한꺼번에 찾는 임상은 국내에서 처음”이라며 “임상을 근거로 연말에는 국내에서 진단 의료기기로 허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10대 암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EDGC는 유전자 전문 기업 다이애그노믹스가 모태다. 2013년 이원생명공학연구원이 투자를 하며 EDGC가 출범했다. 신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20년 가까이 삼성증권에서 투자 전문가로 활약하다가 혈액을 통한 암 진단 가능성을 보고 회사 설립 당시 초기 경영진으로 참여해 지금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DGC는 직원이 116명인 작은 기업이지만 연구·개발(R&D)에 매년 200억원 넘게 투자하고 있다. 신 대표는 “R&D를 뒷받침할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의료기기 시장에도 진출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최근 미국 연방조달청에 의료기기인 저주파 자극기를 100만달러어치 납품했다. 그는 “10년간 최대 7000억원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체 개발 신속항원진단키트 등 품목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DGC는 병원 유전자 검사 서비스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산모의 양수 대신 혈액으로 선천성 유전 질환과 기형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국내외 4000여 병의원에서 17만여 건을 분석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침 1㎖로 질병 가능성을 분석하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2019년 4432건이었던 분석 건수는 지난해 7만여 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893억원이다.,

신 대표는 또 “혈액을 이용한 암 진단을 수년 내 상용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유전자 분석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관련 산업이 향후 2~3년 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전자 검사로 확보한 빅데이터는 정밀 의료, 신약 개발 등을 넘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