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

무기 버리란 말에 “꺼져라!” 욕한 우크라 병사, 정부 훈장 받았다

무기 버리란 말에 “꺼져라!” 욕한 우크라 병사, 정부 훈장 받았다

입력 2022.03.30 16:26
 
로먼 흐리보우 병사가 훈장을 받는 모습.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의 항복 요구에 욕설 섞인 외침으로 대응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정부 훈장을 받았다.

29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자국 병사 로만 흐리보우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흐리보우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군 침공에 맞서 지미니섬을 지키던 국경수비대원 13명 중 한 명이다. 지미니섬은 항구 도시 오데사 남쪽에 있는 면적 0.18㎢의 작은 섬으로 우크라이나 본토에서 48㎞ 떨어진 곳이다.

당시 흐리보우를 포함한 경비대원들은 러시아 측의 반복된 투항 요구에도 끝까지 항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이 입수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무전을 통해 “이건 군사 전함이다. 최악의 경우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즉각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항복하지 않을 경우 포격하겠다는 위협도 이어졌고 해당 음성은 같은 내용으로 두 차례 반복된다.

이후 우크라이나 경비대가 러시아군을 향해 발신한 것으로 보이는 무전이 흘러나오는데 “러시아 군함은 닥치고 꺼져버려라”라고 말한다. 바로 여기에 등장하는 목소리가 흐리보우다.

무전이 오간 뒤에는 러시아 군함 공격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린다. 그 탓에 애초 흐리보우와 12명의 동료는 전장에서 모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국경수비대 전멸을 공식화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경수비대원 모두가 영웅적으로 숨졌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며 애도했다.

그러나 얼마 뒤 이들 중 일부가 살아있으며 러시아군에게 생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한 달 만인 지난 25일, 생존자는 전쟁 발발 후 이뤄진 첫 포로 교환 대상자에 포함돼 풀려났다. 흐리보우는 현재 중부 지역 체르카시 소재 집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