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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만원·우크라 시민권 보장하자... 러軍, 탱크 건네주며 항복

1200만원·우크라 시민권 보장하자... 러軍, 탱크 건네주며 항복

입력 2022.03.28 07:34
 
 
'미샤'라는 이름의 러시아 병사가 탱크를 몰고 항복했다며 우크라이나 관계자가 공개한 사진. /빅토르 안드루시프 페이스북

우크라이나 침략을 강행한 러시아가 전쟁 개시 1개월 만에 우크라이나 동부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러시아군이 초기 예상과 달리 고전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 러시아군 소속 병사는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대가로 탱크를 몰고 항복하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더 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의 고문이자 전사하거나 생포된 러시아군의 사진과 신분증을 공개하는 웹사이트 설립자 빅토르 안드루시프는 최근 페이스북에 “러시아 군인이 우리에게 탱크를 건네줬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안드루시프는 항복한 러시아 병사의 이름을 ‘미샤’라고만 밝히면서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허허벌판에 한 병사가 엎드려 항복 자세를 취하고 있고, 그의 뒤로는 탱크가 세워져 있다. 안드루시프는 “영상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우크라이나군 당국이 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안드루시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병사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 지난 몇 주 동안 항복하는 방법과 군사 장비를 인도하는 장소를 알려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이후 미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 미샤는 탱크를 몰고 나타났다. 드론이 그가 혼자 왔는지를 확인했다.

 

미샤는 “다른 병사들은 모두 집으로 도망쳤다”며 “식량도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부대 관리는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고 안드루시프는 전했다. 그는 “미샤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TV, 전화, 부엌, 샤워시설을 갖춘 곳에서 생활할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1만 달러(약 1224만원)와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신청할 기회를 갖는다”고 했다.

러시아군의 피해가 커지자 사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은 여러 곳에서 전해졌다. 도청된 통화에서 러시아군 지휘부가 탈영 시도 병사를 사살하라고 명령하자 일부 병사가 자기 몸에 직접 총상을 입혔다는 보도가 나왔고, 동료의 사망에 분노한 한 병사가 탱크를 몰고 지휘관을 공격해 숨지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러시아는 25일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완전한 해방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지역에 집중하겠다는 건 우크라이나 전역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는 초기 전략을 수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BBC는 전사한 러시아군 장성이 7명이며 일부 부대의 사기가 있는 대로 추락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