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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우린 점령군 아니다” 부처 찾아가서 업무보고 받는 인수위

“우린 점령군 아니다” 부처 찾아가서 업무보고 받는 인수위

[백브리핑]

입력 2022.03.24 16:13
 
세종시 도로에 정부세종청사 각 부처 방향이 표시된 간판이 세워져 있다./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 2분과가 24일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세종시에 나타났습니다. 인수위가 정부 부처를 찾아가서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보통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등에 자리 잡는 인수위원회 사무실로 공무원들을 불렀죠.

이날 법무부 업무보고가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둘러싸고 돌연 연기된 가운데 경제 부처 업무보고가 서울이 아닌 세종시에서, 그것도 정부청사 외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리자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돌았습니다.

인수위 관계자는 “부처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의도로 간 것이지 다른 배경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보고 장소를 외부 컨벤션센터로 잡은 이유는 인수위원들이 부처를 옮겨다니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업무보고를 하는 부처들의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점령군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 방문했다는 말을 인수위에서 들었다”고 하더군요. 한 경제 부처 과장급은 “오라 가라 하지 않으니 새 정부는 뭔가 달라지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인수위는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조직이라 위세가 대단한데 의외라는 겁니다.

지난 정부 인수위들은 부처 업무보고를 인수위 사무실에서 받았습니다.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수위는 금융연수원에 있는 사무실에서 진행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인수위는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보고서를 챙겨 들고 직접 찾아와서 보고하라고 했죠. 이러니 세종시까지 내려와 업무보고를 받는 윤석열 정부 인수위의 낯선 모습이 관가의 화제가 됐습니다.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세종시로 내려온 경제1분과 간사가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이어서 더 화제가 됐습니다. 최 전 차관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말기에 1차관을 지냈습니다. 국정 농단 수사, 적폐 청산 등의 단어가 쏟아지던 2017년 5월 기재부를 떠나 5년간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 농협대 총장 등 외부에 머물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