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청 각 부서 업무추진비로 李 후보 집 음식 배달, 공직관이 뭔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자택으로 배달된 음식 값 지불에 경기도청 산하 5개 부서의 업무용 예산을 유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나왔다. 도청 7급 공무원으로서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과 법인 카드 사적 유용에 동원됐다고 폭로한 A씨가 작년 4~10월 결제하고 취소했던 개인 카드 영수증 10장을 경기도 각 부서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과 비교해보니 6건의 사용처·액수·날짜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A씨는 이 후보 집에 갖고 갈 쇠고기 값을 개인카드로 먼저 결제한 뒤, 다음날 점심시간에 이를 취소하고 법인 카드로 재결제한 적이 있다고 했었다. 이번에 같은 ‘바꿔치기’ 방법이었다며 공개한 영수증에는 성남 소재 닭백숙·초밥·복어·중국 음식 전문점 등이 골고루 포함돼있었다. 이 후보 집에 각종 음식 배달하는 게 경기도청의 ‘업무추진’인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비용은 경기도청 최소 5개 부서의 예산으로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총무과가 닭백숙집에서 ‘지역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 명목으로, 노동정책과가 복어 음식점에서 ‘노사협력 간담회’ 명목으로 이 후보 집에 배달된 음식에 대한 법인카드 결제 비용을 떠안는 식이었다. 이 과정을 보면 공사(公私) 구분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공직에 대한 기본 관념조차 없는 것처럼 보인다. 대통령이 된다고 없던 절제와 양식이 갑자기 생기겠나.
이 후보 측은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는 ‘허위 사실’이라며 거짓말을 했다. A씨가 공개한 영수증 10여 장, A씨와 배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통화 녹취와 집 앞에 배달된 음식 사진들만으로도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는 짐작이 가능하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게 아니라면 이 후보와 김씨는 직접 구체적인 해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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