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살아도 이웃되려나”…文 양산 사저 현장 가보니
사저 설계는 건축가 승효상이 맡아
양산시, 기반시설 대폭 확충키로
지역 주민들은 기대와 우려 교차
입력 : 2022-02-07 17:09/수정 : 2022-02-07 17:45
문재인 대통령 양산 사저가 막바지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일선 기자
지난 4일 오후 기자가 찾은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양산 사저는 막바지 공사로 분주했다.
마을 중앙에 있는 평산마을회관에서 도보로 4분(290m)가량 골목길(평산마을2길)을 따라 올라가면 준공을 한 달여 앞둔 문 대통령 사저가 보인다. 사저 공사를 위한 작업자들과 건축 부자재를 옮기는 차들을 제외하면 마을은 전체적으로 조용했다.
이 마을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평소 유동 인구는 주민들 외에는 거의 없다”며 “외부인이라면 새벽 등산객, 택배 트럭 정도가 전부인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라고 말했다.
작업자들이 문재인 대통령 양산 사저 진입로 계단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일선 기자
문 대통령 내외와 대통령경호처는 2020년 양산시 하북면 모 한의원 원장 소유의 지산리 313번지와 363-2~6번지 토지 및 2층짜리 단독주택을 14억7000여만원에 구입했다. 이 지역은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문 대통령과 대통령경호처는 양산시에 주택 건축 인허가를 각각 받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저로 들어가는 진입로에는 작업자들이 계단 공사에 여념이 없었다. 그 뒤로는 쉴 새 없이 작업 중인 굴착기도 보였다. 사저 왼편과 뒤편의 경호처 공사도 작업자 10여명이 골조공사와 외부단열 공사를 진행하는 등 공정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사저는 현재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공조 설비와 전기 공사 등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은 전반적으로 남향으로 설계됐고 북유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박공지붕(책을 엎어놓은 모양의 지붕)을 통해 층고를 높였고, 테라스도 갖췄다. 외관 색상은 인근 건물들과 비슷한 회색, 상아색을 입혀 이질감 없이 조화로웠다.
사저 앞에는 너비 65m 규모의 논이 있고, 저 멀리 영축산 전경이 펼쳐져 있다. 윤일선 기자
사저 정면으로는 영축산과 함박등, 죽바우등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건물 뒤편으로는 놀이공원인 통도환타지아 등 아랫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집 앞에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너비 65m 규모의 논이 있고, 그 건너편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통도사 뒤편 수목림이다.
사저의 건축 설계는 문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건축가 승효상씨가 전체 콘셉트부터 세부 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통도사와는 차로 7분(3.5㎞), 통도사IC와 10분(5.5㎞),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과는 50분(57㎞) 정도의 거리에 있다.
양산시는 통도환타지아 입구서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지산리 사거리까지 길이 1㎞ 도로를 확장한다. 윤일선 기자
사저가 들어서는 마을 주변에는 기반시설이 대폭 확충될 예정이다. 양산시는 사저로 인해 예상되는 교통체증 등에 대비해 도로와 주차장 등을 확보하기로 했다. 우선 통도환타지아 입구에서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지산리 사거리까지 길이 1㎞를 너비 12m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길 끝 지점에서 지산마을 만남의 광장(통도사 지산초소)까지는 길이 1.2㎞ 너비 13m 왕복 2차로 도시계획도로 정비와 함께 도로 한쪽에는 인도를 설치 한다.
문 대통령 사저 인근에 130대 규모의 주차장을 신설하고, 통도환타지아 내부 세 곳에 23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도록 한다. 평산·지산마을 등 지산리 일대 4개 마을의 안길을 확장하고, 주거환경 개선사업도 진행한다. 지산리 길목에 있는 신평 일대에는 1000여억원을 투입해 도시 재생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문 대통령 양산 사저 일대에 2.5㎞ 구간의 둘레길을 조성해 도보·체류 관광 자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30~50억원 규모의 ‘통도사 일원 가로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용역에 들어갔다.
양산시는 평산·지산마을 등 지산리 일대 4개 마을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일선 기자
사저 인근 주민들은 문 대통령이 퇴임과 함께 이웃이 된다는 사실에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타냈다.
한 주민은 “옆집에 살아도 이웃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경호 인력이 상주한다고 하니 치안만큼은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등산로와 도로가 재정비되고 주차장이 들어선다고 하니 부동산 가격이 조금 오르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했다.
또다른 주민은 “벌써 승합차를 타고 와 사저가 어디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문 대통령이 내려오면 조용하던 동네가 시끄러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양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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