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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 혹고니, 겨울철 이동경로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운오리새끼’ 혹고니, 겨울철 이동경로 처음으로 확인됐다

등록 :2022-02-06 11:59수정 :2022-02-06 12:14

김민제 기자 사진
멸종위기 1급 희귀 겨울철새 혹고니
몽골 동부서 두만강 지나 충남 보령 일대로
월동 위해 최소 2691㎞ 이동 확인
가락지를 착용한 혹고니의 모습. 흰 몸체에 주황색 부리, 눈 앞 부분의 검은색 혹이 특징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조류인 혹고니가 월동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경로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혹고니는 번식지인 몽골을 떠나 두만강을 거쳐 충남 보령 일대까지 2700㎞ 가까이 날았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6일 “혹고니가 월동을 위해 번식지인 몽골을 떠나 국내로 도래해 월동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난해 10월15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최소 2691㎞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찾는 혹고니의 이동 경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혹고니는 국내에서는 30여 마리가 월동하는 등 쉽게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겨울철새로, 안데르센 동화 ‘미운오리새끼’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철새연구센터 연구진은 위치추적발신기가 부착된 혹고니를 통해 이러한 이동 경로를 밝혀냈다. 이 혹고니는 번식지이던 몽골 동부 ‘부이어 호수’ 인근에 머물다가 지난해 10월15일 이곳을 떠났다. 다음 날인 10월16일 북한 두만강 하류 인근인 ‘동번포’에 도착했고 10월20일께 강릉으로 내려왔다. 이후 동해안 일대를 오르내리며 머물다가 12월4일 서해안 일대의 인천 영종도로 이동했고, 황해도 해안, 안산 시화호, 당진 삽교호를 거쳤다. 이후 충남 보령 일대까지 이동해 현재도 이곳 인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혹고니의 이동 경로.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한편, 혹고니의 이동 경로는 몽골 연구진과의 협력 작업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7년부터 몽골야생동물과학보전센터와 연구 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7월14일 몽골 연구진이 혹고니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했다고 한다. 몽골은 혹고니를 비롯해 큰고니, 독수리 등 한국에서 월동하는 다양한 겨울철새의 번식지로,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특히 높은 국가라고 국립생물자원관 쪽은 설명했다.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멸종위기종인 혹고니가 몽골 번식지에서 국내 월동지까지 이동한 현황이 처음으로 파악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학술적 성과가 크다”며 “이동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다른 철새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