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뇌물' 등 일주일 내내 '윤석열 물어뜯기'… 명불허전 YTN '뉴있저'"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모니터링 결과, YTN '뉴있저' 편파방송 여전'명절선물' 과잉보도, '尹 비판' 총력…국민감시단 "객관성·공정성 결여"
조광형 기자
입력 2022-02-04 10:28 | 수정 2022-02-04 10:41▲ 지난달 25일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의 '명절선물 목록'을 공개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YTN '뉴스가 있는 저녁'. ⓒYTN 방송 화면 캡처
지난해 말부터 5개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국민감시단'은 지난 1일 발표한 '제9차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YTN '뉴있저'는 일단 진행자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출연자를 편향적으로 선정하는 것도 문제"라며 "이 프로그램은 거의 일주일 내내 야당과 야당후보, 야당후보 가족 관련 부정적 이슈를 집중 보도해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 편향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평론가 대담' 54분 중 40분 동안 '윤석열 부정적 이슈' 다뤄
국민감시단은 "'뉴있저'는 지난달 24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아내인 김건희 씨와 알고 지낸다는 건진법사에 대한 추적보도를 방송했는데, 이는 '윤 후보 장모의 부동산 투기 의혹 보도(1월 11일)'와 '김건희 씨의 수원대 겸임교수 임용 의혹 보도(1월 17일)'에 이어 또다시 윤 후보에게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엿보인 보도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정적 이슈인 △성남FC 후원금 수사 △대장동 배후 의혹 △형수 욕설 △이 후보 아들의 군 특혜 입원, 불법도박, 성매매설 등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한 차례의 추적보도도 하지 않았다"며 "뉴있저의 편파성이 매우 심각했다"고 국민감시단은 지적했다.
국민감시단은 '뉴있저'가 지난달 25일 윤 후보가 곶감 등 '명절 선물'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마치 엄청난 뇌물을 받은 것처럼 과장 보도한 점도 문제삼았다.
국민감시단은 "이날 '뉴있저'는 윤 후보가 삼부토건 조남옥 회장으로부터 17차례 곶감, 밤, 메론, 망고, 정육 등의 선물을 받았다고 전했으나, 이는 지난해 7월 21일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등에서 이미 보도한 내용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며 "과일·고기 등의 명절 선물은 대통령도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보내는 것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과잉 보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국민감시단에 따르면 '뉴있저'는 같은 날 대선정국과 관련해 리포트와 이슈 대담, 평론가 대담으로 총 54분을 편성했는데, 윤 후보에게 불리한 이슈는 40분가량 집중 배열하고, 이 후보에게 불리한 이슈는 해명을 듣는 식으로 사실상 이 후보에게 유리한 방송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열린공감TV 기자가 출연한 지난달 26일 '뉴있저' 방송도 '여권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뉴있저'에 출연한 열린공감TV의 강진구 기자는 김건희 씨 녹취물 내용으로 변상욱 앵커와 대담하면서 확실한 근거도 없이 "김씨가 살고 있는 아크로비스타 306호의 전세금 7억원을 삼성에서 지원해 줬고, 이는 당시 윤석열 중수2과장을 보고 지원해 준 것으로 추론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해당 녹취에서 김건희 씨가 "와서 확인해보면 금방 끝난다. 삼성에서 보도자료를 냈다. 그런 건 하나도 안 믿고 말이야"라고 말한 대목을 소개한 국민감시단은 "강 기자나 변 앵커가 유력 대통령 후보자 부인에 대해 불법 문제를 제기하려면, 적어도 김씨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했어야 했으나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 명확한 근거도 없이 불법으로 추정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편파방송 사례를 다수 거론한 국민감시단은 "지난달 23~29일 한 주간 '뉴있저'는 선거방송심의 4조 정치적 중립성, 5조 공정성, 6조 형평성, 8조 객관성, 10조 시사프로그램-형평성 유지, 17조 출처명시(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해서는 안 된다)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여권에 불리한 뉴스 누락… '이재명 욕설파일'도 외면
국민감시단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뉴있저' 외에도 다수의 공영방송 뉴스·시사프로그램에서 편파방송 사례가 포착됐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3일 이 후보 동정 리포트에서 '전국 311만 호 주택 공급' 공약을 세세히 설명했으나, 현재 서울의 총 주택 수가 350만 호인데, 무려 311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상식적인 의문은 제기하지 않았다.
반면 윤 후보의 공약을 소개할 때엔 곧바로 홍준표 의원과의 갈등 등 윤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들을 추가 보도해 사실상 공약의 의미와 효과를 반감시켰다.
또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6~28일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회 카페 수익금을 빼돌리고 △국가유공자 자녀들에게 지급해야할 장학금으로 안마시술소를 갔으며 △개인 양복를 구입해 보훈처가 감사에 나섰다는 폭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은커녕 인터넷에도 관련 보도를 올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뉴스데스크는 이 후보의 아들이 군복무 중이던 2014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두 달간 입원했는데, 입원명령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권력형 특혜와 불법행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KBS '뉴스9'는 지난달 24일 △성남시, 두산 등 개발부지 용적률-기부체납 특혜 △조해주 사퇴 관련 국민의힘 논평(선관위 중립성 관련) △국민의힘, 김건희 사과 및 이재명 형수 욕설 공평 보도 요구 △문재인 정부, 건강보험 개인정보 211만건 열람 △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취소 등 여권과 여당 대통령 후보에게 불리한 뉴스는 모두 누락했다.
반면,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재소환 소식은 헤드라인으로 예고한 뒤, 비중 있게 보도했다.
'뉴스9'는 지난달 27일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징역 2년 확정' 소식과 '은수미 성남시장 비리 혐의 관련 경찰관 징역 8년' 소식 등 여권과 여당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를 뉴스 끝 부분에 배치해 보도했다. 이에 각 지역 방송국이 통상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뉴스가 배치되는 뒷부분을 삭제하고 자체 지역뉴스를 내보내, 지역 거주자는 해당 뉴스를 볼 수 없었다는 게 국민감시단의 분석이다.
"진보층이면 판결이 다 잘못됐다고 보면 된다"… 편향성 드러내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지난달 25일 김건희 씨 녹취록과 무속 논란을 언급하면서 이 후보의 욕설 녹취록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사적 녹취록 보도의 적절성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후보 부인으로 거론되는 혜경궁 김씨 수사는 왜 안 하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진행자 주진우는 "어떤 부분을 수사해야 하느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등 편향적 태도를 보였다.
이어 현재 수사 중인 김건희 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도이치모터스 건에 대해서는 일부 편향적 언론인이 제기하는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편향적 청취자 의견을 그대로 인용했다.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의 진행자 이동형과 한 출연자는 지난달 27일 김학의 전 차관의 논란과 여러 판결에 대해 "진보층이면 판결이 다 잘못됐다고 보면 된다"며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판결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여권에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드러냈다.
같은 날 이동형은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 부정적인 주관적 편견을 드러낸 반면,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쇄신안"이라며 긍정적으로 묘사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은 지난달 27일 인터뷰 첫 시작에 "전례가 없는 대선이다. 윤 후보가 단기간에 정치 경력 하나 없이 대선후보가 된 것부터도"라고 짚으며 윤 후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반면 대장동 게이트, 형수 욕설 등으로 이 후보의 자질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인터뷰의 2/3가량을 윤 후보의 무속 논란에 집중한 김어준은 이후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의 조폭 논란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자, 여기까지 하시고"라고 제지하며 김 전 의원의 말을 끊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출범한 국민감시단에는 ▲KBS직원연대 ▲MBC노동조합 ▲바른언론인모임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주)선진복지사회연구회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NGO연대 ▲한국도농상생연합회 등 총 22개 단체가 참여해 활동 중이다.
조광형 기자 these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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