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한국'에 반기 들었다…40억 대박 일군 자퇴남의 일침
언제부턴가 식당을 예약할 때면 전화 대신 인터넷에 ‘예약’ 버튼이 있는지 찾게 됐다. 영업시간이 아니어도, 직원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예약 가능한 일시를 확인할 수 있고 취소나 변경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 IT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제도권 교육을 탈피한 최 대표는 스무살에 창업해 인공지능 기반의 예약관리 솔루션을 개발했다. 김성룡 기자
생활 속 ‘작지만 큰 혁신’을 가져온 주인공은 26세의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다. 자사의 예약관리 솔루션을 네이버·카카오·이동통신사와 연동시켜 인터넷 검색으로 식당을 예약하거나 전화를 걸면 실시간으로 예약 상황이 반영되도록 했다.
지난 2015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테이블매니저는 현재 2200여개 식당이 사용하는 온라인 식당 예약관리 솔루션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네이버와 카카오, 벤처캐피털 등에서 유치한 투자금만 60억원. 최근엔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동통신사 KT의 'AI보이스봇' 광고. 인공지능이 사람이 없어도 자동으로 전화를 받아 예약 절차를 마친다. 사진 광고 영상 캡처
“오잉 귀신인가? 아무도 없는데 누구지?” 배우 윤여정과 앨런킴이 목소리 출연한 KT 광고 속 전화받는 인공지능(AI)이 테이블매니저의 시스템이다.
아직 20대 청년이지만 그가 지나온 길은 범상치 않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하고 대학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사회가 정한 ‘모범 코스’를 과감히 깨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젊은 기업가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만나봤다.
최훈민 대표의 고교자퇴와 맞물린 2011~2012년 교육계엔 유난히 슬픈 소식이 많았다. 한국 최고의 이공계 수재라는 카이스트 대학생들이 과도한 학업경쟁 스트레스 등으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잇달았고 중·고등학생들조차 ‘이 나라 입시경쟁이 싫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최 대표는 교육부가 있는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죽음의 입시경쟁교육을 중단해주세요’라는 피켓을 목에 걸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사진 최훈민 SNS
그는 획일적인 입시 교육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안학교를 만들어 2년 동안 IT 공부에 매진한 뒤 졸업해 바로 창업했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 대안학교까지 세웠는데 IT도 결국 세상을 더 편리하게 바꾸는 분야라서 통화는 면이 있어요.”
실제 테이블매니저는 식당 예약문화를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외식업계는 아직도 손으로 예약 관련 업무를 하는 곳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최 대표는 발로 뛰며 ‘디지털 예약’을 전파했다.
테이블매니저 최훈민 대표가 서울 성동구 테이블매니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최 대표는 지난해 ‘인공지능(AI) 판매 수요예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식당에 예약이 얼마나 찰지 일주일 전에 미리 알려주는 솔루션인데,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외식 업체들에 큰 도움이 됐다. 수요예측 프로그램을 식당에 실제 적용한 건 국내 최초다.
대구광역시 한 일식집의 예약 건수를 테이블매니저 ‘인공지능(AI) 판매 수요예측 프로그램’이 예측한 그래프. 실제 예약 건수와 일주일 전 예측치가 94% 일치한다. 사진 테이블매니저
일례로 테이블매니저는 예약할 경우에 해당 식당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예약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예약 수요를 예측해 어떤 요일에 빈자리가 10개 정도 생길 것 같으면 10팀의 예약 상품권을 받고 다 모이면 마감하는 식으로 수요에 따라 가격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현재 300여개 매장이 예약 상품권을 사용하고 있는데, 수요와 연계한 마케팅 덕에 단기간에 수익을 크게 늘린 식당이 많다.
온라인 예약 관리 수요가 늘면서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5배 증가한 30억~40억원 대를 바라보고 있다. 최 대표는 “인터넷 예약이 확산하는 만큼 모든 식당이 쉽고 편하게 디지털로 예약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게 목표”라며 “조만간 의료·레저·공공분야 등으로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도 사업이지만 최 대표의 또 다른 관심사는 청년세대의 미래다. 직접 ‘살길’을 찾아 제도권 교육을 박차고 나온 만큼 또래 집단에 대한 공감도 남다르다.
'자유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밤 그놈 덮치면 4만명 죽는다…日 "문앞 스키복 두세요" (0) | 2021.12.22 |
---|---|
[윤석열 인터뷰] “영부인이란 말 안썼으면… 아내, 선거중 등판계획 처음부터 없었다” (0) | 2021.12.22 |
[만물상] 박근혜의 ‘옥중 5년’ (0) | 2021.12.20 |
다 된 K-9에 숟가락 文… 레드백 수출도 성사될까 (0) | 2021.12.18 |
"터널끝" "짧고 굵게" "후퇴 없다"…빈말된 文의 '장밋빛 전망' (0) | 2021.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