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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코로나 국경봉쇄로 쌀값 두배… 식품값은 수십배 올랐다”

“北, 코로나 국경봉쇄로 쌀값 두배… 식품값은 수십배 올랐다”

코로나 전과 비교해 쌀값 배 이상 상승… 식용유·설탕·조미료는 수십 배 가격 상승“과거 한 가구 한 달 생활비 100달러면 충분했지만 지금은 300~400달러 이상 들어”“탈북민이 북한의 가족에게 송금할 때 브로커에 주는 수수료도 송금액의 50%로 올라”

 

전경웅 기자
입력 2021-12-17 13:25 | 수정 2021-12-17 15:12

▲ 북한 장마당. 최근 북한 장마당 식료품 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초 코로나 대유행을 이유로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뒤 북한 생필품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탈북민 출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탈북민들이 북한의 가족들에게 송금할 때 브로커에게 주는 수수료도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쌀값은 2배 이상, 식품은 수십 배 가격 상승”

방송은 탈북민 출신 북한농업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의 사례를 전했다. 조충희 소장은 “과거에는 100달러를 북한 가족들에게 보내면 한 달 동안 풍족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코로나 대유행 이후로는 사정이 달라졌다”며 최근 북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 전에는 쌀 100kg을 사는데 50달러(약 5만9000원)면 충분했다. 하지만 현재는 100달러(약 11만8500원)가 필요하다. 식용류와 설탕, 맛내기(조미료) 등의 가격도 과거에 비해 수십 배가 올랐다. 때문에 코로나 이전 생활비로 월 100달러를 쓸 때처럼 생활하려면 지금은 300~400달러(약 35만5500~47만4100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충희 소장은 “이런 물가 상승 때문에 코로나 이전에는 북한의 두 동생에게 연간 1000달러(약 118만5000원)을 보냈는데 지금은 연간 2000달러(약 237만원)을 보내주고 있다”며 “제 부담이 커졌지만 북한에 있는 가족들 입장에서는 돈 가치가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경봉쇄 이후 북한 내 외화 가치, 2019년 말 대비 절반까지 떨어져

때문에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는 쌀 대신 가격이 싼 옥수수가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조 소장은 설명했다. 1kg에 북한 돈 4000원하는 쌀을 사는 것보다 같은 무게에 2000원하는 옥수수를 먹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북한 주민들이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옥수수 인기가 높아지자 이마저 가격이 불안정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방송은 북한 내부적으로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등 외환 가치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장마당에서 1달러(약 1185원)는 북한 돈 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9년 말 1달러 당 8000~9000원이던 것과 비교된다.

탈북민이 북한 가족에 송금할 때 브로커에게 주는 수수료도 크게 올라

탈북민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할 때 이를 전달해주는 브로커의 수수료도 크게 올랐다고 한다. “김정은의 지시로 중국 국경에서 외부와 통신 또는 돈 거래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면서 송금브로커들이 수수료를 올려서 받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탈북자동지회 서재평 사무국장은 “북한 보위부와 안전부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송금브로커 소탕을 해서 브로커 대다수가 잡혀 들어갔다”며 “한때 보위부 구류장(유치장)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브로커들을 잡아들였다”고 전했다. 때문에 코로나 이전까지는 송금액의 30% 정도였던 브로커의 중개수수료가 지금은 40~50%까지 올랐다고 서재평 사무국장은 말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가족들에게 송금을 해도 과거와 달리 돈을 받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려워졌다고 한다. 서 사무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는 탈북민이 브로커를 통해 북한의 가족에게 돈을 보내면, 가족 중 한 사람이 중국 국경까지 와서 휴대전화로 송금 여부를 확인해 줬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지난해부터 코로나를 이유로 주민들의 이동을 강력히 통제하면서 이제는 송금여부 확인을 할 수가 없게 돼 브로커를 믿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경웅 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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