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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행

바닷속 6.9㎞ 달린다...11년만에 완공된 보령해저터널 가보니 [영상]

바닷속 6.9㎞ 달린다...11년만에 완공된 보령해저터널 가보니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1.11.16 05:00

업데이트 2021.11.16 11:46

보령해저터널, 착공 11년만에 완공 

 

15일 오전 10시30분 보령시 신흑동 보령해저터널. 상·하행선 각각 2차로 분리된 터널은 경사가 4~5도로 완만했다. 터널 안은 서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공사 관계자는 “바닷속 깊은 곳이라 사계절 내내 18~19도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터널 중간 가장 깊은 곳은 해수면에서 80m 정도 됐다.

보령해저터널이 다음달 1일 개통된다. [사진 충남도]

바다 밑을 통과하는 터널로는 가장 긴 보령해저터널 진입구는 일반 도로에 만든 터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오렌지빛 조명과 타일을 붙은 터널 외벽도 바다 분위기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터널을 빠져나와 안면도 영목항에 도착하자 사방에 서해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배를 타고 90분 정도 걸리던 거리를 자동차로 10분 만에 달리니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차와 사람 대피 공간 총 30여곳

해저터널에는 비상시 사람과 차가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었다. 사람 대피 공간은 220m 간격으로 21개, 차량 공간은 660m 간격으로 10개다. 또 안전사고에 대비해 옥내소화전 301개(50m 간격)와 CCTV 92개(150m 간격) 등이 설치돼 있다.

15일 오전 보령해저터널 입구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 둘째)와 김동일 보령시장(오른쪽)이 브리핑을 듣고 있다. 김방현 기자

보령해저터널은 국도 77호선 태안-보령 연결도로(총 14.4㎞)의 중간에 자리 잡고 있다. 1공구인 대천항~원산도 사이 6.9㎞는 다리 대신 터널로 건설했다. 2공구인 원산도에서 태안군 영목항까지 1.8㎞ 구간은 다리를 놓았다. 이 다리(원산안면대교)는 2019년 12월 개통했다. 나머지 5.4㎞는 도로와 연결된 구간이다.

보령해저터널. [사진 충남도]

해저터널은 2010년 11월 공사를 시작한 지 11년 만에 완공을 눈앞에 뒀다. 충남도와 보령시 등에 따르면 오는 30일 해저터널 개통식을 한 후 다음 달 1일부터 정식 개통한다. 터널 제한속도는 시속 7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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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대천항과 원산도를 연결하는 구간은 해상교량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6~7㎞에 달하는 다리를 건설하려면 수십 개의 교각이 있어야해 천수만 바다 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이 컸다. 보령화력·신보령화력발전소에 연료(석탄)를 공급해야 할 대형 화물선이 지나기 위해선 다리를 높게 설치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결국 해상교량 대신 터널 건설로 계획이 변경됐다.

공사에 투입된 장비는 하루 평균 50대, 인력은 200명 정도다. 착공 후 현재까지 4100일 정도(11년)을 공사해왔다. 장비 20만대와 연인원 80만명가량이 투입된 셈이다.

국내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 

보령해저터널 입구. [사진 충남도]

보령해저터널은 차량용 터널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이 된다. 일본 도쿄 아쿠아라인(9.5㎞)이 세계에서 가장 긴 차량용 해저터널이고 두 번째가 노르웨이 봄나피오르(7.9㎞) 해저터널이다. 길이만 보면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해협을 관통하는 유로터널이 가장 길다. 총연장 50.4㎞로 해저터널 구간만 38㎞로 차량이 아닌 열차가 다닌다.

터널이 개통되면 태안 안면도 최남단인 영목항과 보령 대천항 간 이동 거리가 현행 95㎞(90분)에서 14㎞(10분)로 크게 단축된다. 그동안 대천항으로 나가려면 여객선이나 어선을 타고 나가야 했던 원산도 주민들의 정주 여건도 크게 좋아진다.

보령해저터널 12월 1일 개통.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김동일 보령시장은 “태안 안면도와 보령 대천해수욕장을 연결하는 서해안 관광벨트가 구축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하고 섬 주민 정주 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몰려드는 관광객을 위해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 설치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국도77호선 원산안면대교. 보령해저터널을 나와 원산도를 통과하면 이 다리를 만난다. 중앙포토

원산도~삽시도 3.9㎞구간 해상 케이블카 설치

충남도와 보령시는 보령해저터널 개통을 계기로 서해안 신관광벨트 조성 등 61개 사업에 8조4579억원 투입을 골자로 한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원산도 보령해저터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저터널 개통을 계기로 서해안 신관광벨트 조성과 해양레저산업을 육성해 2025년에는 연간 관광객 40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해저터널 위치도.

이와 관련, 보령시는 원산도에서 삽시도까지 3.9㎞구간에 해양관광케이블카를 설치할 계획이다. 민간 자본 1000억원을 유치해 2025년까지 완공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원산도에는 복합마리나항과 해양레포츠 체험장 등을 만들고, 원산도에서 고대도까지 1.9㎞ 구간에는 구름다리도 건설한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원산도를 중심으로 고대도·삽시도·장고도·효자도 등 주변 섬을 해양레저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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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김방현 기자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