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 이야기

“내것 네것 없는 세상, 곧 옵니다” 홍라희 선물에 스님도 놀랐다

“내것 네것 없는 세상, 곧 옵니다” 홍라희 선물에 스님도 놀랐다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1.05 11:0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지난 1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를 방문한 모습.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해인사 방문 당시 ‘디지털 반야심경’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을 초고화질로 촬영한 뒤 디지털로 제작한 책자다. 이번 선물은 지난해 12월 고 이건희 회장의 49재를 봉행해 준 데 대한 감사 차원으로 전해진다.

5일 재계와 불교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은 지난 1일 경남 합천 해인사를 찾아 방장 스님에게 이 선물을 건넸다. 원본은 국가에서 지정한 보물로, 추사의 정교한 글씨체가 두드러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디지털 반야심경은 기존 책자와 거의 흡사해 해인사 관계자들도 놀라워했다고 한다.

홍 전 관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활용한 전시를 얼마든지 꾸밀 수 있다”며 ‘메타버스’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상이나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같은 사회·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해인사를 방문한 이 부회장과 홍 전 원장. /뉴시스

그러면서 “이제 가상공간이 생기면 이렇게 꽂기만 해도 자기가 그 속에서 리움 컬렉션을 다 볼 수 있는 세상이 옵니다. 곧 옵니다”라며 “내 것 네 것이 없는 세상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리움미술관을 방문해야만 볼 수 있었던 추사의 반야심경 책자를, 메타버스 시대에서는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삼성문화재단은 리움미술관의 메타버스관 개관을 추진 중이다. 3차원 공간에 미술품을 전시해 놓고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활용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메타리움’(meta. LEEUM)이라는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이 지난 2일 오전 경남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경내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부회장과 홍 전 관장의 해인사 방문은 두 사람을 목격한 시민들의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공개됐다. 이 회장의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이튿날인 2일에는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