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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정부 경고대로 부동산 폭락해도…서울서 살아남을 곳은? [최원철의 미래집]

정부 경고대로 부동산 폭락해도…서울서 살아남을 곳은? [최원철의 미래집]

 

최원철 필진

입력 2021.08.09 13:58 수정 2021.08.09 15:20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교통망 개선, 인프라 확충 불구 집값 낮은 지역
금천구, 관악구, 구로구 등 눈 여겨 봐야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최근 정부나 한국은행에서 2~3년안에 부동산이 폭락할 염려가 있으니 영끌이나 빚투를 자제하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계속 내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안정되면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것이고 유동성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현재 추진중인 다양한 공급대책이 조금만 활성화되어도 과잉공급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요인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의 여러 상황도 부동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늦어도 2023년초에는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하는데, 너무 빠르게 인상이 되면 우리도 같이 올려야 합니다. 중국은 경기회복이 잘 되고 있었는데, 코로나 재확산은 물론 미국과의 무역전쟁 2라운드가 시작되어 증시상황도 안좋고 경제전반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같은 모든 상황들이 2~3년내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들입니다. 물론 이는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 상승이 줄어들다는 전제입니다. 하지만 재건축 이주수요 폭발이 계속 일어날 것 같고, 리모델링 이주수요까지 생겨 더욱 많은 전세가 필요하게 될 전망입니다. 최소한 내년까지 별다른 대책이 없다면 수요가 넘치다보니, 전세가격도 오를 것이고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체로 이렇게 상승하는 지역을 보면 8학군이 있는 강남이나 재건축 내집마련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는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입니다. 이런 곳은 당분간 더 빠른 속도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이미 안정되어 있어서 가격변동이 크지도 않고 빠르게 오르지도 않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부동산이 대폭락하는 경우라도 아직도 폭락한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들 중 이미 교통망이나 생활사회간접자본(SOC) 등이 잘 갖춰진 지역들입니다.
그렇다면 서울의 어느 지역이 이렇게 대폭락해도 멀쩡히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일단 교통망도 좋고 삶의 질도 좋은데 거의 안오르고 있는 지역은 금천구, 관악구, 구로구입니다. 금천구의 경우 최근 강남순환고속도로가 뚫렸습니다. 강남까지는 물론 KTX 광명역도 가깝고 주변에 이케아를 비롯해 대형마트가 즐비하게 있습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경기도 광명신도시보다도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절대적으로 낮은 집값이다보니 지금부터 개발돼도 대폭락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금천구 시흥동의 한 아파트 단지. /한경DB

관악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지하철 2호선으로 강남까지 아주 가깝고 강남순환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동서방향 연결도 좋아지고, 신림역이나 서울대입구역부근에는 다양한 생활 SOC를 갖추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살기에 아주 좋은데, 놀랄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이미 많이 개발이 되어 별다른 개발호재가 없는 것도 있지만, 은퇴자나 청년들이 살기에는 아주 적합한 장소입니다. 서울대학교 정문 옆에는 관악산 등산로 입구까지 있습니다.
구로구도 그동안 구로공단의 이미지때문에 계속 안올랐고, 이미 개발이 잘 되어진 곳들은 더이상 폭등할 염려도 없는 지역입니다. 학군이 안좋다는 인식이 있다보니 가격상승이 크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교통망은 신도림역을 중심으로 아주 좋은 편입니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로 강북접근성도 매우 좋아지고, 향후 재개발이 되더라도 구로공단의 이미지가 오래 남을 수 있어서 크게 오를 가능성이 없습니다.

 

고척동의 구로 영등포교도소가 이전한 자리에는 초대형 복합주거단지가 공공지원 민간임대형태로 개발되고 있고, 신도림역 주변 경인로변의 낡은 상가지역은 모두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특히 구로역 주변의 수많은 재개발 지역들이 빠른 속도로 개발중입니다. 대림역 주변은 중국분들이 모여산다는 이미지 때문에 한동안 개발이 안됐지만, 최근에는 구로 디지털 G밸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청년들을 위한 각종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크게 비싸지 않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많이 찾고 있습니다.
결국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금리인상이든 유동성 축소든 공급과잉이든 몇년내에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고 앞으로도 폭등할 가능성이 많지 않은 지역들은 폭락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2008년 경제금융위기때에도 이 지역들은 별로 조정을 안 받았습니다. 워낙 저렴하니까 그런 것입니다.
지금은 교통이나 생활SOC나 모든 생활여건이 아주 잘 갖춰진 지역으로 탈바꿈 했음에도 대규모 재개발이나 재건축 계획도 없고 이미 어느정도 개발이 되었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적습니다. 그렇다보니 은퇴하신 분들이나 1주택자로 내집마련을 꿈꾸시는 분들에게는 이주를 고려할 만한 지역들이 됐습니다.

 

서울에 집값이 비싸서 경기도로 이사를 가신다는 분들은 꼭 잘 찾아보세요. 서울에는 아직도 살만한 지역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지역들은 영끌이나 빚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폭락할 가능성은 더 없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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