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이야기

‘푹푹’ 찌는 폭염에 사람도 동물도 ‘헉헉’… 전국 피해 속출

‘푹푹’ 찌는 폭염에 사람도 동물도 ‘헉헉’… 전국 피해 속출

 

입력 : 2021-08-06 13:21:00 수정 : 2021-08-06 14:21:51

 

전국 온열질환자 1092명… 17명 사망
닭 38만여 마리 등 가축 41만여 마리 폐사
통영선 양식어류 89만 마리 폐사 신고

경남도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통영을 방문해 가두리 양식장을 찾아 고수온 주의보 대응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연일 지속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온열질환자가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늘었고 이 중 17명이 숨졌다. 닭·돼지 등 41만 마리가 넘는 가축과 양식어류 89만 마리가 폐사했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 농·축·수협 등은 폭염 피해 확산을 우려하며 현장을 점검하고 피해 예방을 주문하고 있으나, 열돔 현상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어 날이 갈수록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6일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여름 들어 전국에서 발생한 열탈진·열실신 등 온열질환자는 지난 5일 현재 109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온열질환자(440명)보다 652명(148%)이 늘어난 수준이다.

 

온열질환자는 60대 이상 고령자가 721명(66.0%)으로 가장 많았고 50대도 263명(24.1%)이나 됐다.

 

이 중 사망자는 17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이맘땐 폭염 일수가 2.3일에 그쳐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 폭염 일수는 9.3일, 열대야는 4.6일로 나타났다.

 

가축 폐사도 잇따라 닭 38만2300마리와 돼지 1만1200마리, 오리 2900마리 등 총 41만2000마리가 더위를 견디지 못해 폐사했다.

 

경남 전 해역에는 고수온이 이어지면서 양식어류 폐사가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에서는 지난 2일부터 가두리 양식장 12곳에서 양식어류 89만 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어류 폐사는 산양읍 6곳(48만 마리)과 욕지면 3곳(36만 마리), 도산면 3곳(5만 마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총 8억4900여만원 재산피해가 났다.

임준택(왼쪽) 수협중앙회장이 경남 통영시 산양읍 일대에 위치한 가두리 양식장을 찾아 고수온 주의보 대처 상황을 살피고 있다. 수협중앙회 제공

어종 별로는 고수온에 민감한 어린 조피볼락(우럭)이 82만 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말쥐치 5만 마리와 농어 2만 마리도 뜨거운 바닷물에 폐사했다.

 

통영시는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정확한 폐사 원인을 분석 중이지만, 지속하는 폭염으로 해수 온도가 29∼30도까지 치솟으면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 일대 해역에는 지난달 29일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졌고 지난 4일부터는 고수온 특보 최고 단계인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양식어류 폐사는 통영시 이외에도 고성군, 거제시 등에서도 수 천 마리씩 발생하고 있다.

 

경남 지역 어류 양식장에 입식 된 어류는 총 2억3000여만 마리로, 이 중 절반이 넘는 1억4600만 마리가 통영에서 양식 중이다. 통영시는 고수온 대책본부를 꾸려 고수온 발생 상황 전파와 피해 예방 등에 나서고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경남도와 함께 취약해역 양식장을 중심으로 실시간 수온 정보를 제공하며 피해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도 비상이다. 전국 석류 생산량의 75% 차지하는 전남 고흥에서는 지난달 집중호우에 이은 폭염으로 열매 썩음병이 확산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피해는 석류 재배농가(217곳)의 80%를 넘어선 것으로 고흥군은 파악하고 있다.

 

이 지역 석류는 재배면적 85㏊에서 연간 200여t을 수확하고 있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수확량이 30∼4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고흥군은 석류 재배 피해 농가 상황을 점검하고 약제 지원을 위해 3400만원의 예산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까지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고 밤 최저기온도 25도 이상 이어지는 열대야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특히 폭염이 장기간 지속하는 만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주·통영·고흥=김동욱, 오성택, 한승하 기자 kdw763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