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른소리

[사설] 與 임대차법 강행 1년, 전셋값 상승률이 7배 됐다니

[사설] 與 임대차법 강행 1년, 전셋값 상승률이 7배 됐다니

조선일보

입력 2021.07.20 03:26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민주당이 새 임대차 3법을 강행 처리한 지 1년 사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이 16.7% 올랐다. 법 도입 직전 1년간 상승률 2.4%에 비해 상승 속도가 7배에 달한다. 정부 여당이 ‘2년+2년’ 계약 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을 담은 임대차법을 밀어붙였을 때 우려됐던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값은 6억1000만원을 돌파했다. 전용면적 60㎡(18평) 이하 소형 아파트 전셋값도 4억원을 넘어섰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체가 심각한 전세난을 겪고 있다. 전세 대란이란 말이 틀리지 않다.

전세 가격 폭등은 새 임대차법과 세금 폭탄에 대응하려는 집주인들의 실거주가 늘어난 데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까지 가속화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1년 새 전세 매물이 절반이나 줄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초반 소극적 주택 공급책으로 올해 새 아파트 입주 물량도 턱없이 부족해 하반기 전세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값 상승세 역시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집값이 고평가돼 있다” “2~3년 뒤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며 고점론을 펴고 있지만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올 들어 6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3.2% 올라 이미 작년 한 해 상승 폭(3.0%)을 능가했다. 강북 지역도 자고 나면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9억2000만원을 육박했다. 매매·전세가가 급등하자 월세를 찾는 사람이 늘어 월세 가격까지 덩달아 치솟고 있다. 문 정부의 20여 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 실패가 임기 내내 집값, 전셋값, 월세 모두를 연쇄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빚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권의 대선 주자들은 정부가 직접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거나 부동산 증세 등 토지 공개념을 강화하는 규제 공약만 내놓고 있다. 4년간 서울 집값을 86%나 폭등시킨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뻔히 알면서도 또 다시 부동산을 국민 편 가르기로 악용하는 부동산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이미 국민들에겐 ‘부동산 정치=집값 상승’이란 공식이 각인돼 있다. 규제 공약이 나오면 이를 집값 상승 신호로 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