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임금님이야!
1>
우연히 ‘대한늬우스’ 를 보다가 박정희 대통령이 신임 각료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장면을 보았고,
거기서 잊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박정희 시대에는 經世에 뛰어난 인물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2>.
당시 장관들 중에는 지금도 그 이름이 생생한 분들이 수두룩했다.
특히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은 더 그랬다.
장기영, 김학렬, 남덕우, 신현확... 경제부처 장관에 관한 한 박정희 대통령은 철저히 능력 위주로 발탁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 같이 대단한 능력을 발휘했다.
비서진에는 김원철, 김정렴 같은 뛰어난 經世家가 보필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용인술 중 하나는 장관에게 권한을 주어 일을 시켰다는 점이다.
3>.
이러한 전통은 全斗煥 대통령 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김준성, 서석준, 신병현, 김만제... 全 대통령은 경제는 아예 장관들에게 맡기고 지원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박정희의 경제 초석이 전두환 8년에도 그대로 지속되었고, 그것이 한국의 양자도약의 핵심 요인이 되었다.
그 후로는 그 관성으로 경제가 굴러 갔다.
그러다가 IMF환란으로 관성은 멈추고 경제는 퇴보하기 시작했다.
4>.
대통령의 인물 감별력과 장관들의 실력(能力)은 나라 발전과 직결된다.
지금은 그 두 가지가
모두 실종 상태다.
감별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요인은 정치 개입이다.
정치적 잣대로 인물을
고르는 것이다.
정치적 잣대 속에 능력은 중요하지 않다.
능력 없이 장관이 된 자는 충성 말고는 그 높은 자리에 붙어 있을 재간이 없다.
뭐 아는 게 없으니 대통령 앞에서 할 말도 제대로 못한다.
"바보들의 행진" 이 따로 없다.
5>.
經世는 實事求是 정신에서 나온다.
임란 터지고 나서 2년 후 서애 류성룡은 軍役 대상이 아니었던 양반과 노비도 군인이 되어 싸우게 하는 속오군(束伍軍)을 창설했다.
과거 같으면 양반이 군인이 되어 싸우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노비는 양반 개인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군역, 세금이 면제되었다.
서애의 實事求是 정신 앞에 강고했던 200년 전통이 깨진 것이다.
속오군은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나름 전과를 올리기도 했으나 임란 종료 후 '서애'가 퇴진하자 원 위치 되고 말았고 조선은 다시 形而上學 국가로 되돌아갔다.
6>.
經世는 형이상학이 아니다.
백성들의 안위와 먹고 사는 문제, 즉 安民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세야말로 대통령과 장관, 공무원들이 다루어야 하는 일의 핵심이다.
민주화는 그 순서가 경세 다음이다.
민주화가 판을 치면 경세가 여지없이 흔들리는 것을 나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철저한 실사구시가 경세의 원동력임은 백 번 말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7>.
장관들의 經世 능력은
언제 부턴가 멈추어 서 버렸다.
그 시기가 어느 대통령 때부터인가가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민주화 이후인 것 만은 분명하다. (오해 마시라. 민주화와 관련이 있다고 단정하는 말은 아니다.)
특히 經世의 핵심 부처인 경제장관마저도 상당부분 정치적 인사가 잇따랐고, 그러다보니 장관들이 대통령에게 제대로 할 말을 못하고 소신있게 일을 하지도 못한지가 어언 20년이 넘었다.
게다가 대통령은 만기 친람(萬機 親覽: 임금이 온갖 政事를 친히 보살피다)을 통해 장관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부처 간부 인사는 물론 특정 정책마저도 청와대의 OK 신호가 없으면 장관 마음대로 못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장관이 제 일을 제 소신대로 할 수 있겠는가?.
결국은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8>.
한 가지 부연(敷衍: 덧붙여 알기 쉽게 자세히 설명을 늘어놓다) 하자면
박정희 시대에는 구인회, 이병철, 정주영, 김우중, 박태준, 신격호, 최종건, 조홍제 같은 불세출의 기업인들이 대거 나타났다.
인물들의 러시 시대가 한국에도 있었다는 얘기다.
잘 알다시피 미국의 경우 건국 20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인물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도저히 미국을 앞지르지 못하는 이유다.
지금의 한국은 어떤가?
9>.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분야에도 인물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거의 사라지고 안 보인다.
방탄소년단 같은 아이돌 그룹이 유일하다.
文 정부의 장관들은 존재감이 아예 없다.
모(某) 부총리 같은 경우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늘 독을 잔뜩 품은 얼굴로 나타나는 두 장관은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 중이고~^.
한 나라의 흥망은 인물의 흥망과 함께 한다는 것은 가설이 아니라 사실이다.
10>.
대한민국에는 정녕 인물이 없는 걸까?
임진왜란 발발 전 상황은 좋은 사례다.
임란 몇 년 전에 인물 같은 인물은 하나같이 사라지고 한 동안 인물 공백이 생겼다.
임란 발발을 예지하고는 방비할 것을 주장했던 토정과 10만 양병설을 주장했던 율곡도 사라지고 없었다.
서애, 이순신, 권율은 그나마 남아 나라를 보전할 수 있었다.
한일 합병 당시에는 인물이 아예 다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처럼~^.
11>.
인물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어느 시대이든 나라를 떠받쳐 버틸만한 인물은 있는 법이다.
쓰이고 안 쓰이고의 차이 밖에 없다.
賢君이 나타나면 그런 인물들이 세상으로 나온다.
인물은 자신을 써 주는 賢君에게 충성하기 때문이다.
昏君(혼군: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이 나타나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면 인물들은 다 숨어버린다.
그러다 보니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인간들이 판을 친다.
인물 제대로 쓰고 안 쓰고는 전혀 임금의 책임이다.
12>.
인물 제대로 쓰려면 임금에게 인물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나라를 떠받칠 동량인지를 알아 볼 정도로 임금 자신이 賢君 이어야 한다.
昏君은 아무리 청해도 인물은 숨는다.
그런 나라에 희망이 있을 리 없고 밝은 미래가 있을 리 없다.
※ 부산의 현사(賢士) 김효영님의 글입니다.
# 文 대통령이 읽어보든지,
아니면 총리라도 꼭 읽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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