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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5.8억→6.9억…수도권 아파트값 9개월만에 1억 넘게 뛰어

5.8억→6.9억…수도권 아파트값 9개월만에 1억 넘게 뛰어

거래절벽에도 서울 11.2억
1년전 보다 2억 이상 올라
같은 기간 경기 1.2억 인천 4235만원↑
수도권 전셋값도 4.2억 돌파

    • 조성신 기자
    • 입력 : 2021.05.31 11:14:54   수정 : 2021.05.31 11:16:40 0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 = 한주형 기자]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9개월 만에 1억원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은 4억원을 돌파했다.

31일 KB국민은행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6억9652만원이다. 이는 지난달(6억8676만원)보다 976만원 오른 수치로, 해당 통계 발표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가다.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2016년 10월 4억471만원으로 처음 4억원을 돌파한 뒤 2018년 11월 5억124만원, 작년 8월 5억8943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져 이달 6억9652억원으로, 7억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작년 8월 이후 9개월 만에 1억원(1억709만원) 넘게 뛴 셈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값은 좀처럼 내리지 않고 계속 불안한 모습이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은 이달 역대 최고가인 11억2375만원으로 1년 전(9억1530만원)보다 2억원 넘게 상승했다.

정부의 다중 규제와 집값 급등 피로감에 올해 들어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값이 크게 뛰면서 비강남권 집값 상승을 자극하고,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값이 서울 수준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서울 집값을 더 밀어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3㎡당 1억원 수준까지 오른 강남 아파트가 나온 것을 보면서 비강남 지역의 집값이 아직은 저렴하다고 느끼는 착시현상이 있고, 경기 인천의 일부 아파트값이 서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그래도 서울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있어 거래절벽에도 가격이 내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경기(이달 5억1987만원)와 인천(2억8147만원)은 각각 1억2770만원, 4235만원 올랐다.

올해 들어 경기와 인천 아파트값은 급등했다. 올해 1∼4월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경기가 5.81%, 인천이 6.24%으로 같은 기간 서울(1.60%) 큰 차이를 보였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통 호재 등이 수요층을 유인하는 것도 있지만, 너무 오른 서울을 피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으로 밀려나는 실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한다. 대출이 막힌 서울을 피해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에 서울 전셋값이 너무 올라 차라리 수도권에 집을 사는 경향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도 올해 들어 2000만원 이상 상승



 

서울 잠실에 위치한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 = 박형기 기자]

전셋값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해 1월 처음 4억원을 돌파한 뒤 계속 올라 지난달 4억1698만원에서 이달 4억244만원으로 346만원 올랐다. 올해 상승액만 2000만원을 웃돈다. 다만 지난달에 436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이달 오름폭은 줄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145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억2795만원 상승했다. 서울 전셋값은 작년 11월 이후 지난 달까지 5개월 연속 상승폭이 둔해지다가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전환했다. 서울에서는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이 5억115만원으로 이달 처음 5억원을 넘어섰으며, 강남 지역(한강 이남 11개구)은 2월 7억원 돌파 이후 계속 상승해 이달 7억1415만원을 기록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값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음달 1일부터 '임대차 3법'의 세번째인 전월세 신고제가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보증금 6000만원 또는 월세 30만원을 넘는 전월세 계약은 30일 안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이 투명해지고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전월세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105.6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104.2)과 비교하면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 지수가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전세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작년 말 130까지 올랐던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최근까지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였지만 다음달 1일을 앞두고 반등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28일 기준 2만1519개였다. 2개월 전(2만3642개)과 비교하면 8.9%(2123개) 줄었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4437만원으로 1년 전보다 8223만원 올랐다. 인천은 1억913만원으로 같은 기간 2559만원 상승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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