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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랭킹쇼] 툭하면 나오는 단골 막말싸움, ‘당신!` `어린 것이!`

[랭킹쇼] 툭하면 나오는 단골 막말싸움, ‘당신!` `어린 것이!`

[레이더P] 왜 반복되나

  • 이석희 기자
  • 입력 : 2021-05-18 15:33:51   수정 : 2021-05-18 15:47:49
  • 지난 13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이에 발생한 '당신' 충돌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 확대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사실관계가 설명을 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류 의원과 문 의원은 고성을 주고받았다. ‘당신'이란 표현을 오해한 것이다, "야! 감히"란 말이 문제다 등 공방이 오갔다. 정의당은 문 의원이 나이가 어린 류 의원을 향해 '반말 꼰대질'을 했다고, 민주당은 '사과해야 할 건 금도를 넘은 정의당'이라고 맞섰다.

    국회의원들의 반말·막말 다툼은 언제부턴가 반복되고 있다. 20대 국회에선 한 의원이 다른 의원을 'X신'이라고 부르는 일도 있었다. 21대 국회에서도 반말과 막말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말이면 임기 2년 차로 접어드는 가운데 그동안 벌어졌던 막말 논란을 정리해봤다.




    1. "어린 것이 말이야" "동네 양아치들이 하는 짓"


    이미지 확대지난해 8월 20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선 '양아치' '나가' 등의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이 소위 절차를 건너뛰고 부동산 3법을 처리한 데에 대해 사과나 유감 표시가 없는 것을 두고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염치가 없다'고 비판하자,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나"라며 "말조심해"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김태흠 의원도 언성을 높이며 "뭘 말조심해 이 사람아! 당신이 진짜 뻔뻔한 사람이야"라고 받아쳤고, 김경협 의원은 "입 있다고 아무 얘기나 다 하는 게 아니라고"라고 맞섰다.

    이를 지켜보던 윤후덕 위원장이 "상호 간에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라며 말렸으나 두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김태흠 의원이 "말 그따위로 할래? 어린 것이 말이야"라고 외치자 김경협 의원은 "어디서 동네 양아치들이 하는 짓을 여기서 하려고 해!"라고 되받았다. 이에 김태흠 의원은 "저런 사람하고 같이 상임위를 하려니까 골치 아프다"고 했고 김경협 의원은 "그럼 나가!"라고 소리쳤다.

    사태가 벌어진 뒤 '어린 것'이라고 발언했던 김태흠 의원이 정작 김경협 의원보다 한 살 어리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며칠 뒤 열린 다음 회의에서 김태흠 의원은 "의원들과 국민께 폐를 끼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경협 의원은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2. "어디서 끼어들어" "어디다 삿대질이야"

    매일 많은 회의가 열리는 국정감사 시기엔 충돌이 잦아진다. 지난해 10월 2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송갑석 민주당 의원과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삿대질'을 두고 언쟁을 벌였다.

    송 의원이 김 의원의 월성 1호기 감사보고서 관련 질의에 문제 제기를 하자 김 의원은 "동료 의원 질의하는데 이게 뭡니까"라며 "이렇게 딴지 걸고 하는 게 상임위에서 할 예의입니까"라고 소리쳤다.

    이미지 확대이에 송 의원은 김 의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의사진행발언 내가 하고 있다니까! 어디서 끼어들고 있어!"라고 반말로 소리쳤다. 이에 김 의원도 "어디다 삿대질이야!"라며 "사람 치겠습니다. 사람 치겠어요"라고 맞받아쳤고 덩달아 양당 의원들이 고성을 쏟아냈다.

    결국 위원장이었던 이학영 의원이 감사 중지를 선포하며 소동이 중단됐고 재개 뒤 송 의원은 "질의 도중에 언성 높아진 점, 삿대질한 점은 분명히 잘못한 부분"이라며 "사과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송갑석 간사께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애를 많이 쓰신다"고 화답했다.




    3. "얻다 대고 당신이야" "나이도 어린 게"

    하루도 지나지 않아 23일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앞서 언급한 반말, 삿대질, 나이 시비를 넘어 욕설과 몸싸움을 포함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에게 발언 시간을 공평하게 부여해주지 않았다고 사과를 요구하면서였다.

    이 의원이 앞서서 많은 배려가 있었다며 "여태껏 시간을 더 쓴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세요"라고 반박하자 박 의원은 "뭘 줬어, 뭘? 당신이 중간에서 끊어놓고"라고 했다. 이에 이 의원은 "당신? 얻다 대고 당신이야 이 사람이!"라고 고함을 질렀고 박 의원은 "이 사람이 지금 어디다 대고, 나이도 어린 게"라고 맞섰다.

    이미지 확대감정이 격해졌고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이 주먹을 들면서 "확 쳐버릴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격앙된 이 의원이 "야"라고 소리치자 박 의원은 "이게 건방지게 나이도 어린 XX가"라고 했다. 주변 의원들이 만류하며 정회를 권했고 위원장인 이 의원은 정회를 선포하기 위해 의사봉을 세 번 강하게 내리친 뒤 이를 내팽개쳤다.

    이후 여당 과방위원 일동이 박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박 의원은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한다"고 했지만 이 의원에게 원인을 돌리며 '의사봉 만행'이라는 표현을 썼다.




    4. "하기 싫으면 나가" "당신이 나가"

    연말 민주당의 공정경제 3법 강행 처리 과정에서도 '반말' 충돌은 발생했다. 12월 3일 정무위원회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공정거래법과 금융그룹감독법을 과반 의석으로 일방 처리한 것에 대해 "민주적 절차가 담보되지 않은 민주주의가 어딨습니까"라고 항의했다.

    이미지 확대이를 지켜보던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어디서 민주주의를 함부로 입에 올리는 거야"라고 반발하자 유의동,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부끄럽지 않냐"고 소리쳤고 순식간에 회의장은 고성에 휩싸였다.

    전 의원은 앞서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절차적 문제 지적을 반복적으로 했다며 "그만 이야기하라고, 같은 이야기를"이라고 했다. 이어 "하기 싫으면 나가. 하기 싫으면 나가라고"라고 소리쳤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신이 나가" "어디서 나가라 마라야"라고 맞섰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고성이 오간 끝에 윤관석 위원장의 만류로 언쟁은 중단됐다. 이후 양측 간에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5. 막말 징계 제대로 작동 안 해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국회의원들의 막말이 계속되는 이유는 막말에 대한 제재 수단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막말은 국회법에 따라 국회 자체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회의장에서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회의 진행과 무관한 발언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한 경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경고, 사과, 출석정지뿐만 아니라 제명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 '제 식구 감싸기' 분위기, 온정주의 때문에 윤리특위는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상황이다. 21대 국회 들어서만 총 14건의 국회의원 징계안이 제출됐지만 이를 심사하기 위한 회의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유일한 회의는 위원장과 간사 선임 등 위원회 구성을 위한 회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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