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 판사 후임에 ‘조국 의혹’ 제기한 유튜버 구속 판사

권순완 기자

입력 2021.04.20 18:54 | 수정 2021.04.20 18:54

 

마성영 부장판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현 정권 관련 주요 사건 재판을 맡아오다 건강상 이유로 휴직을 한 김미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자리에 마성영 부장판사가 배치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0일 법관사무분담위원회를 열어 마 부장판사를 김 부장판사가 근무했던 형사 21부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 재판부는 비슷한 연배의 부장판사 3명으로 이뤄진 대등재판부다.

마 부장판사는 서울북부지법에서 일하던 작년 7월 유튜브 방송에서 조국 전 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 사건 선고를 앞두고 이 사건 재판장을 만났다는 의혹을 제기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우종창 전 월간조선 기자에게 “청와대가 재판에 개입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심각한 내용”이라며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법조계에선 “의혹 제기 형태의 명예훼손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하는 건 과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우 전 기자는 2심에선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올해 2월엔 졸업생들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해 ‘스쿨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용화여고 사건에서 가해 교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일각에선 “편향 논란이 있었던 김미리 부장판사보다 더한 법관이 온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법원 관계자는 “마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재판 진행은 무난한 편”이라고 했다. 마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나 그 후신(後身)으로 통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멤버는 아니다.

 

마 부장판사가 배치된 형사 21부는 청와대의 울산 선거개입 사건,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 및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유재수씨 감찰 무마 지시 사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고 있다. 김미리 부장판사는 휴직 전까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주심으로 지난 1년 3개월 간 본(本) 재판을 열지 않고 공판 준비 절차만 진행했다.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재판도 4개월 넘게 열리지 않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법원에 3개월 질병 휴직을 신청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난 재판부보다는 신속한 재판 진행이 예상되지만, 새로 배치된 마 부장판사가 사건 기록을 읽는데 시간이 필요해 어느 정도 재판 지연을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