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임성용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21.04.18
[임성용의 보약밥상] 버릴 것 하나 없이 몸에 좋은 파
파는 우리나라에서 재배 역사가 오래된 작물로, 음식의 맛을 좋게 할 뿐 아니라 영양가도 높여 주는 친숙한 식재료다. 주로 줄기와 잎에 가까운 부분을 섭취하지만 꽃·뿌리·씨앗까지 버릴 것 하나 없이 약재로서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에 파는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 감기, 중풍, 안면부종, 인후통, 안태(安胎: 임신 유지에 도움), 명목(明目), 해독, 대소변불리, 분돈(奔豚: 복통이 명치까지 아픈 것)과 각기 등을 치료한다’라고 쓰여 있어 다방면에 이용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파씨는 ‘눈을 밝게 하고 속을 덥히며 정액을 보충해 준다’라고 돼 있고, 파뿌리는 감기로 인한 두통을 치료하고 파꽃은 명치까지 오는 심한 복통을 치료한다는 기록이 있다.
파를 약재로 많이 이용한 이유는 파가 막힌 곳을 뚫어주고 ‘발산’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파는 불가에서 오신채(五辛菜)라고 하여 경계할 정도로 맛이 맵고 자극적인 향신채(香辛菜)다. 그러나 이 강한 신미(辛味)가 양기를 자극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노폐물을 배출해 낸다. 실제 파의 아릿한 맛과 향의 원인인 ‘유화아릴’ 성분은 혈관 확장, 혈액 순환 촉진 기능을 한다. 우리 몸은 혈액 순환만 원활해도 노폐물 배출이 빨리 이루어지고 면역력이 증가해 여러 질병을 예방·개선할 수 있다.
약재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분은 밑동 뿌리다. 이는 총백(蔥白)이라 하여 균을 억제하고 발한해열 작용이 있어 감기에 땀을 내어 열을 내리는 데 주로 사용하며, 복부냉통과 소화불량에도 좋다. 이 총백에는 ‘퀘세틴’이라는 항산화 물질도 많이 들어 있는데, 이는 모세혈관 기능을 강화해 주고 항암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만성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파의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은 비타민B1과 결합해 알리티아민 형태로 몸에 존재하면서 피로해소와 뇌세포 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성분이다. 이 성분은 파를 비롯한 마늘·양파 등 매운맛이 나는 향신채에 많이 있는데,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 시 인부들에게 피로해소를 위해 파와 마늘을 먹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스페인에서 먹는 ‘칼솟타다’라는 파와 유사한 양파를 구운 음식은 대표적인 현지 겨울철 음식이다.
TIP1. 파, 부작용은 없을까?=큰 부작용은 없지만 매운맛 때문에 적당량을 먹는 것이 좋다. 어릴 때부터 파에 적응이 된 동양인, 특히 매운맛에 특화된 한국인이라면 ‘이게 무슨 소린가?’ 할 수 있다. 하지만 특유의 아리고 매운맛을 내는 성분 때문에 위가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위염·위궤양 등의 질환이 있거나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생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발산작용이 있기 때문에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은 조금만 먹는 것이 좋다.
TIP2. 파의 종류=파는 크게 대파·실파·쪽파로 나뉜다. 실파는 어린 대파라 할 수 있겠고, 쪽파는 양파와 파의 교잡종이다. 실파·쪽파는 대파의 매운맛과 향을 줄여 더 많은 곳에 파를 사용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으로 보인다.
[임성용의 보약밥상] 버릴 것 하나 없이 몸에 좋은 파
임성용은 누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사상체질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와 입원 프로그램을 통한 추나치료로 정골 추나뿐 아니라 근육·인대까지 교정하는 경근 추나를 활용해 척추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임성용한의원에서 대표원장으로 진료하고 있다. 남양주시 한의사협회 이사, 심평원 장기요양등급판정위원을 맡고 있다.
<한의사·임성용한의원 대표원장>
원문보기:
http://lady.khan.co.kr/khlady.html?mode=view&code=14&artid=202104182008001#csidx1d03fef2067d6fe8eb1aa9c69899a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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