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충수염으로 진행… 소장·대장 일부 잘라야
헬스조선 이금숙 기자헬스조선
입력 2021.03.28 07:28 | 수정 2021.03.28 07:2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수염으로 충수돌기가 터져 충수돌기뿐 아니라 대장도 일부 잘라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충수염은 대변이 대장을 지나가는 중에 찌꺼기가 충수돌기에 끼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충수 절제술을 시행하는데, 충수 절제술은 한국인이 많이 받는 수술 7위로 2019년 기준 10만명 당 154례가 이뤄졌다(국민건강보험공단). 충수 절제술은 비교적 간단하고 쉬운 수술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어쩌다 대장까지 잘라냈을까?
◇”수술 늦어져 천공 충수염 생겼을 것”
충수염은 맹장 끝에 6~9cm 길이로 달린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김창우 교수는 “수술이 늦어져 충수돌기에 구멍이 나는 천공 충수염까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유행으로 수술을 하려면 코로나 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하는데, PCR 검사의 경우 결과가 나올 때까지 4~5시간이 걸린다”며 “코로나 검사 시간과 함께,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기면서 수술 시간이 딜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충수염은 환자의 80%가 응급실로 오며, 응급 수술을 요하는 질환이다. 다만 대동맥 파열, 뇌출혈보다는 응급 순위가 밀린다.
맹장 아래로 튀어나온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긴 충수돌기염 /서울송도병원
◇대장까지 잘라냈다는데…
충수돌기는 대장의 시작 부분인 맹장에 달려 있다. 충수돌기에만 염증이 있으면 뿌리를 묶어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그러나 염증이 더 진행되면 충수돌기 형체가 녹아서 충수돌기와 함께 맹장 1~2cm를 같이 자른다. 이를 ‘부분 맹장절제술’이라고 한다. 김창우 교수는 “충수돌기만 자르나 맹장 일부를 같이 자르나 환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데카론M 사전예약 진행 중
다만 충수염이 더 심해 ‘회맹 절제술’까지 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소장 끝인 회장, 대장 시작인 맹장을 같이 자르는 수술인데, 회장과 맹장 사이에는 밸브 역할을 하는 ‘회맹판’이 있다. 회맹판은 소장액이 대장으로 흘러갈 때 대장으로 넘어간 액체가 소장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또한 회장은 비타민B12, 엽산이 흡수되는 곳이다. 이곳이 잘려나가면 설사가 생기고, 영양소 흡수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김창우 교수는 “성인의 경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회복이 되지만, 성장기 아이들은 영양소 흡수율이 떨어지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급적 회맹 절제술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복강경으로 수술
충수염은 주로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충수염이 터진 천공 충수염이어도 복강경으로 수술할 수 있다. 천공 충수염으로 충수의 이물질이 근처의 대장, 소장, 난소 등에 묻었다면 생리식염수로 세척하고, 배에 배액관을 꽂아 핏물, 고름 등을 뽑아낸다.
김창우 교수는 “충수염이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을 받으면 항생제를 추가로 더 써야 한다”며 “상처 감염 등 수술 후 합병증이 증가하고 입원 기간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충수염 증상은 오른쪽 아랫배가 아픈 것이다. 환자 절반은 처음부터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지만, 절반은 명치·배꼽 주위가 아프다가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옮아간다. 그래서 처음에 위염·소화불량·장염으로 잘못 진단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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