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1.03.17 13:51 | 수정 2021.03.17 13:51
라임펀드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다가 수사팀에서 배제된 서울남부지검 최성준 검사가 지난 15일 사직서를 제출하며 “개혁의 탈을 쓴 길들이기”라는 심경을 밝혔다.
최 검사는 16일 검찰 내부게시판(이프로스)에 “(검찰)개혁의 탈을 쓴 길들이기로 참담한 상황이니, 다들 잘 이겨내시리라 믿는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최 검사가 수사팀에서 교체된 것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로 불리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 때문이었다. 그는 작년 6월부터 서울남부지검 형사 6부에서 김봉현 전 회장의 라임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했다. 김 전 회장은 작년 10월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강기정 전 정무수석에게 전달하라고 (이강세 전 광주MBC 사장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했다.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김 전 회장은 옥중편지를 통해 “전관 변호사가 ‘강기정 정도는 잡아줘야 한다’며 여권 로비 진술을 회유·협박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야당정치인에 대한 로비 의혹도 진술했는데 검사가 뭉개고 여권 인사 수사에만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 편지로 인해 최 검사만 수사팀에서 배제되는 ‘원포인트’ 인사가 났다. 김 전 회장이 말을 바꾼 배경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 검사는 본지 통화에서 “김 전 회장이 야당 정치인에 대한 진술을 한 사실 자체가 없었고, 설령 그런 진술을 했더라도 수사검사 입장에서 선택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 검사 ‘배제’인사 이후 이 사건 수사를 총지휘하던 남부지검장, 차·부장검사 등 전원이 교체됐다. 이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라임 사건에 대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다. 지난 1월 휴일에 기습적으로 이뤄진 검사장 인사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서울남부지검장에 대표적 친정부 검사인 심재철 당시 검찰국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사건 전담팀(김락현 부장검사)는 ‘여권 정치인을 잡아오면 보석 재판을 받게 해 주겠다'’짜맞추기 수사'등 김 전 회장 편지 내용 대부분을 거짓으로 판단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범죄자의 거짓 편지에 휘둘려 수사 검사를 배제하고, 총장 지휘권까지 박탈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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