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나보다 나이가 한참 어리니 말을 놓도록 하겠네.
그렇다고 나를 자네가 늘 정적을 제거했던 것처럼 감방에 처넣지는 않겠지. 감방에 처넣는다고 한 들, 난 괜찮다네. 살만큼 살았으니까.
그리고 자네가 대통령으로 있는 이 나라에서 더 살고 싶은 마음도 없다네.
아직 자네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았더군.
환갑이 넘고 나이를 먹은 게 참 빠르더니, 이상하리만큼 자네가 취임한 뒤로는 시간이 참 더디게 가는군.
탄핵이라는 광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어부지리로 자네가 오월 대선에 당선된 이후로 자네를 유심히 지켜봤다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던가.
그 말이 꼭 들어맞았네. 팔십 넘게 인생을 살며 여러 정권을 거치고, 풍지풍파를 다 겪었지만, 내 미처 지금까지 이런 경험은 하지 못했네.
자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나라를 통째로 말아 먹는다는 게 이런 건가 싶더군.
자식새끼들이 가끔 십시일반 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보내주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게 그렇게 자랑스럽더니만, 이제 한국인이라는 걸 숨기고 싶더군. 자네는 이 심정 모를 거네.
언젠가 자네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제대로 된 국빈 대접도 못받고 삼박 사일 동안 10끼 중 8끼를 혼밥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가 그랬고,
우리 최고 우방국인 미국 대통령이 A4용지를 읽는 자네를 흉내내는 모습을 볼 때는 내 얼굴이 다 빨게지더군.
또한 물론 자네 잘못은 아니겠지만 얼마나 참모진이 시원찮았으면 말레이지어를 국빈 방문해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했을 때도 그랬네.
어디 이뿐인가. 세계 정상의 부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데, 자네는 어줍지 않은 영어실력이 걱정됐는지 혼자서 두리번두리번 거렸지 않았는가.
전직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이 내노라 하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친구처럼 말도 하고 가벼운 스킨십을 하면서 친근함을 표시하는 것이 나는 당연한 것인 줄 알았네.
자네를 보면서 알았네. 대통령은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일세.
이밖에도 말하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자네 체면을 생각해 말을 줄이도록 하겠네.
이렇게 외교도 외교지만 내가 더 걱정되는 건 바로 경제네.
정권이 경제 정책을 잘 못 쓰면 우리 기업과 그 기업에서 일하는 우리 국민들의 삶이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자네는 모르는가.
자원이 전무하고, 원천기술이 부족한 우리 한국 같은 나라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주52시간제로 막아버리면 도대체 기업은 무슨 수로 밥을 빌어먹고 사나.
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주들의 지급능력이 떨어져 오히려 그 피해가 일하는 사람들 한테 가고 있다는 사실 알면서도 그러는가. 자넨 민노총이 그리 무서운가.
또 탈원전은 어떤가. 설마 자네가 십대 소녀처럼 영화 한편을 보고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탈원전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만, 왜 우리가 세계 최고로 잘 할 수 있는 걸 굳이 못하게 만드나.
혹시 중국 시진핑에게 태양광 패널을 잔뜩 사주겠다고 무슨 약속이라도 한 건가. 참 답답할 노릇일세.
그리고 내가 많이 배우지 못해, 경제를 잘 모른다만, 나라 곳간에 있는 돈을 그렇게 마구마구 써재끼면 내 금쪽같은 손자놈과 손녀딸은 빚이 가득한 나라에서 살게 된다는 것쯤은 안다네.
자네는 1년 반이면 임기가 끝나지만, 대한민국은 지속돼야 할 것 아닌가. 이 무책임한 사람아.
더 이상 이 노인네의 푸념을 듣기 싫겠지만, 안보 얘기를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네.
자네에게 북한은 무슨 존재인가. 또 자네에게 김정은은 무순 존재인가.
그렇게 북한 동포들의 인권을 모른 척할만큼 북한 김정은이 자네에게 그렇게 소중한 존재인가.
자네가 그렇게 존경한다는 김대중 노무현도, 자네처럼 북한에 심열을 기울였지만, 결국 돌아온 건 무엇인가. 5000만 우리 국민이 머리에 핵을 이고 살게 되지 않았나.
아무리 정상회담을 하고 우리가 그들이 또 그쪽 공연단이 서로를 왕래해가며 노래 몇 곡 부른다고 한들 그들에게 무슨 소리를 들어야 했나.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 그게 우리나라 최고기업 총수가 들어야할 말이었다고 생각하나. 그것도 밥상머리에서 말이게.
나는 도대체 모르겠네. 자네가 북한에 그렇게 목을 매는 이유를...
“삶은 소대가리”라고, “겁먹은 개”라고, 심지어 이름 모를 북한 주방장이라는 사람이 “국수 처먹을 땐 요사떨더니...”라는 막말을 듣고도, 말 한마디 못하는 자네를 보면서...
그날 도보다리에서 김정은에게 뭔가 단단히 책잡힌 건 아닌지 걱정이 되더군.
왜 세계 정상국가들이 북한을 불량국가고 보고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가.
틈만 나면 북한에 뭐라도 하나 더 갖다 주고 싶어서 그렇게 안달이 나있는가.
명심하게 그려. 북한은 절대 변하지 않네.
그리고 자네 임기 내에 북한과 관련해 무슨 업적을 남기려는 조급증을 버리시게.
마지막으로 주변사람들 관리 좀 잘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구려.
자네 주변 사람들은 어찌 그리도 하나같이 뻔뻔한가. 자네 안 사람이랑 친하다는 손혜원이라는 여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그리고 윤미향까지... 국민의 속을 그렇게 뒤집어 놓고 뭐가 그리 당당하고 뻔뻔한가.
그리고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눈에 잘 띄지 않는 지방의원들까지 손버릇이 왜 그렇게 드럽나.
물론, 자네는 모른척하고 싶겠지만,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네.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님을 알아두게나.
자네 임기 후가 그렇게 걱정되나.
자네 입으로 살아있는 권력에게도 엄정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 적임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자네 친구 송철호를 수사하고, 조국을 수사하고,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왜 그렇게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가.
만약 추미애라는 여자를 앞세워 자네가 그걸 시킨 거라면 자네는 엄청나게 비겁한 사람일세.
검찰이 안한다면, 국민이 자네를 끌어 내릴 걸세. 명심하게.
오늘 이 노인네가 말이 길었구려. 하고 싶은 말은 오늘 밤을 다 새운다고 한들 다 못하겠지만, 여기서 줄이겠네.
그리고 앞으로 종종 이 노인네가 자네에게 좀 훈계를 두도록 하겠네.
가만히 입 닫고 있자니 화병이 나서 못 하겠네.
기대하시게나.
경상도지인 한테받은글 너무정확하게 표현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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