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여행

두바이 관광의 꽃 '사막 사파리'에서만 할 수 있는 3가지

  • 입력 : 2020.12.02 06

[두바이 파일럿 도전기-186] 겨울이 다가오면서 두바이의 날씨가 정말 좋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겨울이 정말 괴롭지만, 이곳 중동에선 겨울 날씨가 우리나라의 5~6월 날씨이기 때문이다.

두바이에 많은 체험 액티비티가 있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사막 사파리'가 아닐까 싶다. 4륜구동차로 사막을 질주하면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은 우리나라에선 접하기 힘든 것이다.

평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놀러오는 지인들이 '거기서 뭐하고 놀아?'라고 물을 때 가장 많이 하던 대답도 "반나절 정도 시간 내서 사막 사파리는 해봐야지"였다. 마치 서울에 오면 한강 유람선과 명동 시내를 가봐야 하는 것처럼.

지금까지 사막 사파리는 몇 번 즐겼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하기로 했다. 필자가 이번에 경험한 사막 체험 프로그램은 '플래티넘 헤리티지(Platinum Heritage)'의 '알 마르뭄 베두인 사막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 낙타체험을 즐기는 사람들 / 출처=플래티넘 헤리티지 인스타그램

▲ 낙타 체험을 할때의 모습. 낙타의 그윽한 눈동자에 빠져들것만 같다. /사진=Flying J

1. 사막 낙타 타고 순례자 되기

우선 호텔 등 본인 거주지역에서 픽업 후 모래가 엄청 부드러운 두바이 사막으로 약 30분간 이동한다. 두바이 사막은 환경보호를 위해 여러 보존 지역이 지정돼 있는데, 그중 두바이 전체 면적의 10%를 차지하는 알 마르뭄 보존 지역 사막(Al Marmoom Desert Conservation Reserve)으로 이동했다.

빈티지 랜드로버를 타고 황금빛 모래언덕에 도착하니 전통 스카프인 구트라가 제공됐다. 그 아랍인들이 머리에 두르고 다니는 그거 맞는다. 할 줄 모르니 그냥 가이드 손에 맡기면 된다.

알 마르룸 베두인 사막 체험 프로그램의 첫 번째 순서는 낙타 체험이다. 낙타 체험은 약 20분 동안 생각보다 길게 진행되며, 사막의 고운 모래를 쳐다보면서 마치 나 자신이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평소 두바이 사막을 차운 전하면서 힐끗 보기는 했는데 또 이렇게 낙타를 타면서 직접 보는 건 다른 느낌이다.

▲ 매사냥에 얽힌 다양한 얘기를 재밌게 풀어준 매 조련사. 어디서 들을 수 없는 얘기들을 재미있게 잘 경청할수 있었다. / 사진=Flying J

▲ 집 한쪽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귀여운 댕댕이. 알고보면 '사막의 개'로 유명한 살루키 종이다. /사진= Flying J

▲ 매사냥 관람이 끝난뒤 관광객 팔에 올려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사진=Flying J

 

2. 팰컨(매) 사냥 감상하기

낙타를 타고 20분간 건너 도착한 곳은 베두인족의 전통마을이었다. 베두인족은 중동 지방 전역에 퍼져 있는 민족으로 UAE 현지인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족이다. 조만장자 만수르도 베두인족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다.

도착하니 아랍 전통 커피를 웰컴드링크로 내주고, 모두 둘러앉게 한 다음 매 조련사가 매 사냥에 대한 다양한 재미있는 얘기를 해줬다. 매를 어떻게 어렸을 때부터 훈련시키고, 어려움은 어떤 게 있고, 매 사냥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등. 전통문화에 자부심이 가득한 조련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한국에선 듣기 힘든 얘기라 귀를 쫑긋하면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예컨대 매가 사냥을 마치고 나면, 그 자리에서 그걸 다 먹기 전에 조련사가 무조건 그 현장에 가서 매가 다 못 먹게 막아야 한단다. 매가 배부르면 지금까지 몇 년 동안 키워주고 재워준 정(?)도 모르고 그대로 자유를 향해 도망친다나.

그렇기에 몇 ㎞가 됐든 수십 ㎞가 됐든 무조건 그 현장에 가야만 한단다. 요즘에야 차가 있다고 하지만 옛날에는…. 그래서 조련사의 아버지(보통 이런 직업은 대물림된다고)도 이런 식으로 몇 년간 애지중지하면서 열심히 공들인 매를 잃어버렸다고. 물론 요즘에는 매 발에 GPS 장치를 매달아서 그런 거 없다고 한다.

이야기가 끝나고 나니 매 사냥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조련사가 모형 먹이를 펄럭펄럭이니 하늘 높이 솟은 매가 땅으로 폭팔적 스피드를 내면서 낚아채려 하는데, 그 순간 다시 모형 먹이를 옆으로 치워버리면 다시 매가 자세를 고친 다음 하늘 위에서 다시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식이다. 매가 비행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 매사냥이 끝난뒤 베두인족 전통 아침식사를 먹었다. 콩수프와 다양한 달고 짠 음식이 입 짧은 한국인 입맛에도 맞았다. /사진=Flying J

▲ 아라비아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아라비아 오릭스(Arabian Oryx).하얀 털과 길게 솟은 뿔이 매력적인 동물이다. /사진=플래티넘 헤리티지 인스타그램

3. 아랍 전통 아침식사 맛보기

매 사냥 구경도 하고 나니 배가 출출해졌다. 가이드가 귀신같이 이를 알아채고 밥을 먹자고 한다. 야외 부엌 한구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사막 한복판에서의 아침식사는 처음이다.

병아리콩으로 만든 수프를 기본으로 각종 디저트와 빵이 함께하는 식단이다. 특히 달달한 데이츠 시럽이 뿌려진 찹쌀 도넛인 '루콰이맛'이 입맛을 사로잡았다. 양도 무제한이다. 엄청나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고, 음식 전반이 '단짠(달고 짠)'이라 한국인 입맛에도 곧잘 맞았다.

조련사 분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했는데 이분이 말하길 전체적으로 베두인 전통음식들이 달고 짠 이유가 원래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해서 칼로리가 많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슬슬 배가 부르니 가이드가 차를 타고 사막 한 바퀴를 돌자고 제안했다. 사막에서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이곳, 눈을 돌려보니 UAE 천연기념물이자 아끼는 동물인 아라비아 오릭스 떼가 보인다. 자연보존지구라서 이곳에서 사냥을 하거나 침입하는 사람은 중벌을 받는다고. 동물에겐 천국이 따로 없다.

낙타로 시작해서 매를 거쳐 아라비아 오릭스로 끝난 사막 투어. 맛있는 식사와 현지인의 생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전통가옥에서 전통 백반을 먹으면서 한복 체험 등 다양한 우리나라 전통을 즐기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즐거움뿐 아니라 지적 호기심까지 채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체험 노트
▶프로그램: 알 마르뭄 베두인 사막 체험
▶특징: 낙타 탑승, 매 사냥, 아랍 전통 식사 등 다양한 체험 가능
▶비고: 영어로 진행되기에 기본적인 영어 회화 가능해야 함
▶홈페이지: platinum-heritage.com/heritage-desert-safari (홈페이지 바로가기)

[Flying J]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