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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다스르기

자연에서 살아가는 자세

 

자연에서 살아가는 자세


자연과 벗 삼아 생활한다는 것이 귀에 듣기는 어떤 낭만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에서 생활이란 말 그대로 하늘이 정해진 룰에 따라 속임 없이 순리에 순응하는 원리라는 것입니다. 자연은 막연하게 쉽게 저절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연에 덕을 보려면 자신이 원하는 구상에 자연이 따라주도록 노력해나가는 것이랍니다. 그 노력의 결과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순리의 길이 있고 기대하는 것에 노력한 만큼 이뤄지기도 하지만 그렇지도 못하기도 합니다.


자연은 얼른 퉁딴이 통하지 아니 합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납니다. 자연에서 생활하는 육체노동은 신이 인간에게 육체적으로 부여한 힘으로 호구지책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한계입니다.


이런 이유로 오늘을 살아가는 자연인들은 생업이던 농업을 기피하고 자연을 멀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 같습니다.


나에게 지금의 생활은 호구지책의 삶이 아닌 세상을 향한 나의 삶의 자세와 생활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기에 현재 주어진 여건에 감사하면 힘든 작업들을 육체가 허락하는 한계 내에서 일하면서 작물들이 자라나는 모습과 보잘 것 없을지 모르는 과실들에 대하여서는 내 노력의 대가라 생각이 들기에 세상 시름을 다 잊어버리게 합니다.


자연 속에 작업을 하다보면 하루해는 너무도 짧고 그 동안 나를 엄습했던 불평도 원망도 뇌리에 떠오르지 아니 합니다. 오늘 못다 한 작업을 내일로 남겨 둔 채 피곤한 육신이 안식할 수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이지요.


고 김연준(金連俊)박사님이 젊은 날 작곡하신 창산에 살리라는 가사 내용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 길고 긴 세월 동안 온갖 세상 변하였어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 그 해맑은 자연에 대한 경외 앞에 자신도 닮고 싶은 그런 심정으로 생활합니다. 정말 인생을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맑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은 것이 나의 생활 신념입니다.


그 많은 세월을 다보내고 인생의 뒤안길에서 지금이라도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깨닫게 되어 기쁘며 이런 생활이 진정 행복이구나 하고 혼자 느끼며 정신 나간 사람처럼 때로는 웃음을 감출 수 없군요.


자연에서 생활은 모든 것을 자연에 의지하고 하늘을 찾을 수밖에 없답니다. 전에는 일기예보와 무관한 생활이었지만 이젠 일기예보가 저에게 제일 중요한 시간대가 되었습니다. 비가 오면 비 피해가 없도록 날이 가물면 작물에 가뭄이 닥치지 아니하도록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내가 바라고 가질 수 있는 오늘에 생활의 전부입니다.


건강한 정신 속에 건강한 육신이 따른답니다. 힘들고 가슴 아픈 사연 없는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인생은 저 고해의 깊은 바다 같아서 파도가 어디에서 불어와 어디로 갈지 모른다 하드라도 오늘에 진정 만족한다면 바로 이런 것이 삶의 낙이며 행복일 것 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 한데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현실에 너무 집착 말고 각박한 세상살이 스스로 보람과 즐거움을 만들어 나갈 때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