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무대

물갈이` 칼빼든 여야 공심위 [연합]

물갈이` 칼빼든 여야 공심위 [연합]

여야가 4.9총선 후보 공천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눈높이 공천', 통합민주당은 '개혁 공천'이라는 슬로건을 각각 내걸었지만 사실상 초점은 현역의원 물갈이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은 '호남 30%, 비호남 20%'라는 목표를 처음부터 내걸고 '쇄신 공천'의 고삐를 죄고있고, 한나라당은 '화약고'로 불렸던 영남에서 절반 가까운 현역 의원을 교체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공천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여야 공천심사위원회의 면면에 국민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 주로 법조인과 교수 출신들로 채워진 전문가 집단이다.

서울지검장 출신인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외부 인사와 이방호 사무총장 등 5명의 소속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 인사 중에는 법조인 출신 1명, 교수 4명에 노동계 인사 1명이 포함됐다.

당내 양대 계파인 친이(親李.친이명박), 친박(親朴.친박근혜)계 가운데 어느 쪽에 가까운 지도 중요하다. 공천의 주도권을 쥔 친이 측과 공천 탈락의 위험을 느껴온 친박 측의 대결장이 공심위였기 때문이다.

11명 가운데 친이가 4명, 친박이 2명이고, 나머지 5명은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당내 인사중에서는 이 사무총장과 김애실, 임해규 의원이 친이로, 강창희 전 의원이 친박으로, 이종구 의원은 강재섭 대표와 가까운 중립 성향.

외부 인사는 안강민 위원장과 이은재 건국대 행정대학원장, 김영래 아주대 교수, 양병민 전국금융산업노련 위원장 등이 중립, 강정혜 서울시립대 교수는 친박, 강혜련 이화여대 교수는 친이 성향을 띤 것으로 분류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 95년말 대검 중수부장 재직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일각에서 '영남 홀로코스트'라는 평가까지 나온 영남 물갈이를 주도했다.

표정에서 전혀 감정을 읽을 수 없어 '포커페이스'로 불리는 안 위원장은 공천심사 초반 "통합민주당보다 감동없는 공천을 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꾸준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오다 영남권에서 존재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었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의 낙천을 공심위원장직 사퇴까지 거론해가며 관철시키는 뚝심을 보여줬으나 당내 일각에선 "여론을 의식해 필요 이상의 희생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정혜 교수와 강혜련 교수는 공천심사 과정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를 전개하면서 '문제있다'고 생각하는 현역 의원들의 낙천을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이은재 교수, 한국정치학회장인 김영래 교수, 양병민 전국금융산업노련 위원장 등 나머지 외부 인사들도 '탈레반'으로 불릴 만큼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친이측의 이 사무총장과 김애실, 임해규 의원, 친박측의 강창희 전 의원은 서로 상대 계파의 '부적절' 인사를 제거하는 첨병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 = 초반부에 비리.부정 전력자 11명 전원을 내친데 이어 현재까지 현역 의원 15명을 탈락시키는 등 개혁공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주당 공심위원은 외부 7명과 내부 5명 등 모두 12명으로 이뤄져 있다.

외부인사는 박재승 위원장을 포함해 김 근 전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박경철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이이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 중소기업 대표격인 장병화 ㈜가락전자 대표이사,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로 진용이 짜였다.

내부 인사로는 대통합민주신당계에서 김부겸 이인영 의원, 구 민주당계의 경우 최인기 김충조 최고위원, 황태연 동국대 교수가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박 위원장이 '삼고초려'를 거쳐 직접 발탁한 외부 인사들은 비리 전력자 전원 탈락 방침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등 '공천특검', '한국판 포청천'으로 불리는 박 위원장과 찰떡 공조를 과시하며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박 위원장 스스로 외부인사 인선을 '코드 인사'라고 명명했을 정도이다. 이들이 주도한 비리 전력자 배제 기준은 여론의 큰 반향을 얻으면서 박 위원장 등 민주당 공심위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임명 당시부터 특이한 이력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박경철 위원은 '시골의사'란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로, 최근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뉴하트'의 원작자이자 재테크 전문가도 이름을 날렸다.

인병선 위원은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로 유명한 고 신동엽 시인의 부인이며 장병화 위원은 일제시대 광복군으로 활용했던 장이호 선생의 아들이다. 특히 현직 외과의사인 박경철 위원은 공심위 홍보간사를 맡아 톡톡 튀는 감각의 '촌철살인'의 브리핑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외부인사들의 원칙론과 당 지도부 및 내부 공심위원들의 현실론이 수차례 부딪히면서 갈등 양상이 빚어지기도 했으며, 수도권 단수 지역 현역을 전원 통과시켜주거나 D등급을 받은 현역들을 후보로 확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 위원장도 비리 전력자 배제 등 원칙론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데 이어 전략공천 권한 위임 등을 요구, 손학규,박상천 대표와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