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ually, But Differently
똑같이 사랑하되 다르게 키워라
민다니엘(교육 컨설턴트)
우리가 “성공하는 자녀 만들기”라고 할 때 미국에서 말하는 ‘성공’이라는 단어는 조금 다른 어감을 갖고 있다. 한국식 성공은 의사, 변호사, 교수가 되어 돈을 많이 벌어야 성공하는 것이다. 만약 미국에서 모든 사람이 한국식으로 성공을 하려고 한다면 미국은 이미 망하였어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이 나라는 너무나 다양하고 깊이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 자기 직업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그 분야가 얼마만큼 전문적이고 특수하냐에 따라 충분한 대우와 봉급을 받게 되며 서로간에 더 나은 직업, 못한 직업의 구분을 짓지 않으며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한국적 문화와 교육환경에서 서로 비교되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쳐야만 했다. 그런 버릇이 아직도 우리 부모님들 세대에 남아 있어서 일까? 많은 부모님들은 자녀를 키우면서 다른 아이들과 자꾸 비교하고 견주어 보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항상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나치게 편애하는 경향이 있다. 심한 경우는 자식들간에도 서로 자기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고 스스로 비교하며 부모를 원망하는 가정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부모는 노골적으로 예쁜 자식과 미운 자식을 분류하여 다른 종류의 사랑, 다른 형태의 구박을 하는 가정도 있다. 나중에는 그 골이 아주 깊어져서 치유되기 힘든, 너무 큰 상처로 남기도 한다.
얼마 전에 상담하러 온 가정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아이가 셋인데 큰아이는 항상 공부도 잘하고 정성을 들인 탓에 어딜 가서나 예쁜 짓만 하는 아이고, 둘째와 막내가 연년생인데 막내가 유일한 아들이라 집안에서 온갖 귀여움을 차지하는 터였다. 그러다 보니 둘째 아이만 항상 공부를 못하고 자신감도 없을 뿐만 아니라 뒤로 쳐지기 시작하였고 급기야는 이유 없이 학교 성적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 특히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이상현상은 반드시 그 근본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 둘째 아이와 개인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이 아이는 몇 년 전에 큰 상처를 받았음을 발견해 낼 수 있었다. 어느 날 저녁 부모님이 들어오시기 전에 둘째 아이는 부모님에게 자랑을 하려고 맛있는 케�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었다. 들어오시는 부모님을 반갑게 맞이하며 자랑스럽게 내놓은 케�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막내아들의 재롱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우리 막내가 케�을 좋아하니 딴사람들은 손댈 생각도 하지 마라” 고 하셨단다. 아무 의미 없는 그 한마디가 평소에 설움 받던 둘째 아이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었으며 부모 자식간에는 물론이고 형제 자매간에도 우애를 갈라놓는 사건이 되었다. 그 이후로 살맛이 안 나는 것은 물론이고 의욕이 떨어져 학교공부는 점점 엉망진창이 되어 갔던 것이다. 장시간에 걸쳐 부모님과 함께 상담과 치료를 하고 나서야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그 앙금은 쉽게 가라 앉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민감한 아이들의 심성을 항상 생각하고 배려하면서 관심을 가져야 하며 똑같이 사랑하여야 한다. 옛날 어른들은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냐?” 고 하며 자식들에 대한 평등한 사랑을 외쳐왔다. 그러나 자칫하면 관심이 안가는 손가락도 있고 유난히 더 아픈 손가락도 있다. 그러나 자식을 성공시키려는 부모는 자식들에게 똑같이 대하여야 한다. 집안에서 구박 받고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가 사회에 나가 아무런 자신감 없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단 말인가?
똑같이 사랑하되 다르게 키워라. 어느 유명한 심리학자가 한 인간과 인간의 심리적 차이는 코끼리와 개미의 차이보다 크다고 얘기하였다. 우리는 똑같은 인간으로서 같은 숫자의 염색체만 공유하고 있을 뿐이지 각 개인 하나하나가 너무나 다르다는 얘기이다. 심리학에서 하는 성격검사 가운데 전통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것이 MBTI라는 테스트인데, 4가지 분야에서 2가지 다른 형태의 성격을 구분하여 16 가지 유형을 만들어 구분하는 방법이다. 너무나 다른 형태의 성격이 16가지로 구분된다는 이론이다. 분명히 우리인간은 각자 다르게 태어났고 각자 다르게 키워져야 한다. 하나의 잣대로 한가지 방법의 교육만을 아이들에게 적용한다면 반드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 가정에서 성공하는 아이와 성공하지 못하는 아이를 동시에 만들어 가게 되는 것이다. 분명히 큰 아이 때는 성공했던 방법이 작은 아이 때는 전혀 씨도 먹히지 않는 방법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영철이 엄마는 필라에서 소문날 정도로 아이들의 교육에 부지런한 케이스이다. 학원이라는 데는 한 군데도 안 가본 데가 없고 운동이라는 운동은 아이들마다 안 시켜 본 게 없다. 그러나 그 집 세 아이들 중에 둘째 아이만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도전하는 정신이 있고 나머지 두 아이는 마지못해 매일 끌려 다니는 아이였다. 결국 영철이 엄마의 교육방법은 둘째 아이에게만 맞는 방법을 세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하여 실패한 케이스이다.
아이들의 교육은 결코 자신해서도, 과신해서도 안 된다. 항상 관찰하고 노력하여 그 아이에게 맞는 최상의 방법을 연구 개발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이제 그냥 주먹구구식의 교육방법이 통하던 세상은 지나갔다. 그 아이에게 맞는 방법과 수준을 어떤 식으로던지 찾아 나가지 못하면 남들에게 뒤지는 세상이다.
똑같이 그림을 그려도 아주 다른 배경위에서 너무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림을 천성적으로 그리기 좋아하는 아이, 공부하기가 싫어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 그림을 통해 자기 분노를 표출하는 아이, 사랑이 충만하여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이, 엄마가 그리라고 하여 마지못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영어 실력이 모자라서 그림 시간만을 기다리는 아이가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공부가 너무 하고 싶은 아이, 엄마극성에 마지못해 공부하는 아이, 공부를 못하면 큰일나는 줄 알고 파고 드는 아이, 돈을 벌고 싶어 공부를 하는 아이, 엄마 아빠처럼 안 되려고 공부를 하는 아이, 무엇인가에 끌려가며 공부에 스트레스 받는 아이, 뭐든지 배우고 익히려는 아이가 있다.
과연 우리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부모 자녀간에 많은 대화와 접촉이 없이 아이의 특색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가능한 한 어려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노출되어야 우리 아이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색깔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자녀들을 사랑할 때는 똑같이, 그러나 교육을 시킬 때는 그 아이의 특색에 맞는 독특한 방법을 찾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성공이라는 단어가 아무에게나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보다.
http://world.hani.co.kr/board/kc_pennsyl/228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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