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토지 내용 소개
토지란 책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의 근 현대사의 주요 역사를 토지라는 커다란 상징성 속에 녹여서 표현해낸 대하소설이다.
작가 박경리 여사가 1969년에 제 1 부를 시작하여 26년만인 1994년 8월 15일에 총 5 부와 완결편까지 모두 16권으로 완성된 이 소설은 구한말과 일제 강점하에서 최 참판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 가족사이자 민족사를 다루고 있다.
시간적으로는 동학 농민운동과 갑오경장(구한말 고종31년(1894) 정권을 장악한 개화당이 추진한 여러 개혁조치를 말 한다. 동학란 진압을 명분으로 진입한 일본군 세력을 등에 없고 집권한 개화당은 청(淸)과의 조 약을 폐지하고 자주독립을 확정하며, 관제와 지방관제를 개혁하고, 노비(奴婢)제도를 철폐하는 등 개혁정책을 추진하였다) 직후인 1897년부터 1945년 광복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공간적으로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및, 한반도 전역과 일본, 만주 등 동아시아전역을 무대로 하고 있다.
격변하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 하에서 대지주이자 몰락해 가는 양반인 최 참판댁을 중심으로 이름 없는 민초의 정서까지 확대하고, 사람답게 사는 문제를 포함한 인간의 존엄성 문제를 민족의 구체적 생활사 속에서 풀어헤친 가족사적 소설이다
[토지]는 하동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가문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문을 연다. 최참판 댁의 역사와 함께 당대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연관을 맺으면서 긴 이야기 속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개개별로 다양한 생명력을 지닌채 이야기는 전개 되어 나간다.
최씨 집안의 안주인인 윤씨부인(최치수의 모친)은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후에 동학 접주가 되어 처형당하는 김개주에게 겁탈당해 김환(일명 구천이)을 잉태한다. 그후 김환은 최씨 가문으로 잠입하여 하인이 되지만, 최치수의 아내인 별당아씨와 사랑에 빠져 둘은 지리산으로 도망친다. 최씨 가문의 재산을 탐낸 귀녀와 몰락 양반 김평산의 음모로 최치수는 교살당하고 음모를 꾸민 두 사람은 윤씨부인에게 발각되어 사형 당한다.
최씨 집안의 외가 쪽 먼 친척인 조준구는 윤씨부인이 마을을 휩쓴 콜레라(호열자)로 죽자 최씨 집안의 재산을 강탈하려고 한다. 그는 한편으로 최씨 집안의 유일한 생존자인 최치수의 외동딸 서희를 몰아내고 마을 사람들을 분열시키면서 일본인들의 힘을 빌려 모든 재산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
여기에 더해 서희와 자신의 아들 병수를 결혼시키려는 음모를 꾸미자 서희는 충직한 하인 김길상 등과 함께 용정으로 탈출한다. 서희는 용정에서 윤씨부인이 남긴 금은괴를 자본으로 장사로 성공하여 거부(巨富)가 되고, 하인이었던 길상과 혼인한다.
종의 신분인 길상과 결혼은 최서희의 모습에서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하고, 또한 신분을 넘어서는 사랑을 그려내기도 한다.
이런 소설의 전개 속에 용이와 월선이의 사랑에서 가슴시린 아픔을 느끼기도 하고,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오명속에 서로 다른 삶을 택한 거복이와 한복이,백정의 손자란 멍애에 가슴아픈 시절을 보낸 영광과 기생의 딸이란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지닌 양현(서희의 양녀 봉순의딸)의 애틋한 사랑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마치 운명이라는 굴레속에서 이야기의 주제가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상태에서 조용히 풀어내는 것이 바로 작가의 필력 같다
여기까지가 토지 1 2부의 개괄적인 내용인데, 국권상실, 봉건 가부장 체제와 신분 질서의 붕괴, 농업 경제로부터 화폐 경제로의 변환 등 1900년대와 1910년 한국 사회의 변화가 소설의 밑그림으로 담겨 있다.
1부(1897~1908. 5)에서는 평사리, 2부에서는 용정으로 거의 국한되어 있다시피한 소설의 무대가 3, 4부에 와서는 서울 부산 진주 평사리, 그리고 국외로는 간도 일대와 일본까지 확대된다. 여기에 민족주의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등 독립 운동의 여러 노선이 제시되며, 지식인들의 사상적 경향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면밀한 분석도 시도된다.
이런 가운데 1 2부의 주역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난다. 용이와 그의 아내 임이네는 병으로 죽고 기생으로 전락한 끝에 이상현의 씨를 낳고 아편 중독자가 되고 만 기화(봉순)는 끝내 서희의 비호와 정석의 애끓는 연정을 뿌리치고 투신자살한다.
동학 잔당의 세력을 규합하여 독립운동을 벌이려던 김환(구천이)은 고문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용정 공노인의 부인과 조준구의 악착같은 부인 홍씨도 세상을 뜬다. 이들의 죽음과 함께 [토지]에서는 이들의 후손들이 점차 주역을 차지한다.
서희의 두 아들 윤국과 환국, 용이의 아들 홍이, 조준구의 아들 꼽추 조병수 등이 소설의 전면으로 나온다.
주인공인 최서희는 조준구에 의해 빼앗긴 가문의 토지를 찾기 위해 간도땅에서 절치부심하며, 평사리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린다. 그 와중에 그녀는 화재를 이용해 큰 돈을 벌고 독점을 통해 치부하려는 행위는 일제에 편입된 우리의 나라를 위해 무엇인가 도움을 줄려는 모습 보다 일본 관청에 기부를 하며, 일본인 주지가 있는 절에 매우 많은 시주를 하는 이상야릇한 행동을 일삼는다.
서희는 온갖 치밀한 방법과 은밀한 방법으로 조준구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며(와중에 사기도 서슴치 않는다) 결국에는 자신의 재산과 평사리의 모든 땅을 회수하기에 이른다. 여기까지가 바로 토지 속 최서희의 역사다
3 4부는 1 2부와 연속선상에 놓이면서도 시대 배경 인물의 변화와 변천에 따라 이야기의 축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3 4부의 시간적 배경은 2, 30년대인데, 이 시기의 한국 사회의 격변이 소설의 중요한 관심사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3 1운동이 실패로 돌아갔음이 확인되고, 일제의 총독 정치가 가혹해지기 시작한 1920년대 식민지 상황의 암울한 분위기가 무겁게 소설을 누르고 있다.
국권을 빼앗긴 식민지 백성들은 굳건히 발붙이고 살 정착지가 없기 때문에 자연히 여기저기 떠도는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소설에도 고스한히 반영되어 소설의 무대가 다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토지는 최씨 집안의 일들과 간도 땅으로 이주해서 다시 평사리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전반부를 지나 당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 속에서 토지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의 행동을 녹아들게 표현을 해 냈다. 김완과 지리산의 동학당의 독립운동, 3.1운동 그리고 이제는 최서희의 아들 세대들이 자라서 주요세대가 되었을 때 일어난 광주 학생 항일 운동등을 담담하게 토지 속 인물들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이와 함께 3 4부에 오면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인텔리 계층으로 작가는 이들을 통해 희망 없는 식민지 상황의 암울함을 드러낸다. 임역관의 딸 명빈과 명희를 비롯해 귀족층의 조용히 급진적 사회주의 사상가 서의돈, 극작가 권오송, 성악가 홍성숙, 조선에 대해 동정적인 일본인 오가다 지로, 유인실, 강선혜, 황태수 등과 진주 쪽의 박효영, 허정윤 등이 그러하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극단적 양상으로 치닫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광복의 감격까지를 다루고 있는 5부는 [토지]의 대단원의 장이다. 송관수의 죽음, 길상을 중심으로 한 독입 운동 단체의 해체, 길상의 관음 탱화 완성, 오가다와 유인실의 해후, 태평양 전쟁의 발발, 예비 검속에 의한 길상의 구속, 양현 영광 윤국의 어긋난 사랑 등이 이어지면서 대하소설 [토지]는 거대한 마침표를 향하여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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