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준 기자 hjshi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7.12.21 23:48
- ▲ 금제 귀고리를 하고 순장당한 1500년전 가야 사람의 인골.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금제 귀고리로 잘 단장하고 ‘주인’을 따라 죽은 1500년 전 가야인이 발굴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20일 경남 창녕 송현동고분군 15호 무덤에서 금동관 조각 등 유물과 순장된 4명의 인골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발굴단은 신라의 전형적인 금관 형식인 ‘出(출)’자 모양의 금동관 조각과 무덤을 쌓은 방식 등에서 신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가야의 왕릉급 무덤으로 추정했다. 주인공이 묻혔던 무덤의 가운데 부분은 흙까지 퍼갈 정도로 도굴이 심해 주인공의 인골은 남지 않았지만, 순장된 사람들이 묻힌 무덤 입구는 뼈와 토기 등이 남아 있었다. 이 중 키가 140㎝ 정도로 추정되는 인골은 왼쪽 귀에 지름 2㎝의 금제 귀고리를 했다.
발굴단은 “무덤방 바깥 쪽은 고운 흙을 발랐는데 무덤 입구에서 이 흙을 떼어낸 흔적이 없기 때문에 입구에 있던 4명은 나중에 추가로 묻은 사람들이 아니고 순장된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고고학자인 신경철 부산대 교수나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신분이 낮은 노예 등이 순장당했을 것이라고 무조건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서기 248년 고구려 동천왕이 죽자 가까운 신하들이 자살하여 순장당하려고 했다는 삼국사기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경북 경산 임당동의 한 고분에서는 신분이 높은 꼬마 아이 주변에 유모로 추정되는 나이 많은 여인이 순장당해 묻혔는데 금동관을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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