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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문화

당신이 꼭 먹어야 할 '최후의 만찬'은?

  • 당신이 꼭 먹어야 할 '최후의 만찬'은?
  • 죽기 전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
    요리사 50명에게 묻고 책으로 엮어
    고급 음식보다 친근한 음식을 선택
  • 글=김성윤 기자 gourmet@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입력시간 : 2007.11.07 21:49
    • ▲ 검은 트러플을 곁들인 거위간 요리
    • 언제 죽을지 안다면, 그리고 마지막 한 끼 식사를 고를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먹겠는가?

      미국 사진작가 멜라니 더니아(Melanie Dunea)는 이 질문을 세계 최고 요리사 50명에게 던졌다. 이들의 답변이 의외다. 요리사들은 대부분 단순하고 소박한 음식을 최후의 만찬 메뉴로 골랐다. 영국 최고 요리사로 꼽히는 고든 램시(Gordon Ramsay)는 로스트비프를, 한국에서도 인기 높은 영국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는 스파게티와 라이스푸딩을 먹겠다고 했다.

      뉴욕에서 ‘밥보(Babbo)’를 운영하는 마리오 바탈리(Mario Batali)는 돼지 한 마리를, 타일러 플로렌스(Tyler Florence)는 프라이드치킨을 요구했다.

      푸아그라(거위간), 트러플(송로버섯), 캐비아(철갑상어알)처럼 비싸고 귀한 음식을 선택한 요리사는 거의 없었다. 정확하게는 미국 최고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프렌치 론드리(French Laundry)’ 주인 겸 총주방장 토머스 켈러(Thomas Keller)를 포함 딱 셋이다. 더니아는 세계 최고 요리사 50명이 선택한 음식을 ‘나의 최후의 만찬(My Last Supper)’이란 책으로 묶었다.

      사실 맛이란 아주 주관적이다. 맛있는 음식이란 가장 행복했던 과거를 되살려주는 촉매제다. 대개는 어렸을 적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다. 그리운 맛이다.

      미국 배우 마이크 랜들먼은 “대부분 사형수가 마지막 음식으로 ‘집밥(comfort food)’을 선택한다”면서 “80%는 치즈버거나 스테이크, 프라이드치킨”이라고 말했다. 랜들먼은 사형수들이 최후의 식사로 어떤 음식을 선택했는지를 기록한 개인 블로그 ‘데드 맨 이팅(Dead Man Eating)’를 운영한다. 미국인이라면 친근하고 익숙한 음식들이다. 한국인이라면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아니었을까.
    • ▲ 송이버섯을 곁들인 와규 스테이크와 소 볼살찜
    • ▲ 죽기 전에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 Part 1 / 김성윤 기자

    • ▲ 캐비아와 게살을 곁들인 알래스카산 킹크랩 수프.
    • 101가지 요리 중 10가지 먼저 맛보세요

      내년까지 W호텔서 열려


      W서울워커힐호텔에서는 지난 7일 ‘죽기 전에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란 행사가 열렸다. 지난 10월 새로 부임한 아일랜드 출신 키아란 히키(Ciaran Hickey·41) 총주방장이 마련한 6코스 만찬이다. 참치 뱃살(와사비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블루핀 참치 뱃살회), 푸아그라와 트러플(검은 트러플을 곁들인 거위간 요리), 캐비아와 알래스카산 킹크랩(캐비아와 게살을 곁들인 알래스카산 킹크랩 수프), 자연산 감성돔과 랍스터(감성돔과 랍스터 라비올리 부야베스), 와규 쇠고기(송이버섯을 곁들인 와규 스테이크와 소 볼살찜), 발로나 초콜릿(발로나 만자리 초콜릿과 소금 캐러멜 아이스크림) 등 최고급 음식재료가 가득하다. 미식가라면 듣기만해도 ‘파블로프의 개’ 반응을 일으킬만하다. 세계적 요리사들이 마지막 만찬으로 고른 음식과는 정반대에 가깝다.

      히키씨는 “일반인이 돈을 내고 와서 식사할 때는 집에서 엄마나 아내가 해도 잘할 수 있을만한 음식 그 이상의 특별한 무엇을 원한다”면서 자신의 선택을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과 각종 자료를 뒤지면서 전세계 누구라도 한 번쯤 먹고 싶을 만한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101가지란 단지 재미있고 관심을 끌 만한 숫자로, 1000개도 1만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히키씨는 최후의 만찬으로 어떤 음식을 선택할까? 히키씨는 자신의 고향인 아일랜드식 베이컨을 넣은 샌드위치를 골랐다. “20년도 전이죠. 요리사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예요. 밤새 음식 만들고 새벽이 됐는데, 주방에서 바삭하게 구워 두툼하게 자른 베이컨 한 접시와 식빵 한 접시를 수북하게 내왔어요. 그때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잊을 수가 없어요.”

      7일 만찬은 101가지 음식 중 10가지로 구성됐다. 나머지 91가지 요리는 내년 1월 1일 등 여러 차례로 나눠 소개할 예정. 히키씨는 아직 91가지 메뉴를 완전히 구성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손님들의 입맛과 요구를 아직 완전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완성으로 남겨뒀다”고 말했다.

    • ▲ 감성돔과 랍스터 라비올리 부야베스.
    • ▲ 발로나 만자리 초콜릿과 소금 캐러멜 아이스크림
    • ▲ 와사비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블루핀 참치 뱃살회
    • 꼭 맛보고 싶은 음식 보내주세요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에 초대합니다


      당신이 죽기 전 꼭 맛보고 싶은 음식을 이메일(weekend@chosun.com)로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선택을 키아란 히키씨에게 전달하겠습니다. 히키씨는 “조선일보 독자들의 희망을 반영, 101가지 요리를 구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채택된 독자 중 한 분(2석)을 추첨, ‘죽기 전에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에 초대합니다.

      7일 열린 '죽기 전에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 만찬에 등장한 음식'

      블루핀 참치 뱃살(Blue Fin toro)
      거위간(푸아그라·foie gras)
      송로버섯(트러플·truffle)
      알래스카산 킹크랩(Alaskan king crab)
      철갑상어알(캐비아·caviar)
      자연산 감성돔(wild sea bream)
      바닷가재(lobster)
      와규 쇠고기 등심(Wagu sirloin)
      송이버섯(pine mushroom)
      발로나 만자리(Valrhona Manjari) 초콜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