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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삶

푸른 들판

사진 경향신문 장지윤기자

 
 
 
 
     푸른 들판   
                                                                      
여름을
밀처네고
소리없이 살짝 내려앉은  
초가을의 푸른 들판은,
고개 숙이지 않는 출렁거림 속에
두동강으로 나뉘어 푸르기만하다.

푸르름을 가르고 달리는
촌로의 백발은,
바람보다 빠른 세월.
곧게 뻗은 길은 멀게만 느껴지네.

촌로의 경운기는
앞선 간 마음보다 느리고,
철들지 못한 마음은
여물지 못한 벼 보다 시린데.
 
저 들보다 넓고 푸른
아늑하고 아름다운 그대의 품에
세월에 바래진 이 마음을
편히 쉬라 하시네